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만남

올레길 답사 후기.....

南塘 2010. 3. 11. 08:59

2010년 3월 7일 아침 8시30분 제주아침 비가 내린다.

 

    콘도 베란다에서 보이는 비양도 전경은 손에 잡힐 듯, 하지만 파도를 넘어야 갈 수 있는 곳이다. 올레길이란 ? 꼬불꼬불한 골목길과 산길, 들길을 제주말로 표현한 명사이다. 그리고 그 끝은 정낭이라 한다. 우리의 대문과 같은 곳이다. 어제 올레 7,8코스를 걷고 오늘도 계획했던 10코스를 걸어 볼 생각이었는데 왼쪽 발에 이상이 발생하여 더 이상 걸을 수도 없고, 비도 내려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아침식사를 마치고 콘도를 나와 금릉리 석조공원 버스 정류장으로 향해 걷는다. 떠나올 때는 모든 것을 잊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 받기 위해서 왔는데 사람의 마음이 간사한지 정리가 쉽지 않다.

 

   나 자신이 오늘 날까지 쌓아 온 수많은 인생굴레에서 성공과 실패한 사례를 정리하고 몸에 배여 있는 나쁜 습관을 버리고 개선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다. 그러나 세속은 쉽지가 않은 모양이다. 세상은 나의 마음과 같지 않다. 나라는 사람을 순수한 인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견제와 경쟁 그리고 시기와 질투 또는 의미의 적으로 만들어 자신들의 목적과 상관없이 공격 행위를 하는 사람들 ......, 내가 살온 온 인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청소년기에 혼자 고독하게 성장하고 세상의 관심과 동떨어져 살아 온 인생, 보수적 생각에 순진성으로 인해 누구나 쉽게 믿고 믿어 버리는 나의 순수성이 내 인생의 발목을 잡을 경우가 많이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보면 나의 성장과정에서 부모로부터 특히 선친으로부터 많은 교육을 받지 못한 탓도 근본이 될 것이다. 이것을 극복하고 모친으로부터 받은 사랑의 미덕이 오늘날 나를 지켜주는 등불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조직생활을 하는 나는 또 다른 조직의 리더로서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 보다는 질시 깊고 어두운 부분을 극복하지 못하는 단점을 지닌고 있다.

 

   그리고 삶에 고독함과 지루한 전쟁에서 50을 넘기는 지금 누구와 싸우고 언쟁하는 자체도 두려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나 자신을 찾기위한 올레길에 승부에서 나는 승리 했는가 ? 나 자신에게 끝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보슬비 내리는 제주 한적한 길을 걷는다. 그렇다고 명확한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존경하는 친구들의 이름을 떠올려 본다. 김주완, 박승영, 김효동, 권오준, 김성호, 호덕현, 김호준, 좌광진, 권기환, 황혜순, 김덕진, 그속에 광진은 이미 우리세상 사람이 아니다. 세상에 태어나 만난 여인들의 얼굴도 떠올린다. 나이 오십에 흘러간 옛 이야기들 추억들  내 인생에 첫 사랑 영희는 잘살고 있을까 유행가 가사처럼 어디에서 행복할 까 ?, 그리고 나의 인생을 바꾼 나의 부인 정선영......, 나와 가까운 사람들의 이름은 이민석, 민경근, 지승철, 최두영, 이상철, 채화성, 신성민, 박성만, 신중호, 안병원, 김금래, 나의 은사들 한시동, 강대근 선생임, 신완선, 이회식, 윤춘번, 조근태, 김갑수 교수님들. 나의 동문 김영택, 최광학, 서태준, 김규진, 김석경, 김중규, 정환진 석사 박사들 나의 직장상사 강병우, 여경식, 김상훈, 최상래, 이성주, 나의 제자들, 강정희, 이향주..... 나이 직장동료들 유석환, 김주범, 장재호, 품질명장 정구만, 백광인, 정한택, 여운종, 김상현, 이호전....., 그리고 사회에서 만난 많은 정치인과 기업인들 그리고 나에가 가장 중요한 가족들 딸과 아들, 동생들, 사촌들, 조카들, 나는 이분들에게 무엇을 돌려 드렸나, 혹 받기만 한 것은 아닌가 ? 아니 생활이 나아 졋다고, 배움이 높아 졌다고 교만하지는 않았나, 믿음을 저버린 행동은 하지 않았나.... 바람이 계속불어 온다... 1Km도 되지 않는 갈에서 적지 않은 생각들을 모으고 버리고 반복을 해 보아도 올레 같은 인생길 딱히 얻고자 하는 해답이 없음에 아쉬은 호흡만 토해 낸다.

 

   흔히들 하는 말들에 구전되어 오는 말들을 인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지혜는 부족한 것 같다. 고지식한 성격과 일상적인 사고들을 받아 드리지 못하는 성격일 것이다. 건성으로 모든 것을 대하지 않는 나의 생활 습관이 나 자신을 더 어렵고 험한 길을 걷게 하고 스스로를 스트레스에 몰아 두는 것은 아닐까 ? 구름과 안개 속에 가린 한라산의 모습을 누가 알까나 ? 이제 돌아가면 매일 반복되는 관습의 일상이 기다리고 있다. 난 관습을 입는 사람일까 ? 관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세계를 지향하는 사람일까 ? 그 많은 생각을 글로 쓰기에 바닷물로 먹을 갈아도 부족할 수도 있고 아예 쓸 일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창조적으로 발상된 생각들을 정리하여 체계화 하는데 나는 그것들을 실천 했을 까 ?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하기 싫다는 구실로 스스로가 세워 놓은 가치관을 실천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 편의주의에 물들고서도 그러지 않은 척 하지 않았나... 대구대 국어국문학가 교수로 게시는 우리 사촌형님의 글이 생각난다. ‘이런 사촌 저런 사촌’ 나는 형님이 생각하는 것처럼 성공한 사람일까 ? 여러 가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답할 수가 없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피해가는 것이 이치인데 혹 그런 단순한 진리를 모르는 것은 아닐까 ? 올레길을 걸으며 가장 절실 했던 “물” 쉽게 구할 수 있고 준비할 수 있는데.. 고갈 난 체력이야 수많은 시간의 투자를 통해 준비할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대책인데.. 그 쉽고 단순한 논리를 잊고 걸은 길을 통해 나에게 가장 가까운 것과 나 자신에 관한 올바른 성찰이 부족했던 것으로 귀결이 되는 모습이다. 이런 나를 발견 하고자 고된 길을 걸었나. 티벳의 수행자들처럼 삼보일배의 고통을 감내하며 얻은 것이 스스로에 대한 답일 것이다. 이번 올레길을 마칠 때 쯤 비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다음 올레길은 지난는 행인이 추천해 준 1코스와 1-1 코스를 걸어 볼 생각이다. 그리고 나는 무엇을 얻고 갈 것인가 보다. 무엇을 버리고 갈 것인가를 고민 해 볼 생각이다.

 

2010년 3월 7일

詩人 李 東 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