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온라인 시대의 마케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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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가리지 않는 인터넷으로 인해 광고의 모습도 바뀌고 있다. 인터넷에 검색어 하나만 입력하면 어디에서나 대동소이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소비자의 정보와 기호가 단일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특정 국가나 특정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보다는 좀 더 넓은 지역과 다양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 쪽에 무게를 더 많이 두고 있다. 시장에 따라 세분화된 기존의 광고 매체와 포지셔닝 전략이 인터넷의 등장으로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살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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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유명한 CM송 ‘시보레를 타고 미국을 경험하세요(see the USA in your Chevrolet)’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간 GM은 시보레를 미국인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 그런데 최근에 이르러서는 바로 그 ‘쉐비(Chevvy: 시보레의 애칭)’가 바로 미국 캔자스주는 물론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에프의 운전자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GM에서는 시보레야말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람들에게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초기에는 유럽인들에게 시보레와 캐딜락이 지나치게 미국적인 브랜드로 비춰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보레와 캐딜락은 2007년 상반기동안 유럽시장에 진출한 GM 모델 중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이 사례는 소비자들이 인터넷으로 상품 검색을 하기 때문에, 유럽 전역의 소비자가 점치 비슷한 취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GM의 생각을 증명한 것이다. 국경을 가리지 않는 인터넷으로 인해 전통적인 광고의 대상이 변하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GM은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보다는 유럽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 쪽에 무게를 더 많이 두고 있다.
이를 두고 GM 유럽의 판매, 마케팅 및 사후관리 부사장 조나단 브라우닝(Jonathan Browning)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효율적인 마케팅을 위해서 유럽 전체를 겨냥해 통일된 광고 캠페인을 벌인다는 논리는 중요하다. 그렇지만 진짜 요인은 유럽 소비자들이 정보와 미디어의 활용에 있어서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단일화 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데 있다. 인터넷에서 자동차 이름을 하나 검색한다고 치자. 유럽 어디에서건 찾아낸 결과는 대동소이하다. 결과적으로 각 국가별로 마케팅 활동 자체는 약간씩 달라질 수도 있지만, 전반적인 기조나 핵심 내용은 달라지지 않는다.”
마이스페이스(MySpace)社의 유럽지역 마케팅 및 콘텐츠 담당 부사장 제이미 칸트로비츠(Jamie Kantrowitz)는 이렇게 말한다. “대중문화는 빠르게 세계화되어가고 있다. 마이스페이스 같은 통로를 통해서 이제 로마 사람들이 도쿄(東京) 사람들과 친해지는 일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상대방의 취향에 더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전에는 시장에 따라서 자사의 브랜드를 각기 다르게 포지셔닝했다고 하더라도 지금으로서는 그런 작업이 훨씬 어려워졌고 그럴 필요도 줄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나 마이스페이스처럼 국제적인 웹 미디어를 소유한 기업은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다국적 광고업체들에게 다양한 국가에서의 인터넷 웹사이트 노출을 제공하는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다.
MS의 임원들은 시티뱅크나 모토로라 등의 기업브랜드를 위한 국제적 온라인 광고 활동이 올해 MS의 광고사업에서 가장 성장세가 빠른 분야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S의 글로벌 판매 및 온라인 서비스 담당 부사장 크리스 돕슨(Chris Dobson)은 국제적 광고 판매가 지난해 2배 이상 성장했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한다.
칸트로비츠는 부사장은 마이스페이스 역시 유럽 전체 공동 광고 활동에 대한 광고주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만일 광고주들이 인터넷 서핑을 점점 더 많이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행태에 부응하고자 한다면, 그 수혜자는 비단 온라인 업체들만으로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국제적 광고 캠페인이 국가적으로 강화됨에 따라서 TV나 인쇄 광고가 여전히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브라우닝 부사장은 GM의 ‘커먼스(c’mons)’를 좋은 예라고 설명한다.
커먼스는 코르사(Corsa) 출시를 위해 온라인과 TV 노출 및 유럽 전체와 국가별 마케팅을 혼합해 기획된 2006년 캠페인이었다.
팝 밴드를 자칭하는 가상의 집단이 이 캠페인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이들의 캐치프레이즈인 ‘커먼’에 대한 청중의 반응은 엇갈렸다. 귀엽다는 쪽도 있었고 짜증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어쨌든 이들은 MTV와 유튜브 그리고 기타 웹사이트를 통해서 유명해졌다.
때때로 코르사에 대한 언급이 모호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캠페인은 전염성이 강했고 크게 성공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다수의 미래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캠페인은 영국의 크레스톤(Creston)社 소속의 창의력이 풍부한 에이전시 델라니 런드 크녹스 워렌(Delaney Lund Knox Warren, 이하 DLKW)과 미국의 마케팅 서비스 업체인 인터퍼블릭(Interpublic)社 소속인 맥캔-에릭슨(McCann-Erickson)에 의해 탄생했다.
DLKW는 비교적 소규모 에이전시로 기술적 통합을 통한다면 소규모 기업도 다양한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캠페인을 펼칠 수 있다고 오래 동안 주장해 왔었다. 더욱이 해외에 지사를 설립하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규모 에이전시에서는 이러한 의견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만일 지역적 광고 기조를 하나로 통일한다 해도 특정 국가의 청중을 대상으로 지역화하고 배포하는 작업이야말로 귀중한 기술로 규모가 크고 경험이 많은 에이전시만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터넷은 국경을 넘나들면서 대규모 청중에 도달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 청중들로 하여금 광고 대상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한다는, 광고업계의 영원한 과제가 단번에 해결된다는 것은 아니다.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한 광고는 많은 경우 고객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밋밋한 광고로 혹평을 받았으며, 새로운 전달 매체를 통한다 해도 동일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서비스 분야 기업의 경우에는 이러한 포괄적인 국제적 마케팅 캠페인에는 잘 맞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니즈가 그 해당 시장에 따라서 특수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은 특정 브랜드에 대한 반발이 생겨날 경우, 국경을 넘어서 훨씬 손쉽게 확산될 수 있다는 위험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브라우닝 부사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선언하고 있다. “시장에 따라 광고 매체와 포지셔닝을 달리하던 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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