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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위대한 이야기꾼이 될 수 있다!

南塘 2008. 9. 29. 19:19

[나도 칼럼니스트 당선작] 당신도 위대한 이야기꾼이 될 수 있다! 
 
두서없는 설명이나 너무 건조한 이야기는 듣는 사람을 힘들게 하고 의미 전달이라는 목적 달성도 어렵게 한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의 다섯 가지 요소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 이야기를 구성한다면, 그리고 당신이 어떤 이야기를 하든 주제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게 되면, 당신에게 멋진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바로 당신이 최고의 스토리텔러로서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되는 것이다.

하버드대학의 인지심리학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 박사는 “모든 지도자들은 위대한 이야기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한마디는 스토리텔링(이야기하기)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우리는 정보와 이야기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당신이 접해 온 수많은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가? 그리고 당신이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 중 사람들에게 가장 큰 공감을 준 것은 어떤 이야기였는가? 이렇게 되짚어 보면 “어떻게 이야기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스포츠가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해 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그중에서도 우리 국민에게 가장 짜릿한 감동을 선사했던 경기는 야구 결승전일 것이다. 그 속에 ‘스토리텔링'의 진수가 있으니 그날의 경기를 돌아보면서 스토리텔링의 정수를 찾아보자.





베이징 올림픽의 감동도 이제 좀 진정된 듯하다. 가장 감동적인 경기를 꼽아 보자면 아마도 폐막 하루 전에 있었던 한국과 쿠바의 야구 결승전이 아닐까? 눈물겨운 여자 핸드볼의 투혼도 감동적이었지만 극적인 반전으로 대미를 장식한 야구 결승전은 베이징 올림픽의 백미였다.

스토리텔링의 다섯 가지 요소는 열정, 영웅, 악당, 깨달음의 순간 그리고 변화다. 올림픽 야구 결승전에 이 다섯 가지 요소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당신의 머릿속에 마지막 경기 장면 하나 하나가 떠오를 것이다. 이승엽의 선제 홈런, 류현진의 호투, 심판의 편파 판정과 마지막 더블아웃에 이어 선수들이 운동장으로 뛰쳐나와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까지……. 장면 하나하나가 눈에 선하다.

이 모든 것이 이렇게 생생하게 다시 살아나다니! 당신의 또렷한 기억들은 이 경기가 바로 최고의 이야기였다는 증거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이다. 자, 그 가슴 뛰던 이야기 속으로 다시 돌아가 스토리텔링의 다섯 가지 요소를 적용해 보자.

하나. 이야기에 녹아 있는 열정
국민타자 이승엽은 다시 한 번 국가대표팀 맏형으로서 자리를 잡았다. 그는 경기에 앞두고 “전승 우승으로 금메달을 따서 돌아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후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어디 이승엽 선수뿐인가? 시원한 장타를 선보인 타자들과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능가하는 투수들의 호투, 그리고 모든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서 엿볼 수 있었던 우승에 대한 강력한 의지. 국민들은 차츰 선수들이 보여 주는 ‘열정'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모든 구기종목이 아쉬운 마무리를 한 상황에서 매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원동력인 야구대표팀의 열정은 국민들을 한자리에 모여 응원하게 만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둘. 이야기를 이끄는 영웅
명장 김경문 감독.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최고의 감독이라는 계보를 잇는 또 한 명의 ‘영웅'으로 우뚝 섰다. 순간에 휘둘리지 않는 두둑한 배짱과 선수들에 대한 두터운 신뢰는 이번 대회를 통해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약관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겁없이 공을 뿌려 대는 류현진 투수의 패기는 단연 으뜸이었다. 그리고 이승엽, 김동주, 이대호 등의 거포를 중심으로 대회 내내 멋진 타격을 보여 준 여러 타자들까지……. 한마디로 이번 야구팀의 멤버들은 ‘영웅 종합 선물 세트'였다. 사람들은 이들의 활약으로 경기 중계가 있을 때마다 TV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영웅들은 드라마틱한 야구 금메달 이야기를 하나씩 써 나갔다.

셋. 극복해야 할 장애 요인, 악당
결승 직전까지 일본의 호시노 감독은 공공의 적이었다. 하지만 호시노, 아니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를 능가하는 ‘악당'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결승전의 주심이었다. 그의 어이없는 편파판정은 선수는 물론 뜨겁게 응원하던 국민들마저 분노하게 했다. 조금씩 쿠바의 손을 들어주던 그가 9회말이 되자 노골적으로 쿠바의 손을 들어줬다. 실력부족이 아니라 편파 판정때문에 졌다면 이런 차별을 누가 용인할 수 있겠는가? 그것도 이런 국제적인 대회에서! 하지만 그런 요소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이 이야기에 더욱 빠져 들게 만들었던 것이다. 물론, 결국에는 장애물을 넘고 악당을 물리쳤기에 더 오래 기억에 남게 된 것이다.

넷. 깨달음의 순간
강민호 포수의 퇴장과 진갑용 포수, 정대현 투수의 등장. 사기가 꺾일 법도 했지만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힘을 다했다. 이제 이 난관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는 실력으로 그들을 제압할 수밖에 없다! 잠시 흔들렸던 선수들은 마음을 다잡는다. 정대현 선수의 연속 스트라이크! 혹시나 하는 우려를 했던 우리 모두는 그들이 해낼 것임을 믿는다. 바로 이 순간,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우리 안에 있음을 알게 되고 그 힘을 발휘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깨달음의 순간'은 우리 뇌리에 깊은 자극을 남겼다.

다섯. 감동적인 우승과 세상의 변화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마지막의 더블아웃으로 우승을 향한 험난한 여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올림픽 야구 금메달 획득!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서로 얼싸안고 태극기를 흔든다. 외신들은 “한국 야구가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며 세계 최고임을 인정하는 뉴스를 쏟아 낸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뜨거운 열정이 다시 깨어남을 느낀다. 그런 모든 ‘변화'는 바로 역경을 딛고 일어선 영웅들이 우리에게 선사한 것이었고, 동시에 우리 역시 꾸준히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하는 주역임을 알게 되었다.



자, 이제 스토리텔링의 다섯 가지 요소가 이해되었는가? 당신이 어떤 이야기를 하든 주제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 보라. 이야기의 영웅은 당신 자신일 수도 있고, 당신이 판매하는 상품이 될 수도 있다.

당신(영웅)이 열정적으로 문제를 풀어 가는 과정이 평탄하기만 하다면 흥미는 반감된다. 결국 악당이 이야기에 긴장감을 더해 주는 요소이다. 당신의 이야기에서 악당이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사회제도나 기후 등 다양한 상황일 수도 있다. 그 악당, 즉 장애 상황을 돌파할 방법을 찾는 그 깨달음의 순간에 이르면 당신은 이야기를 마무리할 해결책을 찾고, 당신이 바라던 변화된 결과, 즉 해피엔딩으로 이야기의 막을 내리게 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한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두서없는 설명이나 너무 건조한 이야기는 내용을 떠나서 듣는 사람을 힘들게 하고, 의미 전달이라는 소기의 목적도 달성하기 어렵게 한다. 이제 당신이 어떤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위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요소를 찾아 재구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당신이 만든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그에 맞춰 흥미진진하게 말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가진 ‘열정'만큼 멋진 ‘변화'가 찾아 온다는 것이다.

당신이 사내 최고의 스토리텔러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날을 꿈꾸며 도전해 보자!


- 이상훈 / 삼성SDS 전자서비스CS파트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