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의 만남

이순 셋 내 인생

南塘 2021. 5. 14. 08:20

시(詩) 이동한

 

 

부모님 주신 내 이름 李東漢(이동한)

지갑 속에 넣어 두고

하늘 별 앞에 달처럼 꿈 접고

바람에 구름 가듯 아버지로 살았다

 

아내가 사랑한 내 이름 석 자(名三字)

세월의 바다위에 띄운 조각 배 인생

보이지 않는 목적지 행복

살아 내려고 남편으로 살았다

 

영롱한 아침 해(太陽) 뜨면

비포장 웅덩이 깊은 길을 해쳐

견딜 수 없는 몸서리 병을 이기고

밤이 되어 돌아온 내 이름은 가장(家長)

 

사랑을 주는 식구(食口)가 있어

고독한 목자는 아니지만

내 이름 잊고 형님, 오빠로만

곱게 써온 일기(日記)

 

이순 셋 내 인생에서 내 이름

풋풋한 뇌음이 있는 청춘은 없지만

가슴 뛰는 원박행 버스를 타러

서부동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202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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