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년 5월 8일(토) 어버이 날 새벽이다.
늦게까지 아침을 구상하다 잠이 들어서 인지 미명인 5시 30분 모니콜소리에 눈을 뜬다. 웬지 이볼속에서 빠져 나오기 싫은 마음이다. 이불자리를 정돈하고 대충 고양이 세면을 하고 썬크림까지 바르고 아침식사를 한다. 5월5일 제천농장에서 파온 지난 김장김치 찜과 맡반찬으로 아침을 먹고,,,, 내자가 싸준 김밥 두줄과 모듬떡 두어 덩어리를 배낭에 챙겨서 아침 집을 나선다..... 거리는 아직 조용한 상상을 가져다 주는 고즈넉함이 가득한 아침이다. 내자가 삼성스포츠 센터 앞 모이는 장소까지 바래다 주었다. 잘 다녀 오리라 인사를 하고 무단행단을 해서 버스에 오른다. 얼마 있지 않으면 지방선거라서 후보자들이 나와서 인사겸 Name Card를 건너는데..,난 별관심이 없다. 세상 정직한 정치이 없다는 것에 정치에 등을 돌리는 일이 되었는지 모른다. 정치는 신의와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조선조 6대왕 단종임금 양위 사건으로 사육과 생육신이 있어 후대에 그 이름을 전하는 것을 현실 정치인들은 어떻 시사점으로 보고 있을 까 ? 정치는 이러한 신념과 의지 그리고 약속에 대한 진정성이 담보 되어야한다.
회원들이 한분 두분 탑승하던니 07:00시를 지나는데 출발을 하지 않는다. 인원파악도 하고 총무께서 내게 전화한다. '엇 나는 여기 타고 있는데'. 급히 전화를 하여 탑승했음을 알린다. 이것 저것 챙기느라 나를 발견하지 못한것 같다. 나를 잊지 않는 고마움에 감사 한다.
차는 센터앞을 07:10분에 출발하여 이내 고속도로에 접어 든다. 산악회 임원들이 여러 가지 오늘 산행에 대해서 소개하고 안전산행을 부탁한다. 준비란 이런 마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아침식사를 거르고 오신 회원들을 위해서 술빵 한조각과 음료수가 제공된다. 아침 햇살을 뒤로 하고 버스는 판교 JC를 지나 외곽순환도로 달린다. 파란 청계산을 지나고 멀리 우측으로 남한산성이 눈에 들어 온다. 잠시 웃음이 지난다. 30년전 군 생활 마지막 장소였던 성남시 시흥동을 지나면서 나도 모르는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 잊지 못할 얼굴들 6중대원들 행정병인 나는 3기갑 여단 본부 사령부에서 근무하다. 상병으로 진급하여 용인 55사단으로 전배후 성남 시흥동과 서울 사당동에서 근무 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세월이 흘러서 인지 그 기억은 아련할 뿐인데 그리운 얼굴들이 나타난다. 사람의 인연이란 이래서 질긴 것인가 ?
이런 저런 잡념에 버스는 하남 분기점을 지나고 경춘 고속도로를 달려 마석 IC로 내려 서고 있다. 구불 구불한 시골 도로를 달려 수원을 떠난지 1시간 20분을 경과하여 축령산 제2주차장에 32명 모두 무사히 도착 했다.
모두 차에서 내려 산악대장의 조율하에 준비운동을 실시하고 축령산과 서리산을 돌아 오는 9.1km 산행을 시작한다. 나의 건강에 걱정이 있다. 건강 검진결과도 그렇고 회사 업무이며, 학교일과 농장일로 너무나 바쁜 시간을 보내서 몸 돌보 여력을 많이 상실 했기 때문이다.
제 2주차장을 08:40분에 출발한다. 아래 이정표와 같이 축령산 정산까지는 2.9km이고 안내된 소요시간은 2시간 40분이다. 모두 출발하기 전에 시간이 넉넉하니 산을 즐기면서 천천히 오르자고들 말한다. 그러한 말들은 곧 허풍이 되어 산 메아리로 돌아 가고 만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선두에 나서는데... 웃음이 가득한 산허리를 만들 뿐이다.
