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오서산을 돌아 성연리 가는 길
2010. 11. 13 (삼성산악회 35명)
오늘은 11월 정기산행이 있는 날이다. 평소 행사일과 같이 아침 6시40분을 집을 나선다. 아직 딸과 아들이 기상도 하지 않아 식사걱정을 하면서 부부는 길을 나선다. 센터 앞 버스에 오르니 많은 회원분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새벽 안개 피어나는 황구지천을 건너 버스는 안녕리 뜰로 나간다. 고속도로에 접어 들고 오늘 행사에 대하여 운영위원장부터 안내가 있고 난 후, 버스는 서해대교 행담도 휴게소에 잠시 들려 용무들을 보게 한다. 15분간의 휴식이 끝나고 버스는 충남광천 IC에서 23번 국도로 접어든다. 약 20여분을 지나 보령시 청소면 성연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미 가을 물색 끝자락이라서 산과 들과 저수지의 색깔은 숙연한 인생 초상을 보는 듯 하다. 버스에서 내려 오서산을 올려다 본다.
헉 ! 쉽지 않은 산 같다.
790미터 정산을 기점으로 좌우로 활처럼 휘어 감은 능선은 육산 자체에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지만 결코 만만한 산행이 아닌 것을 직감할 수 있다. 오서산은 서해에 바짝 붙어 해안선과 함께 길이로 뻗어있는 산이다. 부근에 높은 산이 없어 특히 광활한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오서산이 속해있는 금북정맥은 경기도 안성의 칠현산에서 한남금북 정맥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뒤 남서진 하다가 천안 광덕산 부근에서 서진하고 청양을 지나 남서진, 성주산을 기점으로 북진하며 오서산을 일구고 계속하여 북진한 뒤 가야산을 솟구치게 하고 서진하여 서산의 안흥진에서 서해에 가라 앉는다. 오서산은 금북정맥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산의 서쪽은 보령시의 해안으로 육지로 깊숙이 파고든 만과 하천이 해안선의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산의 서쪽은 충청남도의 큰 저수지인 예당 저수지의 가장 큰 유역 하천인 무한천의 상류에 해당하고 계곡의 남동쪽으로는 칠갑산이 솟아 있다. 오서산은 790m 중형 산이다. 충남에서 계룡산(845m) 서쪽에 이보다 더 높은 산은 없다. 고도는 서해안 일대의 낮은 준평원지대와 해안 저지대로 해서 더욱 높아 보인다. 산은 대체로 육산이나 곳곳에 돌출한 바위가 있어 전망대가 되어 주고 긴 주능선에는 교목이 전혀 없어 시야를 방해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주능선은 대체로 황소잔등처럼 펑퍼짐한데 그곳에 억새가 왕성하게 자라 억새 꽃이 필 무렵에는 장관을 이룬다. 오서산을 오르는 등산코스는 1.2.3코스로 되어 있다.
[성연리 주차장 앞 산행 안내도앞에서 삼성 산악회]
우리 산악회는 1코스로 올라 2코스로 하산하는 산행길을 나선다. 모두 모여 체조로 몸을 풀고 등산에 나선다. 주차장을 출발하여 10여분이 지나면 오서산 농원으로 오르는 임도를 따라 오로다 산소가 있는 자리에서 우축으로 꺽어 오르면 밤나무 숲을 만나게 된다. 밤나무 숲부터 능선(시루봉) 해발 550m까지는 경사도가 45도선을 넘어선다고 할 수 있다. 시루봉을 오르는 내내 뒷 종아리가 당겨지고 무릎 관절에 신호가 또 오기 시작한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나 자신과의 싸움은 산행 때 마다 계속되는데 가끔은 참을 수 없을 만큼이나 괴롭고 힘이 든다. 디딤을 하는데 힘을 줄 수 없을 때는 한발을 이동하는데 식은 땀이 흐른다. 갑뿐 숨을 몰아 내면서 시루봉에 도착한다. 오늘 등산은 산악회 모두가 모여서 오르고 있다. 누구 하나 선두로 나서서 빨리 가지는 않는다. 등산의 시작은 10시 20분 경부터이고
[전위봉 바위 앞 갈대 밭]
시루봉에 도착한 것은 약 40분이 소요되었다. 정상에 오르지 않았는데도 서해는 눈 앞에 파도를 몰고 오는 듯 하다. 능선을 향해서 오르다 보면 전위봉 바위를 만나게 된다. 바위와 억새가 어울려 가을 동화를 연상하게 한다. 한 폭의 한국 가을 뒷산 풍경을 유화로 그려 놓은 것 같이 그 채색은 뛰어난 자연색감을 나타낸다. 인증샷을 남기고 500m를 더 능선을 따라 여유 있게 걸으면 휴대무선탑이 나오고 통신탑을 지나 300m를 더 가면 오서산 정상을 알리는 거대한 입석이 나그네를 기다린다.
