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의 만남

아내의 이름

南塘 2022. 2. 18. 07:48

 

스물 초연에 시집와 평생 같인 한 아내

아내의 이름은 지나간 세월에 할머니가 되었다.

 

아날로그 로맨틱 화양구곡 흑백사진

사랑을 꿈꾸는 건 포기하지 않은 아가씨 때 이야기

 

청상(靑裳)을 두른 봄날 아침부터

그리움과 거래를 시작한 것은 새댁의 인간극장

 

잔뜩 눈이 내린 날 찾아간 청주(淸州)는 공허(空虛)

먹먹해진 가슴을 외면하듯 버린 엄마의 서운한 미련

 

세상 갑남을녀(甲男乙女)는 이름들이 있다

고단을 끝낸 아내는 잔주름 흰머리 거울에 비춰진 얼굴

 

어제 밤 창문 밖 천사로부터 들었다.

예순이 된 할머니가 아닌 아내의 고귀한 이름이 있다.

 

2022.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