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경영

트렌드 창조를 위한 도전 -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南塘 2008. 10. 4. 13:50

티핑 포인트 1편] 트렌드 창조를 위한 도전 -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작은 아이디어, 경향 또는 사회적인 행동들이 일순간 거대한 반향을 일으키는 극적인 순간을 일컫는 ‘티핑 포인트'. 그러나 티핑 포인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티핑 포인트 마케팅은 누구나 시도해 볼 만큼 매력적이다. 왜냐하면 트렌드를 선점한다는 것은 바로 블루오션의 지배자가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마케터의 가장 큰 고민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의 내일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매우 성공적인 리딩(Leading) 브랜드이든 또는 출시를 앞둔 새로운 브랜드이든 그 고민의 크기는 다를 바 없다.

그것은 너무나 급변하는 시장의 트렌드로 인해 오늘의 성공 브랜드가 한순간 시대에 뒤진 진부한 것이 되어 버리기도 하고, 면밀한 시장 분석을 통해 출시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변덕스러운 시장 상황에서 유일한 타개책은 오직 자신이 그 트렌드의 중심에 서는 것밖에 없다는 결론에 저절로 이르게 된다.

문제는 그 트렌드를 어떻게 만들고, 또 자신의 브랜드를 어떻게 그 중심에 놓느냐는 것이다.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는 바로 그와 같은 고민을 가진 마케터에게 매우 솔깃한 대안일 수밖에 없다.

 


티핑 포인트의 개념과 티핑 포인트를 만드는 세 가지 법칙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그의 저서 <티핑 포인트(The Tipping Point)>에서 작은 아이디어, 경향, 또는 사회적인 행동들이 일순간 거대한 반향을 일으키는 극적인 순간을 ‘티핑 포인트'라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사회적으로 마이너리티(Minority)에 속하는 행위, 현상들이 빅 트렌드로 변화하는 순간을 말하며 이 순간을 관리한다면 마케팅 기적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티핑 포인트가 현실화되기 위한 세 가지 법칙을 이 책에서 제안하고 있다.

첫째, 소수의 법칙이다.
티핑 포인트가 빅 트렌드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소수지만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하다. 폭넓은 네트워크를 가진 커넥터, 지식을 바탕으로 버즈(Buzz: 구전)를 이끄는 메이븐(Maven: 사전적으로는 ‘지식을 축적한 자' 또는 ‘숙련자', ‘프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마켓 메이븐, 즉 시장에서의 메이븐은 다양한 제품, 상점, 서비스 등 쇼핑 전반적인 사항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정보를 수집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그리고 세일즈맨이라 칭한 탁월한 설득자가 그들이다.

둘째 고착성 요소이다.
티핑 포인트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떤 메시지에 대해 주의를 끌게 하고 이를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며, 메시지에 대한 청중의 참여와 반복을 이끌 수 있는 전달의 기술을 발휘해야 한다.

셋째는 상황의 힘이다.
동일한 전파자가 있고 전달 가능한 메시지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 메시지가 사회에 파급될 때 시간과 공간의 상황에 따라


티핑 포인트의 마케팅적 의미

티핑 포인트 마케팅은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구전 마케팅)과도 일맥상통한다. 두 개념 모두 특정 제품, 생각, 행동을 구전을 통해서 증폭시킨다는 면에서 동일하다. 다만 티핑 포인트가 트렌드가 창출된 과정과 원리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바이럴 마케팅은 기법적인 측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 마케팅에서 바이럴 마케팅, 티핑 포인트와 같이 구전을 활용한 개념들이 큰 반향을 일으키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포화된 시장이다.
평평해진 세계, 즉 글로벌화로 인해 어느 시장에서나 품질, 가격과 같은 전통적인 경쟁 요소는 차별화 요소로서 그 힘을 잃었으며, 경쟁자의 수 또한 너무나 많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마케터는 차별화 요소를 찾아야 한다.

