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의 만남

단풍나무 꿈

南塘 2022. 5. 3. 01:09

동백이 붉은 끝에 탐스러움을 갖는 망울

문득 아침에 맑은 얼굴  한 송이

목이 부러져 시멘트 계단에 떨어진 꽃

 

한참 분홍 하얀 노란 꽃들이 한참일 때

셀 수 없는 시간을 걸어 와서

어울리지 못하고 그렇게 떠난 과객

 

예쁜 소리로 누군가를 깨워 집짓는 찌르레기

차분히 어둠을 몰아내려는 작은 시내여울

나무는 새와 구름과 얘기하는

바람 동반자

 

집으로 가는 이정표는 세월을 이겨서

치자  가시 열매 하얀 꽃도 부러워 할

판자 지붕 기댄 작은 배 타고 온 단풍나무 꿈.

 

2022. 0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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