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를 간다 1편] 매혹의 중남미, 중남미의 어제와 오늘 | |
중남미는 우리에게 너무나 먼 나라다. 아득하기 때문에 그리운 것일까? 그곳은 열정, 일탈, 자유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굴곡의 역사를 관통하며 다양한 인종이 섞여 독특하고 조화로운 문화를 만들어 낸 중남미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살펴본다.
중남미는 태평양 건너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대륙으로 우리에게는 머나먼 땅이다. 요즘처럼 해외여행이 자유로운 시대에도 비행시간이 30시간 이상 걸리니 그리 만만한 여행지는 아니다. 하지만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라틴 음악, 살사 댄스, 칠레 와인, 멕시코의 타코 요리 등을 우리 생활 속에서 친숙하게 만날 수 있다. 그렇지만 중남미의 역사와 문화가 여전히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안타깝다. 중남미는 세계 4대 문명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문명(마야, 아스테카, 잉카 문명 등)이 꽃을 피웠던 곳이다. 그러나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처음 도착한 이후 그들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비극적인 운명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좁은 유럽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갈망하던 서양인들에 의해 그들의 문명은 파괴되었고 가혹한 수탈로 인해 원주민들은 혹독한 식민 지배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복의 마음을 품고 찾아 온 서양 침입자들을 원주민들은 환영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중미에 위치한 멕시코의 북쪽은 스텝성 기후(강우량이 적어 나무가 자라지 않는 초원지대)가 나타난다. 동·서부는 높은 산맥과 고원지대가 형성되어 있고, 호수가 많은 고원지대의 중부는 온대성 기후이다. 또, 남부는 아열대성 기후를 보이는 등 다양한 지형과 기후를 가지고 있다. 중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카리브해 주변의 여러 섬들은 열대우림과 열대성 사바나 기후로 중남미에서 가장 먼저 플랜테이션(Plantation: 식민지배 시기 수출을 위해 바나나, 커피, 사탕수수 등의 단일 작물을 집중적으로 경작함) 농업이 시작되었다. 남미 서부에는 총길이 6,000km, 높이 2,200~5,200m에 달하는 안데스 산맥지대의 고산 기후가, 동부의 아마존강 유역에는 열대우림 기후가 나타나고 있다.
그 후 원주민들은 기원전 7000년경 농경생활을 시작했고 기원전 1500년경부터 곳곳에 다양한 문명을 이루며 살았다. 마야 문명(4~16세기 초)은 멕시코 남부, 과테말라, 온두라스에 걸쳐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 마야인들은 상형문자인 마야문자를 만들어 돌비석이나 신전의 벽에 새겼으며 피라미드 신전을 세우고 옥수수와 비의 신, 태양의 신, 달의 신 등을 숭배하였다. 또 우주와 신의 세계를 체계화하기 위해 정확한 시간 계산과 예측을 했고 ‘0'의 개념과 20진법을 이용하여 완벽한 달력을 만들었다. 1년은 18개월, 한 달은 20일, 모두 360일에다가 열아홉 번째에 ‘나쁜 날' 5일을 합하여 1년 365일로 계산했다. 그리고 그들은 인류의 종말은 2012년 12월 23일로 계산을 해냈다. 그 종말을 연장하기 위해 인신 공양 의식(마야, 아스테카인들이 세계의 멸망 시기를 늦추기 위해서 태양신에게 인간의 심장과 피를 바치는 의식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이것을 야만적으로 생각했지만 그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중요한 의식이다.)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 멕시코 북쪽에 거주하던 아스테카족은 1325년경 현재 멕시코시티로 들어와 ‘테노치티틀란(Tenochtitlan)'이라는 도시를 세워 수도로 정하게 된다. 이들도 태양신을 숭배하고 종교 의식 때 인신 공양을 했으며, 옥수수를 경작하고 기계방직, 도자기 제조, 금은세공 등의 기술과 천문관측을 통한 달력 사용 등 훌륭한 아스테카 문명을 발전시켰다.
망코 카팍 이후 약 200년 동안 잉카 문명은 작은 부족 수준이었으나, 잉카 제국이 가장 번성했을 때에는 현재 콜롬비아 남부에서부터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칠레 북부, 아르헨티나 북부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에 달했다.
1519년 스페인의 에르난 코르테스(Hernan Cortez)가 멕시코로, 1533년 프란시스코 피사로(Francisco Pizarro)가 페루를 침입했을 때, 하얀 피부와 턱수염을 한 그들을 자신들이 숭배하는 신이 돌아온 것으로 착각하였고, 때문에 저항없이 그들을 순수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신이 보낸 사람들이 아니었다. 약탈을 일삼는 정복자였던 것이다. 스페인은 멕시코와 페루 등지 고원지대에 매장되어 있던 ‘금과 은'을 유럽으로 가져가 엄청난 부를 축적하였고, 플랜테이션 농업으로 커피, 사탕수수, 담배 등을 원주민들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경작하였다. 결국 원주민들은 자신의 전통이 뿌리째 흔들리는 위험 속에서 원주민과 스페인인 사이에서 태어난 ‘메스티조(Mestizos)'로 구성된 새로운 나라의 탄생을 보게 되었다. 게다가 유럽인들이 들어오면서 독감, 홍역, 천연두 같은 병균에 의해 면역이 없던 원주민들은 인구의 약 70%가 감소(15세기 말~17세기)하는 심각한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아프리카의 흑인 노예를 들여오기 시작했고, 원주민과 흑인의 혼혈 ‘물라토(Mulato)', 백인과 흑인의 혼혈 ‘삼보(Sambo)'라는 새로운 인종이 탄생하기 시작했다.(쿠바를 비롯한 카리브해의 여러 섬들, 콜롬비아, 브라질 등에 흑인 혼혈 인종들이 많이 분포 되어 있다.) 그러나 약 300년 가까이 이어진 식민지배와 스페인어 그리고 가톨릭이라는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여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문명의 씨앗은 꺼지지 않고, 그들의 삶 속에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혼혈의 나라에 살면서 비록 서양의 가톨릭을 믿고 있지만, 지금도 태양신에 대한 제사 의식과 각종 축제를 연다. 그리고 이때는 어김없이 화려한 원색의 전통 의상 물결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생활 공예품 곳곳에도 조상들의 지혜와 전통 무늬가 살아 있다. 혹독한 식민 지배를 극복하고 전통 문화 위에 유럽, 아프리카 등 다양한 문화를 융합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문화를 발전시킨 중남미는 문명의 저력을 보여 주고 있다.
|
'품질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가 ‘인사’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0) | 2008.10.26 |
---|---|
폭력 게임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찾다 (0) | 2008.10.26 |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 (0) | 2008.10.17 |
삼성전자 역사 (0) | 2008.10.17 |
경영, 심리학에게 길을 묻다 / 조직관리 (0) | 2008.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