[ 오서산 정상 입석과 표지석 ]
이제 풍광은 동서남북 어디 하나 막힘이 없이 눈에 들어 온다. 손에 잡일 것 같은 북쪽에 가야산, 멀지 않은 성주산과 칠갑산이 눈에 들어 오고, 서해는 뿌연 연무와 같이 다가선다. 숨을 돌리고 모두 기념 인증샷을 남기고 500m를 북쪽으로 전진하면 장곡면 내원사로 가는 삼거리를 만나게 되고 11방향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오서정으로 가는 길이다. 이 길목에서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동호회원들이 줄지어 이동한다. 묘미도 좋을 같은데 위험하지는 않을 까 ? 삼거리에서 300m를 전진하면 2코스 하산길과 오서정으로 가는 또 하나의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이제 허기가 져서 더 이상 갈 수가 없다. 아침도 거르고 오른 산인데. 12시가 되었고 산행에 나선지도 2시간이나 경과했다. 몇몇 회원들이 모여 점심식사를 한다.
[능선과 2코스 만나는 삼거리 지점]
각기 준비해온 식사를 풀어서 웃음 바다를 만들면서 식사를 나눈다. 30여분 동안의 식사를 마치고 하산하는 길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다. 한 1.5km 정도 더 올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진다. 오서산은 큰나무가 없다. 그래서 조망 조건이 매우 좋은 것 같다. 5월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정상 가는 길을 만들고 가을이면 갈대 꽃이 사랑을 만드는 영화와 같은 산길을 만든다.
[오서산 정산에서 조망된 남당리 방향 서해 바다]
급경사를 따라 30여분 내려오니 임도를 만나게 되고 약수터가 있다. 약수는 마르고 먹을 수 없는 물이 되어 있다. 마을에서 또는 보령시에서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면 산을 찾는 산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쉼터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오서산의 깊은 정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임도를 만난 곳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아 20여분을 내려오면 출발지인 성연리 주차장에 도착한다. 이미 여러분이 뒤풀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시간은 13;00시 30분 오늘 총 산행시간은 3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준비된 동태 매운탕에 소주와 막걸리 한잔들 하시는 모습에 인생 뭐 있어 그 생각이 또 다시 들어서 혼자 웃어는 보는데 5% 부족한 산행에서 인생은 미완성의 철학을 배울 수 있지 않은가? 해가 앞산에 가려 땀이 식은 몸에 한기가 느껴지고 있다. 옷을 갈아 입고 따스한 국물로 몸과 마음을 달래본다. 코스모스 져버린 시골 이차선 도로에 이름도 모르는 꽃들이 마지막 햇볕에 몸을 맡기고 서서 짧은 해에 졸고 있는 모습은 이제 산에서 내려온 우리 모습과 무엇이 다를 까 뒤풀이를 끝내고 대천 해변을 들려 저녁 7시 수원에 도착했다. 오늘도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된 것에 감사 드립니다.
(2010. 11. 21일 수원 궁촌제에서 오서산 후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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