플라타너스 넓은 잎으로 감춘 눈물 속으로
구름이 오고 바람님이 오시더니 비가 다녀가고
나는 공허한 허무 거대한 돌미륵이 되어
무심한 전광판에 목적지가 다른 버스번호만 있다.
긴 의자에 앉자 세월아 네월아 기다림
오지 않는 버스 타고 싶은 버스 기다려지는 버스
만고풍상 떨고 있는 시간이 반복될 때
가야할 초록 두룬 도시가 자리매김 되고 있다.
불쾌한 장마철 찜통더위 부아를 해소하는
아스팔트 틈에 자란 눈썹 달린 강아지 풀
메타버스 현실이 된 가상세계처럼
우리네 인생도 꿈과 현실로 그렇게 사는 거다.
정해 놓은 시간에 도착한 82번 버스는 만석
짧은 고민 끝에 또 기다림을 마다하지 않고
길은 다르지만 목적지가 같은 83번을 타 보자
무엇이 다를까 함께 탈 사람이 다르다.
2020.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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