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Manner 3] 인사편 / 우리가 ‘인사’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 |
흔히 주는 것 없이 밉다는 말을 합니다. 반대로 무엇을 해도 밉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왜 일까요? 아마도 그 사람의 됨됨이 때문이겠죠. 이 사람 됨됨이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이 바로 ‘인사'입니다. 너무 쉬운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일 쉽지만 또 제대로 알고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인사'입니다.
희망은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이 조직을 살리기 위해 100가지 아이디어를 뽑았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이 무엇인지 아세요? ‘인사 잘하기'와 ‘전화 잘 받기'입니다. 제가 매너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서 그렇다고요? 그게 아닙니다.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저의 신념이기 때문입니다. 인사는 ‘섬김 리더십'의 첫걸음 요즘 우리 직원들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저를 보면 큰 소리로 활기차고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사장이 나타나면 숨어 버리던 두 달 전과 딴판입니다. 인사를 잘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인사는 자신감과 적극성의 척도입니다. 그리고 붙임성의 바로미터이기도 하지요. 또한 인품의 됨됨이를 나타내며 성실성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아무쪼록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눈치 볼 것 없이 사람을 만나면 정겹게 그리고 화끈하게 인사를 하세요. 배꼽에 두 손을 모으고 ‘배꼽인사'를 해야 한다거나 허리를 몇 도로 굽혀야 한다는 등의 의식에 신경 쓰지 마십시오. 그것은 인사를 전문으로 하는 그리터(Greeter)나 또는 인사를 서비스 기법으로 이용할 때의 인사법입니다. 그냥 공손한 마음을 갖고 인사를 하면 됩니다. 특히 지위가 좀 높다고 해서 아랫사람이 인사하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윗사람의 인사는 겸손함의 표시이며 ‘섬김 리더십'의 첫걸음입니다. ‘먼저 본 사람이 먼저 인사한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심지어, 아랫사람이 인사를 하는데도 뻣뻣한 태도로 시큰둥하게 지나쳐 버린다면 상사로서 존경 받기 어렵습니다. 모든 면에서 탁월한 사람이 인사를 제대로 받지 않는 버릇 때문에 뒷전에서 욕을 먹는 사례를 알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런 자세가 그 상사에게는 ‘깨진 유리창'이 됩니다.
인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사성'입니다. 인사가 예의를 표하는 ‘동작'인 것에 비하여 인사성은 인사치레를 잘하는 ‘성향'을 뜻합니다.
미국의 이혼한 부부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작년의 일이죠. 화제의 이유는 이혼을 하고도 따로 독립하지 않고 같은 집에서 벽을 쌓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기자가 인터뷰를 해 보니까 별로 이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인에게 말했죠. 벽을 허물고 함께 살라고요. 그때 부인이 한 말이 의미 심장합니다. “함께 사는 동안 남편으로부터 ‘고생한다'는 말을 한마디만 들었어도 이혼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간관계의 원리는 동서양이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퇴근하면 부인에게, 또는 남편에게 따뜻한 마음을 담아 한마디 건네세요. “여보, 고생 많지요?”라고 말입니다. 그 말 한마디가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그것 또한 인사성 바른 태도입니다.
직장 동료의 애경사에 참석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인사성'이 됩니다. 특히 슬픈 일을 당했을 때의 따뜻한 언행은 큰 위로가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평생 잊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장 동료가 상을 당했거나 병원에 입원을 하면 대개 한 번 정도 방문합니다. 그리고는 ‘의무'를 다했다는 편안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인간관계의 ‘고수'들은 슬픈 일을 당했을 때 2~3회 방문합니다. 상대방이 어떻게 느낄까요? 역시 고수답죠? ‘남과 같이 해서는 남 이상 될 수 없다'는 세상살이의 원리는 여기에도 적용됩니다. ‘조문'에 대해서 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돌아가신 분의 영정 앞에서 절하는 것을 ‘조상'이라고 하고 상주에게 인사하는 것을 ‘문상'이라고 합니다. 조문은 조상과 문상을 합한 말이죠. 그래서 ‘조문간다'는 말이 정확한 것이고 ‘문상간다'는 말은 옳지 않습니다. 어떻게 조문하는 지는 상식이니까 다 아실 것이고, 한 가지 유념할 것은 원칙상 상주와 악수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요즘은 그 기준도 허물어지고 있더군요. 또 한 가지 있죠. 내놓은 음식을 먹을 때 ‘건배'를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도 조문객들끼리 잔을 마주치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띄더군요. 아무리 ‘호상'이라도 축배까지 들 거야 없지 않습니까?
상주가 악수를 청해 오면 어떻게 하냐고요? 당연히 악수를 받아야죠. “이러면 안 된다”고 예절 강의를 할 수는 없잖아요. 악수는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스킨십 때문이죠. 선거에 출마한 사람들이 악수에 승부를 거는 것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손을 잡아 본 것과 아닌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저는 직접 경험해봤습니다. 악수를 할 때는 두 가지만 주의하면 됩니다. 성의 있게 손을 잡으라는 겁니다. 대충 손을 내밀거나 빨리 손을 떨쳐 버리려는 듯한 감을 느끼게 하면 악수를 하지 않는 것만도 못합니다. 그리고 악수를 할 때는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는 게 매너입니다. ‘이 사람'과 악수하면서 시선은 ‘저 사람'에게 가 있다면 큰 결례입니다. 여러 사람과 악수를 나눠야 할 때 부지불식간에 그렇게 되는 수가 많습니다. 물론 상사와 악수를 할 때는 먼저 눈을 마주치고 나서 손을 잡을 때는 약간 고개를 숙여서 예를 표하는 게 자연스럽죠. 육군사관학교 생도처럼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악수를 하는 게 요령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시겠죠? 여러분 회사는 육군사관학교가 아닙니다. 로마에서는 로마의 법을 따르는 법입니다.
인사를 나눌 때 악수만큼 동원되는 것이 명함입니다. 명함은 자신을 알리는 매우 중요한 홍보 수단이 기에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두 가지 명함을 사용합니다. 하나는 한문으로 된 ‘권위적(?)'인 디자인의 것, 또 하나는 얼굴 사진이 들어가고 현대적 감각을 살린 것입니다. 공식적일 때는 전자를, 개인적인 만남에는 후자를 건넵니다. 왜 그렇게 하는지는 지면이 짧아서 상상에 맡깁니다. 매너 강사들이 하는 식으로, 마치 왕에게 신임장을 바치듯 지나치게 절차적이고 깍듯하면 정나미가 떨어집니다. 자연스럽고 공손하게 그러나 상대방이 받기 쉽고 읽기 쉽게 건네면 됩니다. 특히 상사가 아랫사람에게 또는 협력사 사원에게 명함을 건넬 때 한 손으로, 방향도 제멋대로 쑥 내미는 것은 몰상식의 극치입니다. 자! ‘인사'와 관련하여 세밀하게 점검해 봅시다. 어떤 것을 고쳐야 할지 말입니다. 궁금한 게 있다면 당연히 공부해야죠. 매너도 외국어 이상으로 중요한 공부거리입니다.
|
'품질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출 뉴 프론티어(New Frontier)로 급부상하는 중남미 (0) | 2008.10.26 |
---|---|
시대의 변화와 고객의 마음에서 찾은 150년 ‘명품 장수’의 길 (0) | 2008.10.26 |
폭력 게임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찾다 (0) | 2008.10.26 |
매혹의 중남미, 중남미의 어제와 오늘 (0) | 2008.10.26 |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 (0) | 2008.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