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호수를 만났다.
물 옥색 잔잔한 아래 숨김 깊이는 얼마일까
작은 물결에 흔들리는 나무 그리고 하늘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그대가 아닌 꽃이구나!
어쩔 수 없던 허무를 벗어낸 들풀처럼
광부의 값진 인생처럼
고뇌의 멍울 깊숙이 베여있는 길 위에 사람이다.
아파 죽을 만큼 열병을 앓은 밤의 외로움
네모난 창밖에 다가서는 새벽에 놀라
맞추어 놓은 알람을 듣는 기회도 없이
바다바람을 만나 세월의 손을 씻는다.
해가 뜨는 새벽 당신 앞에서 모자를 벗고
맑은 아침 해를 맞이하는 목이 긴 왜가리는
처절하게 그대 삶을 사랑하는 중인가?
잊고 산 세상을 담은 호수는 말이 없다.
2022. 05.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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