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 1편] 경쟁력 구축과 공존공영의 기업 생태계 철학으로서 ‘상생경영’ | |
과거 기업은 내부 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통해 성공 신화를 이루었다. 이들 신화의 중심에는 ‘I(나)'가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21세기는 기업을 열린 시스템으로 보고 외부 자원과의 상생적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우리(We)', 즉 ‘상생경영'이 있다. 통섭, 융합, 협력, 네트워크, 상생 없이는 성공 신화를 쓸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러한 추세로 상생경영은 이제 기업의 화두가 되었다. 상생 없이 경쟁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상생경영의 방향을 짚어 본다.
도요타자동차는 부품업체와의 네트워크 외부성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했다. 애플 아이팟(iPod)은 상생의 플랫폼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외부성으로 21세기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아이팟은 MP3를 축으로 휴대폰, 음원 제공자, 호텔 룸에 배치된 애플 아이팟 도킹 오디오 시스템 등을 연결해 가면서 시장을 확장했다. 이들 신화의 중심에는 ‘I(나)'가 아닌 ‘We(우리)'가 있다. 상생 없는 나 홀로 성장은 더 이상 없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경영학 이론은 1980년대 이후부터 내부성 중심에서 외부성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 외부성 이론의 코드는 ‘통섭, 융합, 협력, 네트워크, 상생'이다. 이러한 코드들이 결합된 기업의 대표적 전략은 지휘자(Keystone) 전략이 만들어 내는 플랫폼 리더십이다. 하버드대학의 마르코 이안시티 교수 등이 대표적인 학자이며 이들의 궁극적 지향점은 기업 생태계의 건강성이다. 상생 없이 경쟁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어렵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이론은 역사 속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중국 역사 중 최전성기는 청나라의 건륭황제시대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최전성기를 만들어 낸 건륭황제의 폐쇄 국가(Closed Nation) 정책은 청나라를 몰락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건륭황제가 81세에 지었다는 책 <십전기(十全記)>는 일생 동안 열 번에 걸쳐 대전쟁을 일으키고, 열 번 모두 승리하였음을 득의양양하게 쓴 글이다. 역으로 보면 이는 침공과 정복 중심의 독생(獨生)적 경영의 절정이었다. 정복은 단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지만 지속가능하기는 어렵다. 이것이 절정기에서 쇠퇴기로 이끌었다. 반면 로마 천년 장수의 비밀은 다른 나라들이 모두 문(門)을 만들 때 로마는 길을 닦았다는 것이다. 로마의 열린 플랫폼 리더십은 피와 땀을 흘린 사람은 출생지에 관계 없이 로마 시민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남이 우리가 될 수 있도록 상생경영을 실천한 것이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누가 삼성전자가 소니를 추월할 것이라고 예상했는가? 소니는 ‘내가 다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디지털화와 외부성의 중요성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 내부성에 의한 성장의 한계를 잘 보여 주는 사례이다.
물론 내적 구심력이 없는 외적 원심력 강화는 오히려 내부 폭발의 부작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래서 기업의 성장 과정은 핵심기술을 외부에 의존하는 의존기(Dependent), 핵심기술 내부화에 성공한 독립기(Independent)를 거쳐 외부와의 상생경영에 성공하는 상호의존기(Inter-dependent)로 발전해야 한다. 의존기의 주인공은 나에게 핵심기술을 제공하는 ‘당신(You)'이 중심이 된다. 독립기의 주인공은 ‘나(I)'이다. 그러나 여러 제품이 시스템을 만들어 승부해야 하는 상호의존기에는 ‘우리(We)'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는 내부 역량에 대한 충분한 발전 없이는 상생경영이 불가능함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기업이 성장하고 성숙할수록 세상을 보는 잣대를 바꿔야 한다. 상생경영 즉 ‘우리'를 중심으로 한 패러다임의 이행(Paradigm Shift)이 필요하다. 상생경영의 반대는 독생경영이다. 똑똑한 남자와 똑똑한 여자가 만나서 맨날 싸우면서 사는 것이 독생경영이다. 이제 상생을 통해 사회적 자본을 키워 가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확산되고 있는 상생경영에 대한 논의는 반가운 일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상생경영이 아직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갈등 관계를 전제로 공정거래에 대한 시비에 매몰되어 있다. 상생경영의 진정한 효과인 경쟁력 개념이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음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공정거래를 통한 상생경영은 관계를 최적화하는 낮은 수준이다. 보다 높은 수준으로 관계를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제고를 통한 상생경영이 되어야 한다.
이제 무한 경쟁시대를 맞이해 상생경영은 협력을 통한 경쟁력 구축과 상호 공존공영의 기업 생태계 철학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기업 생태계란 기업 가치 활동과 관련된 아웃소싱 기업들과의 유기적 사슬 관계를 말한다. 생물들이 상호작용하는 터전이 생물 생태계이듯 기업 생태계는 유기체로서 기업 상호작용의 터전이 된다.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거래 정도를 해결하는 좁은 사고의 틀로는 지속가능한 상생경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철학으로서 상생경영이 발전하려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첫째, 상생협력은 멀리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의 상생이 아니라 내일의 상생을 위한 경쟁력 구축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둘째, 현재 ‘증상'을 치료하는 것보다 ‘원인'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능력과 기술 향상 노력이 좀 더 부각되어야 한다. 즉 중소기업의 능력 구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강화되어야 한다. 대·중소기업 간 협력은 선진국형 중소기업의 요건인 ‘기술력과 콘텐츠'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국제시장에서 갑을 관계의 교섭력은 기업 규모 문제가 아니라 을이 제공하는 기술이나 콘텐츠의 수월성에 따라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상생경영은 기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외부 네트워크 전략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단순히 구매 조달 차원이 아닌 연구개발(R&D) 단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넷째, 기업의 무대가 글로벌화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국내형 상생을 글로벌형 상생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해외에서 통하는 중소기업을 길러 내지 않고서는 상생의 지속적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중소기업에 대한 논의에서 ‘글로벌'이란 단어가 빠져 있었다. 상생협력을 통한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만들고, 그 결과 우리나라 대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상생경영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는 주춧돌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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