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비용절감]대화를 즐길 수 있는 여성용 휘트니스, 남의 빈 화물차를 활용한 유통혁신! - 사업모델 개선으로 비용 체질을 바꾼다 | |
해외여행을 갈 때 흔히 경험하는 항공사 간 ‘공동운항(code share)'은 제휴를 통한 전략적 비용절감의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과 통신에 의해서 주도되었던 업종 간의 융합은 그 범위가 점차 광범위해지고 있다. 불황기에도 통할 수 있는 사업방식이나 사업모델의 전환은 불황 이후 극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근본적이고 거창한 전환뿐만 아니라 제휴나 협력, 가치의 선택과 집중 등 간단한 전환을 통해서도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협력과 연대로 핵심역량 강화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던 중소 만두업체 취영루는 지방에서 들어오는 소량 주문으로 늘 고심했다. 물류 비용을 커버하기에는 주문량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를 무시하기에는 향후 지방으로의 시장 확대 기회라는 점이 마음에 걸리는 답답한 상태가 이어졌다. 그런 와중에 취영루는 경쟁사인 CJ의 지방 물류 화물차가 1/5 가량의 공간이 빈 상태로 운행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새로운 접근을 모색한다. 결국, 취영루는 CJ의 물류 자원을 사용하되 일정 물류 비용을 지불하는 제휴 안을 도출한다. 중견기업의 최대 약점인 물류/영업망 부족을 ‘대기업과 경쟁사와의 공유'라는 새로운 사업방식으로 해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와 같이 동종 또는 이종 업계와의 간단한 제휴를 통해서도 비용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즉 기업들이 서로의 생산설비, 물류망, 보유 정보 등 다양한 유휴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각 사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해외여행을 갈 때 흔히 경험하는 항공사 간 ‘공동운항(code share)'은 제휴를 통한 전략적 비용절감의 대표적인 사례다. 특정 노선이 좌석을 채우지 못할 경우 타 항공사의 동일 노선으로 통합하는 것은 항공사 입장에서 비용절감뿐만 아니라 자사의 비운항 지역까지 커버하는 전략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동종 업계뿐만 아니라 업종이 완전히 다른 경우에도 다른 기업의 역량이나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에게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고객가치가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고객이 체감하고 만족하는 가치는 수많은 업종의 경쟁 요소들이 결합되어 있는 복합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웅진코웨이의 ‘페이프리(Payfree)' 모델은 고객이 제휴한 카드사의 카드로 일정금액을 사용하면 카드사가 렌탈료에 상당하는 금액을 고객 대신 지불함으로써 고객 유치 비용을 절감한다. 최근 들어 금융과 통신에 의해서 주도되었던 업종 간의 융합은 그 범위가 점차 광범위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중장비 및 엔진 제조업체인 미국의 캐터필러사는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이다. 캐터필러가 주목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재활용생산(recycling)'이다. 이를테면, 디젤차 연료분사장치는 홈이 마모되기 때문에 수십만 마일마다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캐터필러는 레이저 기술로 홈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 3달러였던 제조원가를 0.5달러로 낮추었다. 캐터필러는 아예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생산을 염두해 두고 설계한다. 부품을 1/100센티미터 두껍게 하면 생산비가 1달러 추가되지만 이를 몇 번이고 재활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들은 이 ‘재활용생산'을 통해 자체 완제품의 생산원가를 절감하는 한편, 재생산 부품을 타사에 판매하면서 연 1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리사이클링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것도 사업모델 부문에서 극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폐설비나 제품뿐만 아니라 중고 부품까지 재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파나소닉을 비롯한 많은 일본의 전자업체들은 TV, 세탁기, 공장설비, 휴대전화 등에서 금, 은, 동 등의 각종 금속을 채취하는 ‘도시광업(Urban Mining)'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실제로 이런 ‘도시광산'에서 채취할 수 있는 킬로그램 당 금의 수확비율은 일반 광산보다 훨씬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불황을 맞아 국내에서도 목재, 화학, 플라스틱 업체 등이 원료의 재활용을 통해 비싼 물류 비용이나 환율로 인한 환차손을 보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비단 원료나 부품의 재활용만이 신사업 기회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기존 보유기술이나 제품의 사용처를 재발굴하는 것도 전략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사업모델 전환이 될 수 있다. IBM은 카지노용 감시프로그램을 수정, 재활용함으로써 2009년 2월 호주, 영국, 폴란드 등 전 세계 이민국 및 출입관리국과 1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간단한 사용처 전환으로 IBM은 새로운 제품 개발 비용을 절감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까지 확대하는 전략적 효과를 누린 것이다.
‘파괴적 혁신이론'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하버드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려는 기업 중 상당수가 한 가지에만 매진하지 못하고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시도함으로써 효과를 반감시킨다”고 주장한다. 불황으로 인해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 중요해졌지만 그렇다고 고객가치를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자사가 제공하는 고객가치를 점검하고 자사의 경쟁우위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제품과 서비스의 모든 기능을 커버하기보다는 주요 타깃을 설정하고 핵심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저가 헬스클럽 커브스는 안정성, 간편성, 저가, 관계 형성 등 여성을 위한 가치에 집중한 퀵피트(Quic Fit) 순환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커브스의 핵심이 바로 선택과 집중이었다. 커브스는 일반 헬스클럽과 같이 운동기구를 일렬로 배치하지 않았다. 10여 개의 운동기구를 원형으로 배치하여 대화를 좋아하는 여성들이 담소를 나누면서 약 30분에 한 바퀴를 순환하여 운동을 끝마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거울, 욕실 등 불필요한 시설을 제거하고 여성을 위한 가치에 집중하면서 인건비, 건물임대료, 유지관리비 등을 크게 낮춰 가맹점을 급속도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가치사슬 자체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도 비용구조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중간 유통을 생략하는 대신 소매나 제품 설계 등 특정 부문을 강화함으로써 비용절감과 고객만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사례도 많다. 최근 각광 받고 있는 H&M, 자라, 애플 등의 SPA(Specialty retailer Private label Apparel)형 기업들도 중간 유통망을 줄이는 대신 매장과 기획 부문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함으로써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었다.
앞서 살펴본 사업모델 개선에서의 핵심은 바로 불황기에도 통할 수 있는 사업모델로의 전환이다. 불황을 견딜 수 있는 효율화된 사업모델은 불황 이후 극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모델의 개선은 단순히 비용절감 차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과 전략적 효과까지 고려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사업모델의 전환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앞서 본 것처럼 제휴나 협력, 가치의 선택과 집중 등 간단한 전환을 통해서도 전략적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 정태수 /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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