주차장을 떠나면 이정표 옆으로 아래 사진과 같은 구름다리(출령다리)가 나타난다. 길이는 약 20m이고 폭은 1m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다리를 거너면서 불교에서 말하는 피안교를 지나는 마음이다. 이 다리를 건너는 순간 우리는 온갓 번뇌에 휩싸여 생사윤회를 떠나 사바의 세계 부처님의 세계로 접어 들게 된다. 이제 나는 축령산 정상을 향해 정진하게 된다.
야영장에는 이른 여름을 맞는 캠핑족들이 아침을 만들고 있다. 정겹기도 하고 부러움도 앞선다. 아들과 딸에게 야외 노숙을 약속하고 지키지 않은 것이 몇년인가 ? 올해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들과 딸이 6월과 7월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게 되면 올해 약속은 지킬 수 없다. 오늘이 어버이 날인데 자식들에게 더욱 진실한 진리를 알려 주어야 할 그런 날인것 같다.
출령산을 정산을 향하면서 이제 대열은 1그룹과 2그룹 그리고 3그룹으로 나누어져 등정을 하고 있다. 나는 2그룹 선두에 서 있으나 그 무순 의미가 있겠는가. 스처 지나가는 발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내 마음 빼앗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떡갈나무 사이로 작은 능선들이 눈에 들어 온다. 숨이 가슴을 때리때 머리에서는 굵은 땀 방을이 흐른다. 이 때가 산에 대한 고마움을 가지게된다. 속세의 미련과 못난 생각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회귀의 순간이다. 그럭 저력 헉!헉! 거리며 30여분을 올랐을때 능선이 나타난다. 이제 부터는 숨을 몰아 붙일 이유는 없을 것 같다. 능선에 올랐을 때 기다림에 지친 남이 바위가 눈에 들어 온다. 발길을 재촉하고 바위를 넘어 백길 직벽 앞에 선다. 시원한 바람은 두번째, 축령산 남릉선이 고운 육선을 보이면서 거너편 5km 지점에 깃대봉이 눈에 들어 온다.
정산으로 가는 길목에 남이 바위에서 외길
남이바위에서 바라본 남릉
남이 바위는 조선조 남이장군이 호국의 기상을 기원하던 곳이다. 물론 이곳이 춘천 가는 길 남이섬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고 북서쪽으로는 태릉이 위치한 곳으로 조선시대 매우 신성시 하던 지역이였다.
잠시 바위 능선에 서서 나도 남이 장군이 되어 보지만 그시대의 모습 보다는 현실적으로 다가 온 얼 그리움의 미련들이 앞을 막아 설 뿐이다. 땀도 식히고 이제 정상을 향해 가야할 시간이다. 남이 바위에서는 정상까지 720m 멀지 않은 길인데. 정말 남양주에 알프스를 느낀다. 아찔한 바위 틈을 지난기를 몇번 설치된 루프에 의지한채 외길 바위길을 비켜서 정산에 오른다.
파란 마음 돌 무더기 앞에 서서 사진 한장을 눌려서 기념한다. 886m 주차장을 출발한지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자유시간과 물 한병을 다 비우고... 사방을 둘려 본다. 정상은 왜가는 가 ? 산은 왜 가는가 ? 대답은 산이 있어 가고 정산이 있어 오르고 싶을 뿐이고 또 정산에 선다. 그러나 산은 영원한 스승인다. 건강을 가르처 주고 인생을 가르처 주고 사랑을 배플어 준다. 산에 맛은 산에 몸을 맞기는 것 이다.
