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의 만남

고창에서 만난 선운사

南塘 2022. 2. 17. 02:42

 

도솔산 선운사

대웅전 창() 안상은 그대의 눈

동백 꽃잎 빨간 문늬 그려 온 하전리

갯벌 물 때 지난 새벽녘

 

설 추운 갯바람 낯선 닭 울음에 스스로 놀라

아침을 만든 시간

골목 벗어나 어부는

갯벌에 발목을 묻었다.

 

출포 후촌에 새벽 별 속삭임

알 수 없는 세월을 이고 온 고인돌에 새긴 이방인 흔적

산딸기 고운 여름 한 낯을

기다린 사모정은 인촌 앞에 멈춘 어설픈 걸음

 

쪽빛 계곡을 넘어 척박한 생활을 속였을 삶

서편제 가락에 님은 가고

고창 넓은 뜰에 그리움 담은 판소리 자락 끝을 엮어

애절한 심장을 멈추게 한다.

 

2000. 04. 18(삼성전자 사보 발표작, 삼성전자 아름다운 시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