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 즈음에 듣고 싶은 노래
“첫사랑 그 소녀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빈 페이지 항구가 된 장목
미닫이 유리문 선술집
늦은 밤 고요를 깨우는 뱃고동
문득 떠나온 중문 백사장 파도가 떠난 다음
끝내지 못한 수(首) 놓은 돌고래 이야기
서른, 마흔 떠나간 쉰 노래 가사
하루하루 한 해 쌓은 힘든 세상
돌하르방 남기고 물질 간 소녀
낙엽이 몰고 온 가버린 사랑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속박된 나는
눈이 오는 날 떠날 도시 한가운데서
짙은 상상의 날개를 펴고
지등산 속 인등산 속 천등산 하늘 하얀 구름
네모난 아파트 60촉 백열전구
아픈 눈 비벼 새로 뜨고 살핀 사진
뽀얀 솜털도 빠지지 않던 얼굴
석양 노을 가득한 잔주름 하나 둘
영천 입구의 무늬도 잃은 비목
곱고 희던 그손으로 일구어 논 세월
우리 인생 황혼에 접어드는 시간
지난 밤 꿈속에 보았던 천국
긴 소파에 기대여 아주 조용히 듣고 있어
북한강에서 불렀던 그 노래
2021.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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