축령산에서 바라본 서리산 정상
축령산에서 바라본 깃대봉
정상에서 서리산을 향해서 10:20분 출발했다. 조금은 험난한 길을 500여미터 내려와서 눈앞에 펼처진 길은 제주도의 올레길 같이 아름다움 한폭의 수채화 였다. 마치 헝가리의 교돌의 시골 길을 걷는 느낌이다. 이런 저런 아름다움에 빠져 있다 . 이 구간에서는 따스한 봄 햇살과 이름도 알송 달송한 야샹화들을 만나게 된다. 이미 너무 예쁘게 자신에 얼굴을 내민 노란 제비꽃 부터 양지꽃, 노랑 분꽃 등등.....마치 외국 영화인가 빨간 머리 앤에서 나오는 배경이 될 법한 그림이다.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해발 700m는 되는 고도 같다...
서리산 길목에서 만난 노랑 양지꽃 (나무 그룻터기가 너 이쁜 모습이다)
같이 산에 온 민석 친구에게 자연의 아름답고 겸손한 이야기를 해 본다. 꽃이 가져다 주는 겸손함은 자연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인연이고. 낮은 꽃은 고개를 숙여보고, 높은 꽃은 머리를 올려야 볼 수 있다. 이렇게 작은 진리가 여기에 있는데. 사람들은 왜 꽃을 옆에 두고자 할 까 ? 그건 사람의 욕심 때문일 것이다. 마직막 사력을 다할 시간 약 150m의 둔덕을 올라서면서 나는 이야기한다. '산은 먼저 오르는 사람을 뒤어 오르는 사람이 결코 칭찬하지 않는다' 산은 겸손하고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오르는 것이다. 그 산이 높고 낮음에 관계 하지 않는다. 오전 11시 서리산 정상에 선다 863m 인가 ? 작은 돌무더기가 정상을 알리고 그옆에 표지석이 있다.
정상 이래는 철쭉 군락지가 펼처진다. 아직은 5월 초라서 철쭉들이 몽오리만 올라온 상태이다. 약 10만평 정도는 되 보이는 능선이 보여진다. (서리산 정산에서 화채봉까지 산행의 절정은 5월 3주 정도면 꽃속에 묻여서 정신을 잃을 것 같다)
서리산 정산에서 180m 내려온 지점에 거대 암석이 있다 부처님의 방배와 같은 양지가 바른곳에 천하 명당과 같이 남향에 천마산을 정면으로 놓인 자리이다. 이곳에서 다소 이른 점심을 먹기로 한다. 바람 향기도 좋은 시간 나와 민석, 민석 친구가 먼저 자리를 잡아 본다. 서로 준비해 온 점심을 꺼내서 나눌 생각이다. 차(茶)도 준비하고 와인과 물로 준비했다. 이경희 부회장이 보여서 같이 식사할 것을 권했다. 그리고 오늘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를 내주지 않은 여성대원과 같이 식사를 시작한다. 나는 김밥을 호일에 감아서 오고, 민석친구는 부인에 정성을 담아 도시락에 준비했다. 민석은 초밥을 준비했고, 여성 대원은 맛갈스러운 흰밥을 준비 했다. 모듬떡과 밥을 나누고 와인과 차도 한잔씩 나눈다. 오가는 많은 사람들의 얼굴은 하나 같이 천사와 같다. 이렇게 같이 해서 즐거운 시간인 것 같다. 제법이나 혼자 다닌 시간들을 보상 받는 느낌이다. 뮈 시(詩)를 쓴다고 고독과 독백과 한(限)을 심어 본 길고 긴 시간들..... 오늘 시(詩) 한수 놓을 까 ?
축령산 가는 길
지산 이동한
물소리 맑은 구름다리 건너
사랑 그리운 옛 산길로 나선다.
높은 떡갈나무 사이 하늘 틈으로
쪽 빛 보고 싶던 얼굴 보인다.
수리동을 지나 남이섬에 이르니
바위에 붙은 노랑 제비꽃 쑥스러움만 만나다.
알프스에 피어난 이름 모르는 야생화들에
첫 사랑을 고백 했어야 하는 아쉬움 가득 함.
