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의 만남

완전한 봄

南塘 2021. 2. 15. 05:16

변덕 많은 봄의 변주곡

우연히 보고파진 아지랑이는 보이지 않는 걸까

불청객 황운으로 가려지는 새침한 무대

완연한 기온 탓에 성급한 봄의 느낌 이었나

 

산막이길 봇도랑으로 여럿 전령이 가까이 오는 날

내가에 갈대 밑동에 반가움으로 돋아난 새싹

가마우치 떠난 빈자리는 금실 좋은 원앙유영

농노길 두해살이 개불알꽃 앙증맞은 별의 노래

 

어쩌다 나선 봄나들이는 어색함을 즐기는 공간

뜰에는 보라색 나팔을 부는 아기반지 풀 모습

큰 소원이 아니라 작은 바람으로 피어 난 야생화

부끄러움 많은 바람꽃 웃어 보라는 봄

 

밭 때기 끝자락 산에는 나무와 나무가 노래하고

산새와 새들이 짝을 찾는 놀이터

집나간 청설모가 돌아와 새 집을 지을 때

주먹크기 얼굴을 보이는 봄이 완연(完然)한다.

 

 

20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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