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공학박사 이동한
한국 출장 전 페이스 북을 통해 삼성전자 흑백TV사업부 생산2부1과 B라인에서 함께 근무한 후배는 은퇴 후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버섯농장 수업을 받는 내용을 자주 확인할 수 있었다. 얼마 전에는 광교산 자락에 버섯전문 ‘황제농원’을 열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참으로 의외였다. 부산이 고향이고 이공계 공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사하여 현장부터 기술개발부서에서 전자 전문가로 살아 온 후배이다. 평소 침착하고 누구에게나 거부감 없는 인간관계와 자신에게 주어진 일과 과제를 묵묵히 해내는 참신한 후배로 기억된다. 한국 출장 전에 페이스 북을 통해 농장개업을 축하하면서 꼭 한번 방문하겠다고 글을 남겨 두었다. 광교산 풍광과 시골농장에 식재할 ‘백일홍, 다알리아, 패랭이 꽃, 레몬 밤, 과꽃, 국화’를 구매할 겸, 겸사겸사하여 오후에 집을 나섰다. ‘황제농원’ 대표가 된 후배의 전화번호를 확인해 보니 정보가 없다. 페이스 북을 열어서 통화 아이콘을 누르니 전화가 간다. ‘여보세요, 아 선배님! 단번에 알아본다.’ 이런 고마울 때가 있나,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인사도 모르는 전화번호라도 받지 않는다. 통화가 연결되면 누구냐고 물어 온다. 어찌하겠는가? 필요한 사람이 전화를 하는 것이니 신분을 밝히고 통화를 할 수 밖에 없다. 후배의 농장은 광교 경동원을 지나 좁은 포장도로 끝에 새로운 시설로 잘 만든 멋있는 곳이다. 물이 마르지 않는 둠벙 습지와 연 밭까지 조합되어 있어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세월은 흘렸지만 하나도 변화지 않은 얼굴이다. 너무 반갑다. 버섯재배 시설을 안내를 받는다. 실내화로 갈아 싣고 들어선 실내는 청결하다. 버섯은 채소류가 아닌 균류라서 아주 까다롭고 섬세하며 예민하여 청결이 우선조건이라고 한다. 수확을 하고 나서 버섯이 없다. 드문드문 나온 것이 있으나 수확 후 30일이 경과해야 수확인 된다고 한다. 한해에 12번 정도 수확하는 것이다. 건조된 샘플을 먹어 보라고 한다. 아니 버섯에서 이런 맛이 나올까? 고소하고 깔끔하다. 고기를 구을 때나 전골용으로는 최고라 한다. 밖으로 나와서 풍경을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어떻게 버섯농장을 할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 후배는 평소 꿈이었다고 한다. 꿈은 이루었는데 경제성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아직은 농업경영체 또는 농협조합원에 가입과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농업경영체와 농협조합원에 가입하는 조건이 있다. 버섯농장과 주변 농지의 크기를 보니 충분한 조건이 될 것 같아서 조언을 했다. 여러 가지 혜택이 있으니 반드시 확인해 보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필자도 처음에는 작은 주말농장부터 시작하여 제법 농사의 근본을 갖춘 소규모의 농장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65세에 은퇴하면 작은 현금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연금과 저축으로 살기에는 행복한 문화의 수혜를 누릴 수 없다.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해서 취업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건강을 지키면서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해결하고 약간의 수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다. 필자도 가끔은 버섯농장 운영을 검토한다.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많다. 시설을 들어설 땅은 있으니 입지 조건은 문제가 없다고 해도 시작에는 신중한 검토가 수반되어야 한다. 첫째 투입되는 자금의 크기와 조달방법이다. 노후를 위한 자금을 경험이 없는 사업에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많다. 둘째 재배 기술력이다. 재배기술을 배우려면 버섯농장에서 무료 알바라도 해야 한다. 적어도 일 년은 해야 한다. 재배의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서 이다. 셋째 판로이다. 생산 후 판매에 대한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단순하게 인터넷 판매, 지인 판매, 아파트 대상 판매 등은 실패를 부르는 방법이다. 이에 대한 연구와 구축이 필요다. 넷째 함께 일할 동지가 필요하다. 이 항목은 문제가 없다. 다섯째 네트웍이다. 버섯과 관련된 사람들과의 네트웍과 소비자와의 네트웍을 구축하는 것이다.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오늘 후배의 농장을 확인 해 보니 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2~3년 신중하게 검토하고 계획을 세워볼 생각이다. 청명한 유월 초 광교산 자락은 완전 초록이다. 낯인데 야행성 고라니 두 마리가 뛰어 간다. 후배는 농사를 해 본 경험이 없다. 농사를 위한 몇 개의 팁을 알려준다. 시식해 보라고 마른버섯 네 상자를 포장한다. 값을 받지 않겠다고 한다. 필자도 농사를 짓고 있어 농부의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리고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다. 수원시 로컬마트에 공급하는 단가가 있다고 해서 버섯가격을 지불했다. 지인들에게 이야기 한다. 농사짓는 지인들이 먹어 보라고 주는 농산물은 절대로 공짜로 얻어서는 안 된다. 한국의 농번기는 여름이다. 뜨거운 태양과 많은 비와 각종 병충해 방제를 위해서 흘리는 농부들의 정성과 땀을 생각해야 한다. 한 시간 정도 머물다 화원으로 이동한다. 요즘 화원과 농원은 커피와 차까지 판매를 한다. 꽃모종을 찾아보는데 없다. 모두 다육이 뿐이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서 가본 다른 비닐하우스에는 여러 가지 꽃모종이 있다. ‘백일홍, 다알리아, 패랭이 꽃, 레몬 밤’을 선별하여 구입한다. 국화는 9월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찾던 꽃들 모두를 구한 것은 아니지만 만족한다. 시골농장 꽃밭에 한국의 꽃들로 채우고 싶다. 필자의 마음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문과 지동시장을 들렸다. 코로나19의 국민행동지침이 무색하다. 무장 해제된 상태이다. 마스크만 벗으면 팬터믹 이전이다. 시장목적에 맞게 수박 하나 구입한다.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핫도그가 먹음직스러워 가격을 확인 해 보니 1개에 2000원이라고 한다. 1.8$이다. 너무 비씨다. 동네 명량 핫도그 체인점에서 판매하는 핫도그는 1000원이다. 이런 단가차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가히 세계최고의 물가 수준이다. 시장의 작은 상점들은 모두 간이사업자로 세제 혜택을 받을 것이다. 그들의 복지는 대기업의 급여자들이 지불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세금제도를 개혁해 한다. 그들은 서민이 아니다. 정치권의 표 전략에 의한 세금제도는 반드시 혁신되어야 한다. 시장에 있고 싶지가 않다. 팔달문이 외롭다. 필자의 마음이 외로운 것인가? 오늘 하루 뜻은 오랜 후배와의 재회 그리고 버섯농장의 방문이다. (202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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