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세상 처음으로 딸과 아들이 같이하는 산행길이라 발걸음은 가볍다
못해 행복한 마음이 가득했다. 걷기 시작한지 30여분이 지나 고즈덕한 오송 폭포를 지나
첫번째 고객 마루에 도착했다.
전방으로 손에 잡힐 듯 신선대와 입석대 후면 마루금이 눈에 들어 온다.
석회암굴 종류석을 모아 놓은 듯 각양각색의 모습과 틈틈이 보이는 푸른솔에 강직함이
마음을 설래게 한다.
아들아 기분이 어떠니 ? 너무 힘들어, 대답에도 싫지는 않은 목소리이다.
다시 몸을 추수리고 문장대를 향해 발길을 재촉한다. 3.5KM
7부 능선을 지나면서 어제밤에 내린 눈이 속살을 내보이고 있다.
계곡 물소리도 고요함을 넘어 얼음 아래로 잠자리를 찾아 가는 듯 조용하기만 하다.
바위와 소나무 그리고 흰눈에 어울리는 차가운 바람이 능선으로 부터 내려온다.
아들은 몹시도 힘이 드는것 같다.
아들아 ! 인생이라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누구도 도와 주지 않는다 다만 격려와 응을 할뿐이다.
산행이란 먼저 오르다고 해서 뒤에 오르는 사람이 칭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후미에 서게 되면 앞사람을 따라 가느라 여유가 없단다.
그래서 앞에 서야 힘도 들지 않고, 산행에 영유를 즐길 수 있단다.
학교 공부와 인생도 똑 같단다.
오늘을 문장대를 오르면서 한번 생각해 보렴
몇발짝 후미에 있는 딸이 열심이 오른다. 걱정 했던 것 보다 순탄하게 너무도 잘 올라 고맙다.
딸 ! 파이팅을 연실 보내다 보니 하늘과 문장대가 같이 보이기 시작한다.
해달 900M 정도, 남은 거리 0.5KM
해맑은 얼굴로 문장대 초입에 섰다.
한숨 돌리고 딸을 마중했는데, 얼굴 빛이 너무도 고운 녀석에 모습에 자식 사랑이
이런것 아닌가 ? 애뜻하면서도, 너무도 소중한 녀석들,
1033m 문장대 정상에서 가족 하나되는 인증샷을 했다.
아름다운 관음봉을 배경으로, 바람을 이어가면서 아들과 딸과 내자와 나는 정말 기쁨으로 한장의 사진을 남김다.
너무나 추워진 날씨 눈도 어림 날리고, 기온은 영하7도
오두둑 점심식사를 마치고 문수봉과을 지난 신선대 휴게소에서 잠시 발을 멈춘다.
손에 잡힐듯한 천왕봉, 비로봉 그앞으로 나란히 입석대의 마천루가 보인다.
하산길 경업대에 도착해서 입석대와 천왕봉을 배경으로
다시 한장의 가족 인증샷을 하고, 묵묵히 발길을 법주쪽으로 잡아 본다.
관음암과 비로산장을 지나 인도까지 약 2시간이 소요되었다.
속리 계곡에 긴 인공호수 하나가 생겼다.
딸과 도란도란 인생이야기 하면서 법주사에 들려 본다.
세월이 유구한데, 님에 모습은 변화가 없다.
쌍사자 석등, 연화문, 미륵불, 팔상전, 등등... 고즉넉한 산사가 아니라
많은 중생들로 인해 도시를 만들어 놓은 느낌이다.
터벅터벅 걸어 주차장까지, 아들은 내자와 같이 멀리 떨어저 무엇을 사는지 ?
수원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아들이 너무 곤하게 잠들어 있다.
어른도 아닌 전문적으로 산에 다니는 나에게도 힘이 드는데, 딸과 아들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
너무나 대견하고 사랑스럽다.
내생애 이런 호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우리 가족에게
너무나 고맙다.
속리산 문장대를 세번 오르면 극락세계에 간다고 하는데, 나는 이미 다섯번
아 오늘 그 그락과 같은 마음과 가슴 설래임을 느낀것이
관음의 뜻인가 ?
2012. 11. 17
'에세이 만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완전한 은퇴를 준비하는 마음에 두려움... (0) | 2018.08.09 |
---|---|
"은퇴라니요? 재취업해야죠"..'인생 3막' 준비하는 4050 (0) | 2017.12.31 |
'12년 농사 마무리 (0) | 2012.11.12 |
퇴직인사 (0) | 2012.09.02 |
장맛비와 같이한 두타산, 거기에는 우리에 이름이 있었다. (0) | 2012.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