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경영

수출 뉴 프론티어(New Frontier)로 급부상하는 중남미

南塘 2008. 10. 26. 19:19

[중남미를 간다 3편] 수출 뉴 프론티어(New Frontier)로 급부상하는 중남미 
올해 국내 무역수지가 외환 위기가 발생한 지난 1997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브라질, 멕시코, 칠레 등 중남미 국가들이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이들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중국, 홍콩 등을 포함한 아시아 및 북미 시장을 앞지르면서 수출 효자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가 중남미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미국발 금융 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출 시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역수지 적자 행진, 수출 활로를 찾아라!

이달 초순만해도 글로벌 외화유동성 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면서 달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웠다. 올해 초 새 정부가 경상수지 개선 차원에서 환율을 올리기 위해 애썼던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달러 구하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미국발 금융 위기에 따른 신용경색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은행, 기업, 개인들이 달러를 손에 쥐고 시장에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외환 위기 이후 지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서 달러 공급이 꾸준히 늘어나 원화절상, 즉 원·달러 환율 하락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올 들어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최고 140달러를 기록하면서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 늘어나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겹치면서 환율 상승 속도가 1997년 금융위기 당시를 연상하게 할 정도였다.

올 들어 지난 5월을 제외하고 8개월째 무역 적자가 지속되면서 무역수지 누적 적자는 142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6년 84억 5,200만 달러 적자보다도 훨씬 많은 규모이며, 4/4분기에 무역수지가 대규모 흑자로 돌아서지 않을 경우 11년만에 첫 적자가 예상된다.

수출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올해 초만해도 130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자신했지만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 19억 달러 적자로 수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60억 달러 적자로 재수정했다. 하지만 무역 적자를 60억 달러로 줄이기 위해서는 10∼12월까지 남은 3개월 동안 82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해야 하는데 세계 경기 침체 등을 감안할 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남미 수출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

정부의 희망대로 4/4분기에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더라도 내년에는 수출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의 수출 구조를 보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수출 비율이 30대 70으로 개도국에 대한 의존율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내년에 선진국의 경기 침체가 개도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개도국마저 경기 침체에 빠질 경우 수출은 올해보다 더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

이같은 우려는 지난달 중국, 러시아 등 개도국의 수출 증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조금씩 현실화 되고 있다.

미국발 금융 위기가 발생한 지난 9월 1일부터 20일까지 대(對) 중국 수출 증가율이 7.3%를 기록했는데 이는 올해 1월 1일부터 9월 20일까지 평균 수출 증가율이 25.2%였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하락률이다. 또 러시아에 대한 수출도 올 들어 지난달까지 평균 38.2%의 높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다가 지난달에는 4.0%로 급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브라질, 멕시코, 칠레 등 중남미 국가들에 대해서는 높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올해 1월 1일부터 9월 20일까지 우리나라의 대(對) 중남미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5.3% 증가한 236억 4,4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일본에 대한 수출 규모(209억 3,200만 달러)를 앞질렀으며, 미국에 대한 수출(333억 2,200만 달러)과의 격차도 큰 폭으로 줄였다.

중남미 지역에 대한 수출은 지난 2005년만 해도 149억 8,700만 달러에 그쳐 같은 해 일본에 대한 수출액(240억 2,700만 달러)의 62.4%에 불과했으나 대(對) 일 수출이 해마다 줄면서 무역 역조가 심화된 반면 중남미 지역은 매년 20∼30%씩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대(對) 일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동기대비 14%에 그쳐 중남미 수출 증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속적인 수출 호황 누리려면

지난달까지 중남미 지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아시아, 북미 시장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달 20일까지 대(對) 중남미 무역 흑자 규모는 136억 6,000만 달러로, 중국(108억 8,600만 달러), 유럽연합(129억 8,300만 달러),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시장(37억 6,400만 달러)보다도 많았다. 반면 같은 기간 대일 무역 적자는 254억 6,100만 달러로 급증해 대조를 보였다.

이처럼 중남미 지역의 수출 증가율이 높은 이유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 대부분이 자원 부국으로 ‘오일 머니'를 확보한 데다 다른 지역보다 빠른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세계 자원 부국인 브라질의 경우 올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46억 5,500만 달러를 수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5%나 증가해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액(34억 8,700만 달러)를 앞질렀다. 또 같은 기간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대 칠레 수출도 13.1% 늘어난 23억 5,600만 달러, FTA 협상이 시작된 멕시코도 41.4% 증가한 70억 7,9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수출 품목별로 보면 올 들어 지난달 24일까지 자동차(30억 달러), 선박(56억 달러) 등 기계류는 107억 달러, 철강제품은 11억 달러를 수출했다. 또 전자부품(35억 달러), 컬러TV 부품(14억 달러), 가전(17억 달러), 무선통신기기(15억 달러) 등도 주요 수출 품목이다.

하지만 내년에 세계 경기 침체가 개도국으로 확산되고, 국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중남미 수출도 어느 정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수출 증가율을 유지하기 위해선 현재 추진 중인 멕시코와의 FTA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 짓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다른 중남미 국가와의 협상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선진 무역 인프라를 확충하고, 수출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유망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함으로써 수출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 김홍재 / 파이낸셜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