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기업, 올드 브랜드 3편] 작은 나라의 큰 기업 ‘네슬레’식 전략적 혁신을 배운다 | |
전 세계를 대표하는 식품 기업 ‘네슬레'는 1866년 회사 설립 이후 불과 2년 후인 1868년부터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추진해 왔다. 작은 나라 스위스의 경계를 허물고 드넓은 땅으로 뛰쳐나온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세계화 전략'이 화두가 되었던 우리 기업과 비교해 볼 때 이는 시사점이 크다. ‘작은 나라의 큰 기업'으로 불리는 네슬레가 성장 속도와 규모 면에서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을 능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3년간 EU 식품·음료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2%(EU 기준)에 불과했지만, 같은 기간 네슬레는 매년 8% 이상 성장했고, 지난해 약 85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네슬레의 모국인 스위스 인구가 겨우 700만 명 정도이며, 스위스 내 4년제 대학교의 수가 12개인 사실을 알면 네슬레의 현재 성과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작은 나라의 큰 기업'으로 불리는 네슬레가 성장 속도와 규모 면에서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을 능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 세계 식품 기업 중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식품 전문 기업' 네슬레가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네슬레가 오늘날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출발점은 세계 어떤 기업보다도 먼저, 그리고 공격적으로 세계화(Globalization) 전략을 실행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세계화 전략이 화두가 되었던 한국 기업들과는 달리 네슬레는 1866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 불과 2년 후인 1868년부터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실행했다. 그 결과 이미 1930년대에 미국, 영국, 호주,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 공장 설립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셈이다. 글로벌 네트워크의 구축 이후에는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에 있는 개별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는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1938년 ‘네스카페'를 인수하면서 시작된 네슬레의 M&A 전략은 2008년 현재까지도 꾸준히 또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네슬레는 이러한 글로벌 성장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다국적 인력을 확보해 왔다. 2007년 기준으로 전체 30만 명이 넘는 직원들 중에서 스위스 국적은 3%에 불과하다. 또 스위스 본사에 근무하는 임직원 1,600명의 국적을 모두 합하면 70개국이 넘는다. 즉, 전체 인력의 97%는 네슬레가 진출해 있는 현지 시장 인력을 위주로 선발하고 있다. 이러한 다국적·다문화 조직인 네슬레는 다양한 문화와 생활 패턴을 융합시키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끊임없이 모색해 나가고 있다.
네슬레의 마케팅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Localization)를 실행하는 것이다. 네슬레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숫자는 약 8,000종에 이르지만 그중에서 90% 이상에 달하는 7,500여 종의 브랜드는 대부분 하나 혹은 두 개의 국가에서만 사용된다. 네슬레가 세계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브랜드는 겨우 10여 종에 불과할 뿐이다. 네슬레의 글로벌 전략을 종합해 보면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해외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를 확보하고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식을 통하여 가장 현지화된 기업을 만든다. 두 번째 단계는 이렇게 구축한 해외 자회사들을 서로 연결하여 세계의 다양한 시장에서 전략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효율적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네슬레가 가지고 있는 규모의 경제, 브랜드, 정보력으로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기업들을 끊임없이 인수·합병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글로벌 전략을 통해 네슬레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화 전략과 현지화 전략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네슬레는 한국 기업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OECD 10위권에 오를 만큼 성장한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를 생각해 볼 때 이제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 역시 보다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북미 시장이든 유럽 시장이든 지역에 상관없이 세계 최고의 현지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 시장에서 국내 제품만을 고집하기 이전에, 먼저 현지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미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나라 제품이든 상관없이 미국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제품을 미국 국적 브랜드를 붙여서 판매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제품을 판매하느냐가 아니라, 어느 나라 기업이 판매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력 운용에 있어서도 특정 국적에 상관없이 현지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인력을 채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더 덧붙이면 유기적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갖춘 해외 현지 기업들을 과감하게 인수·합병하는 전략적 발상의 전환 역시 시급하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하여 고민하고 있는 대다수의 한국 기업들에게 네슬레는 다음 세대를 위한 전략적 사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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