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진 희미한 기억의 시간을 찾아 간다.
향교골 꼬마들 겨울이며 철사 스케이트 놀던 도랑
큰 돌 학(鶴) 다리가 있었지.
독송정 산마을에 스물다섯 채 초가집
아홉 살 어린 사내아이 마음 끌러간 콩나물 공장
조(朝)氏네 집은 기와집.
내 또래 귀엽고 예쁜 식모 여자아이
얼굴 어여쁨에 빠져 엄마 손 놓치지 않고
도량을 건너 부끄러운 마음 들키고 만다.
소반 보리밥 고추장 비벼주던 그 아이
한수가 고향이라는데 이름 기억이 없어
이순 나이에 살짝 여미는 웃음은 사라진 도랑의 기억.
여우가 살던 무 고개 넘기가 너무 무서워
머리 칼 세우면 종종걸음 뛰어간 도랑에는
예쁜 그 애가 있어 좋았다.
중앙극장 영화가 끝난 시간
용두천 큰 도랑 따라 집으로 돌아 간 시간
콩나물 공장에는 도랑 물 담는 아픈 기억이 있다.
2021.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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