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만남

노스 페이스 (The North Face)

南塘 2021. 3. 4. 13:13

노스 페이스 눕시 패딩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인기절정의 옷이다. 2의 교복 노스 페이스 패딩이다. 겨울만 되면 롱 패딩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올해도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롱 패딩의 인기는 아직 유효한 것 같다. 어떤 상품이 유행하는 이유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따라하려는 심리적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인간의 이러한 특성을 사회적 증거의 법칙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유명인이 자살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뒤 실제 자살률이 높아진다거나, 예능 프로에서 녹음된 웃음소리를 사용해 실제 웃음을 유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마케터들은 사회적 증거의 법칙을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해 왔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의류산업에서는 더욱 중요한 판매 수단으로 작용했다. 사회적 증거의 법칙은 다수가 행동할 때 더욱 강력하게 작용한다. 그런데 10대 청소년들은 사회적 증거의 법칙에 훨씬 더 약하다고 한다. 청소년은 성인보다 훨씬 더 타인의 시선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는 청소년들이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나 불안정한 시기이기 때문에 집단에서 고립되지 않기 위한 방어기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최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했던 업체 중 하나가 몇 년 전 고등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노스 페이스'.(마케팅 반란 2003) 노스 페이스의 대유행은 어린청소년들에게 마음을 상처가 될 수 있다. 오늘 이야기는 필자가 경험담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필자는 근검절약 정신이 아주 투철한 사람이다. 돈을 모아야 했던 명분과 이유가 충분하게 있었던 40대 후반의 이야기이다. 돈이라는 것은 수입(버는 것)보다 지출(쓰는 것)을 잘해야 한다. 여유가 없는 가정에서 계획경제를 하지 않으면 차후에 받는 대가는 너무 고통스럽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배운다고 했다. 부모가 보수적이면 보수적으로 성장하고 진보적이면 진보적으로 성장한다. 부모들의 경제관도 대를 이어서 전해지기는 매 마찬가지이다. 가정경제에서 지출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어떻게 지출할 것인지가 중요한다. 낭비가 되는 요소를 최대한 커버해야한다. 불필요한 지출은 또 다른 지출을 부르는 연동의 소비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좋은 차를 구입하면 차를 유지하기 위한 소모품들과 장식품의 구입의 경우와 같다. 지출요소에는 보합과 갖춤의 법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철저하게 절약하는 생활이 몸에 베여 있었다. 이런 생활 준칙들은 딸과 이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서 필자의 잘못은 시작되었다. 한참 성장하면서 감수성 예민하고 작은 일에도 아파하는 나이에 아들은 가지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에 관하여 구두쇠 아빠에게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학교에서 얼마나 기죽고 친구들에게 무시당했을까? 지금도 가슴이 여밀게 아프다. 어느 부모나 똑 같을 것이다. 나 못쓰고 못 입고하는 것은 대수롭지 않았지만 자식에게는 무한공급의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일에 매달려 사느라 자식이 무엇을 가지고 싶은지 무엇을 입고 싶은지 알려하지 않았다. 겨울이 되면 이름이 있고 가장 비싼 따뜻한 목도리 있는 옷과 외투를 사주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세대차이이다. D세대를 이해하지 못한 무능한 아버지이다. 아들이 중학교 3학년 겨울이었다. 퇴근하여 집에서 아내와 이야기를 하는데 대뜸 여보 아들 요즘 유행하는 옷 하나 사줍시다.” “그래 아들이 입고 싶은 옷이 있으면 사주어야지대답은 그렇게 했어도 백화점으로 가야하는 줄 알고 있었다. 아내는 그럼 오늘 당장 사줍시다. 그러지아들을 불렸다. 입고 싶은 옷 사려가자고 하니 대답이 싱크하고 망설인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아빠가 사즐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아들! 입고 싶은 옷 사고 싶은 옷이 어떤 건데? 질문을 던져 보니 대답이 노스 페이스패딩 이라한다. 아들을 앞세워 매장을 갔다. 처음으로 아웃도어 매장을 방문했다. 3층으로 된 전문매장이다. 손님들이 제법 많다. 모두가 학부모들이다. “아들! 마음에 드는 것 골라신상 진열대 앞에서 망설인다. 가격표를 보고 있다. “아들! 가격표 보지 말고 마음에 드는 것 골라라엄마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비싸서 아빠가 안 사줄 것 같다는 이야기다. 그러더니 이월 상품 쪽으로 간다. 필자는 아들 손을 잡고 처음 본 신상 앞으로 가서 골라 보라 했다. 아들이 믿기지 않는 얼굴로 처다 본다. 이내 마음을 먹었던지 옷을 하나 골랐다. 마음에 들면 그것으로 사자고 했다. 가격은 39만원이다. 조금은 놀랐지만 티를 내지 않았다. 자식이 입고 싶다는데 가격이 대수인가, 또 다른 옷을 골라 보라고 하니 후드티 앞에서 또 망설인다. 마음에 드는 것 2장을 골랐다. 모두 70만원 계산을 마치고 아들에게 조금은 미안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 안경도 바꾸어 주었다. 노스 페이스 옷이 무라고 자라나는 아들에게 상처가 되었나, 마음은 아프지만 상대적 빈곤에 있는 청소년들의 문제는 심각했다. '머스트 해브' 아이템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강한 사회적 증거로 작용을 했다. 그런데 만약 남들이 다 장착하고 있는 이 (고가의) 아이템을 나만 갖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학교나 친구들로부터 배척을 당하거나 외톨이가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것을 심리학자들은 '동료 압박 Peer pressure'라고 부른다. 이것은 결국 '등골 브레이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9시 뉴스에도 나올 정도로 사회적 이슈가 된 원인인 것이다. 필자가 사춘기 때 그리고 청년이던 80년대에 리바이스 청바지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누구나 리바이스를 입었다. 생각해 보면 필자의 유년시절이나 아들의 세대난 대중적 욕망에는 차이가 없다.

 

이 사건이후 필자는 중학생 고등학생의 옷을 자주 살핀다. 아들이 찾기 전에 구매해 주기 위해서다. 즉 선순환 구조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필자의 소비 트랜드(Trend)가 변화되었다. 재래시장이 아닌 마트로 백화점이 아닌 아웃도어로 현장이 아닌 인터넷 공간으로 소비 장소가 바뀌었다. 또 아들은 이후 갖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에 관하여 아들은 당당히 이야기한다. D세대는 부모의 사랑이 넘치는 세대이다. 부족함이 없는 세대이다. 그런 세대인 살아 온 아들이 지금은 걱정스럽다. 부모찬스가 도를 넘는 시대에 스스로 행복을 만드는 도전과 노력을 게을리 할까 두렵다. 우리는 극히 조심해야 할 것은 자식이란 브랜드를 일시적인 유행을 타는 브랜드가 되지 않도록 도덕과 사회윤리 기반을 구축하는데 소홀이 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21.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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