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 2편] 스스로 돕는 자를 도와라,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 |
기업을 둘러싼 여러 환경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상생경영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상생경영의 우선순위로 협력사와의 신뢰를 강조하고 있다. 상생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선 협력업체와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동반 성장의 파트너십을 확고히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생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경영전략을 세워야 할까? 상생경영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단순한 지원이나 협력의 관계가 아닌 상호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이 되기 위해 어떤 모습의 상생경영을 추구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두 가지 핵심이 있다. 첫째는 비즈니스 모델이고, 둘째는 그 비즈니스 모델을 철두철미하게 실천하는 무관용(Zero Tolerance) 법칙을 지켜 내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잘하는 기업은 성공한 기업이 되고 둘 중에 하나라도 잘못하면 실패한 기업이 된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철저히 지켜야 민들레영토의 성공 비결은 ‘고객을 엄마처럼'이라는 모토아래 ‘고객졸도'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이것을 예외없이 실천했기 때문이다. 지승룡 대표는 엄마의 젖을 빨다가 잠든 아기를 보고, 이는 엄마의 정성에 감동하여 졸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엄마처럼만 하면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이것이 민들레영토가 다른 기업들의 고객만족형 마케팅보다 한 차원 높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민들레영토는 ‘고객을 엄마처럼'이라는 비즈니스 원칙을 철두철미하게 지켰다. ‘도쿄의 루이비통'이라 불리며 금형과 프레스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된 일본의 전설적인 금형전문 중소기업 오카노공업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성공의 비결이었다. 오카노 사장은 연 매출액의 30%를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같은 일은 3년 이상 하지 않는다'는 변신의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그 결과 오카노공업은 나사(NASA)나 소니, 마쯔시다와 같은 핵심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었다. GE의 전 회장 잭 웰치는 “중요한 것은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반복해서 강조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을 백 번 말하지 않는 것은 한 번도 말하지 않은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약국을 거쳐 청소기 제조업체 그리고 메가스터디 엠베스트를 만들어 낸 김성오 대표는 ‘어제와 다르게'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고, ‘어제와 같게'는 나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했다. 비즈니스 모델이란 ‘비즈니스 원칙들의 집합'이다. 이 원칙들이 아무리 좋더라도 왔다갔다하면 문제가 된다. 민들레영토가 오늘은 엄마처럼, 내일은 하인처럼, 모레는 아빠처럼 오락가락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오늘은 차별화 전략을 쓰다가 내일은 원가 전략을 쓰면 엉망이 된다. 고급 호텔에 초등학교 수학여행팀을 받은 꼴이 된다. 성공의 핵심은 비즈니스 원칙을 ‘철두철미(Zero Tolerance)'하게 지켜 내는 것이다.
상생경영도 마찬가지이다. 우선 상생경영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원칙을 담아야 한다. 상생의 모티브를 ‘공익이나 도덕'으로 가져가면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 시장메커니즘으로 가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그런데 기업이 추구하는 상생경영이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 자를 돕는 것이라면 그것은 일시적인 구호가 될 뿐이다. 상생경영이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철학이 동시에 바뀌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은 기술이 탁월한 일본 기업 때문에, 원가 경쟁력이 좋은 중국 기업 때문에, 또는 그놈의 환율 때문에 못살겠다고 하소연한다. 그런데 일본 기업, 중국 기업, 혹은 환율 때문에 축배를 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환경만 탓하면서 환경을 뜯어 고치려는 개체는 모두 도태되고, 자신을 바꾸어 환경에 적응하는 개체만이 살아남는다. 이것이 다윈의 ‘자연선택이론'이다. 자신을 바꾸면 축배를 들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상생경영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스스로를 바꾸고, 함께 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중소기업이 중국 기업과 범용제품(Commodity)을 누가 더 싸게 파느냐를 두고 경쟁하는 것은 이제 백 번 싸워 백 번 지는 게임이다. 상생경영이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키워 중국 기업이 취약한 부분인 제품의 차별화로 승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그럴수록 중소기업의 규모의 경제는 확대되고 대기업에 원가가 낮은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해서 글로벌시장을 겨냥한 상생경영이 성공하면 과거 정부 산업정책의 3대 거짓말 중 하나인 대일무역적자 개선의 과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이를 위해서는 상생경영이 우리 중소기업을 프로로 만드는 정책이 되어야 한다. 도움을 주는 아마추어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스포츠에서 프로 선수들을 해외로 보낼 수 있어야 국내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처럼 우리 중소기업도 이제 국내 아마추어 리그 시대에서 글로벌 프로 리그 시대로 변신해야 한다. 프로야구 도입 후 20년이 넘어 이승엽 선수가 나오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의 영예를 차지하지 않았는가? 세계 중소기업의 프로 리그에서 뛰고 있는 독일이나 일본 기업들 대신, 우리 중소기업들이 그 무대를 누빌 수 있어야 한다. 해외 프로 선수들의 역할을 분석하고 자문해 주는 중소기업의 친구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 넷째, 중소기업들은 적이 외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상생경영의 적은 내부에 있다. 상생경영이 낮은 생산성이나 적당한 품질에 안주하려는 중소기업 내부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 중심의 상생경영을 추구해야 한다. 열정을 가지고 생산성을 높이고 기술을 키우면서 원가절감을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는 중소기업인들을 키워 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경영이 중소기업 현장의 진화를 위해 중소기업 인재 육성으로 이어져야 한다. 물건 만들기는 사람 만들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제조 기술 강국인 일본의 ‘모노쯔꾸리 정신(물건 만들기: 좋은 물건을 만들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일본의 장인정신으로 일본 중소기업들이 가진 경쟁력의 원천)'은 단순히 물건 만들기가 아니라 투철한 장인의식과 철학을 강조한다. 우리 기업들의 장인정신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 중소기업 문제의 핵심 중 하나이다. 도요타의 공장 입구에는 ‘지혜와 발명의 공장'이라는 문구가 있다. 일본의 공장은 아이디어 개발의 현장이다. 세계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고품질 저비용 중소기업들에게는 오히려 기존 경쟁자를 밀어낼 좋은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성공적인 상생경영은 중소기업이 원가혁신과 품질혁신을 통해 새로운 영웅으로 탄생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제는 중소기업이 기계가 아닌 사람으로 경쟁하고, 비용이 아닌 기술로 싸우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소기업 정책은 농어촌 정책처럼 ‘언 발에 오줌누기'식이 된다. 상생경영의 중소기업 정책은 이런 점에서 더 철저하게 준비되어야 한다.
결국 상생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생의 방법이 수익을 위한 상생구조가 아닌 제품기획과 개발, 혁 신의 상생구조를 추구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상생협력이 구매 파트를 너머 연구개발 부문에서의 상생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정(情)의 네트워크 외부성(네트워크에 의한 외부 자원의 증대)'이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시너지적 외부성 관계가 만들어지면 전체 이익의 합이 커지고 이때 비로소 윈윈(Win-Win)의 관계가 형성된다.
시장기반이란 사적계약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다. 상생으로 외부화 효과가 커져서 기술·학습효과가 나타나면 사적계약은 활성화될 것이다. 아무쪼록 외부성을 키우는 상생이 되어 시장기반 메커니즘으로 상생경영이 뿌리내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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