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의 만남

무도리 백일홍의 고백

南塘 2021. 2. 18. 10:16

사춘기부터 좋아 했던 너는

볼 때마다 반가움이 좋아

곁은 떠나지 않았던 기억

아쉽기는 했어도 기다림이 있었다

 

해마다 봄이면 씨앗을 놓으리라 다짐 받아도

바쁘다는 이유로 몇 년을 지나쳐

마음먹은 그해에는 화단 보이는 틈을 찾아

씨 뿌리고 물주며 새얼굴 기다렸다

보고픈 갈증에 목마른 무더운 칠월

흰 꽃 백일사랑 순결의 시작

시샘하는 채송화에게 무지개 길을 알려준 너는

그날 이후 너무도 예쁘고 고운 얼굴이다

너를 떠나 두해 넘긴 날

찾아간 무도리 별 터에 나(志山) 기다리는 생명

외로운 고독을 바람으로 들려 준 사랑

미안함 보다 반가운 마음이다

 

나(志山) 없는 지난해에 안부를 물어 보았는데

대답 대신 태양만 바라보는 너

왜 오지 않았느냐 나무라는 모습

어떤 상념도 없이 사랑하는 건 그대마음이다.

 

2021.2.16.

 

참고) 2018년 미국생활 후 2019년 귀국하여 만난 제천 무도리 농장의 꽃밭에는

백일홍을 비롯한 여려 꽃들이 주인 없이도 만개하였다. 세월이 가면 꽃은 피고 지고

사람은 가고 오는 것이다. (2019년 7월 착상한 詩)

'시와의 만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소담악(추소정)  (0) 2021.02.24
노래가 듣고 싶은 날  (0) 2021.02.23
가족이 그리운 날  (0) 2021.02.16
봄을 준비하는 무도리 농부  (0) 2021.02.16
완전한 봄  (0) 2021.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