진달래 잎 깊은 맛에
세월을 이고 사는 사람들의 만남은 이어지고
화채봉으로 가는 길목에 철쭉 남들이
소만(小滿) 앞에 화사함을 내 놓을 것을 약속한다.
내려온 공간에서 만난
산난(山蘭)에게 길을 물으면 그 누가 대답하려 할까
포게 토해 낸 한줌 이야기는
오늘도 하얀 여왕의 봄 사랑이었을 거다. (2010년 5월 9일)
서리산 정산에서 북쪽으로 보이는 운악산 능선이다. 약 22km 정도 되는 거리인데 봄 날 재빛에 녹아 있는 모습이다. 점심을 먹고 진달래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예날 이야기도 흘러 나온다. 40년전에 산에 오르면 따 먹던 꽃 많이 먹으면 설사할 까 두려움에 떨면서도 먹던 진달래, 아래 사진과 같이 서리산 정산 부근에는 야생화 군락지이다.
아래 사진 3장은 다른 블로그에서 퍼온 것 입니다
노랑제비꽃
서리산 능선을 따라 오르다보니 왼쪽에 얼레지 군락이 보인다. 다년생 초본인데 잎은 얼룩져 있는 꽃줄기가 가날픈데 전체적인 인상은 남자를 유혹하는 날씬한 여인을 연상시킨다. 정상 가까이 능선에서는 노랑제비꽃이 지천으로 깔렸다. 등산로 양편이 노랗게 물들었다. 언뜻 보면 노랑제비꽃과 비슷한데 자세히 보면 잎 모양과 꽃 모양이 차이가 나는 양지꽃도 군데군데 피어 있다.

양지꽃

노랑붓꽃
서리산에서 화채봉까지는 철쭉군락인데 많은 사람들의 방문에 수줍어 아직은 꽃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아쉽움이 배가 되는 순간이다. 광고판에는 철쭉군락 모습이 한반도 모양을 하고 있다. 5월5일 한반도 (영월 선암마을) 갔다 왔는데. 이 또한 인연인 것을 세 번이나 올수는 없을 것같고 아쉬움이 깊게 남는다. 하산길은 약 40분 정도 소요 되는 것으로 보이다. 고도가 낮아 질수록 아름 소나무가 많다. 몇몇 사람이 모여서 자연산 둥굴레를 캐들고 있다. 나도 가끔은 뒤산에 올라 이것 저것 약초를 얻기를 하지만 자연휴양림이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에 자연을 훔치는 것은 보기에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이런 조금더 내려 오니 60대를 전후한 사람들이 또 산난(山蘭)을 채취하고 있다. 보다 못해 나는 말한다 ' 그 난은 여기서나 살아요 집에 가면 죽습니다, 난을 살려야 산에 오는 맛이 있는 겁니다' 그들 아무런 대답이 없다. 해발 300m에 그 층을 이르고 있는 맥문동과 같은 산란(山蘭) 그걸 집으로 가져 가겠다고 몸부림 치는 저 욕심들 아 ! 그분들은 피안교를 건넌 것이 아니라 속세와 연결된 길로 서리산을 오르신 분들이라 그런가 ?
그런 생각에 출발지에 도착 했다. 약수를 한 사발 마시고 오늘 산행에 고마움을 깊게 느끼게 된다. 계곡에 발을 잠시 담구고 피로를 풀어 본다. 이렇게 해서 총 산행시간은 08:40분부터 13:20분까지 4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 모두 하산하여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수원으로 돌아 오는 버스에서 나는 신입회원으로 인사를 했다. 그동안 곁다리로 참여 했는데 미안도 하고 여러분들이 좋은 것 같아서 정회원에 들었다. 간단하게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오늘을 되집에 본다. ‘산이 있어 간다, 정상이 있어 오른다, 결코 인생은 누가 칭찬하지 않는다, 자연 그 모습이 좋다, 나의 문학 세계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
오늘 산행에 도움을 준 내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자료재공 다음 블로그 (지산 이동한)에 오시면 더욱 많은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2010년 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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