둘째는 발달된 IT 기술이다.
인터넷을 넘어 모바일 또한 오픈 플랫폼으로 이행되고 있으며 본격적인 온·오프 통합 플랫폼이 출현하고 있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시·공간을 넘어 엄청난 규모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따라서 구전의 힘 또한 충분히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을 만큼 성장하였다. 기업 또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을 이루었다.

셋째는 서구의 문화적 아이디어가 고갈되었다는 사실이다.
평생을 거쳐 학습되어 오던 지역의 문화와 지식은 단기간 내 인터넷과 글로벌 방송 네트워크를 통해 노출된다. 새로운 아이디어 생산 능력이 없다고 무시해 왔던 문화권 또는 그 사회의 하위 문화에서 시드(Seed: 생각이나 아이디어의 근원)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이를 기존의 매스미디어를 통한 광고와 PR만으로 대중화하기에는 새로운 문화의 트렌드는 너무 낯설다. 새로운 방법이 절실한 상황이다.

티핑 포인트, 바이럴 마케팅, 블루오션 등과 같은 아이디어들은 바로 이와 같은 시대적 요구에 의해 더 욱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구전에 기반한 마케팅 방법론들은 현재 그 가치가 매우 높다.

티핑 포인트가 마케터의 고민을 일시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대중매체를 통한 캠페인 아이디어를 소비자 스스로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그 효과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일 수 있다.

둘째는 소비자의 인지로부터 실제 행동에 이르는 단계에 개입되는 많은 노이즈(Noise)를 줄일 수 있다. 대중매체 광고의 인지와 감성적인 태도 형성에 있어 효율성은 아직까지도 어떤 방법들보다도 우위에 있다. 문제는 범람하는 필드 마케팅 활동으로 인해 구매 직전에 누수되어 버리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 개개인이 속한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는 지배적 생각의 변화와 커뮤니티 내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누수 현상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셋째는 소비자 스스로 학습하게 만든다. 일방적으로 주입된 지식과 태도보다는 스스로 학습한 지식과 태도의 강도가 훨씬 강력하다. 티핑 포인트에 이르기까지 바로 커넥터, 메이븐, 세일즈맨들이 주변의 소비자들을 새로운 현상에 참여하고 학습하고 체험하도록 이끈다.


티핑 포인트 개념의 한계

그러나 이토록 마케터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 효과 또한 강력한 티핑 포인트의 성공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는 티핑 포인트 개념에 대한 환호만큼 마케터들이 티핑 포인트를 활용하는 방법이 정교하지 않기 때문이다. 티핑 포인트는 그 브랜드의 새로운 팬들이 만들어 주는 ‘선물'이다. 따라서 매스미디어 광고에 비해 고려해야 할 전제가 훨씬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티핑 포인트를 대안적 마케팅 활동의 하나로 쉽게 접근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티핑 포인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티핑 포인트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수자의 열광을 이끌어 내야 한다
이들은 일반 소비자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관여도가 높고, 마니아를 넘어선 소위 오타쿠(특정 대상에 대하여 광적으로 탐구하고 열광하는 사람)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신선감, 제품에 담긴 철학과 스토리 그리고 강력한 신뢰감이 필요하다.

무료로 메시지를 배달하고 증폭해 주는 대신 시장에서의 까다로운 기호를 뛰어넘어 열광시켜야 한다. 멋진 슬로건, 세련된 디자인, 유명 모델 등과 같은 한두 가지 요소만으로 그들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둘째, 생각의 모험이 필요하다
티핑 포인트에 이르는 많은 아이디어들은 현재의 관점에서 볼 때는 보잘 것 없는 규모의 시장이거나 비주류적인 요소들로 뒤섞여 있다. 기존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은 소수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만약 현재의 관점에서 이런 요소들을 제거해 버린다면 단지 지루한 아류로 인식될 것이고 결국 아무런 구전 효과를 일으키지 못한다.

 

셋째, 고착성 구축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실수를 범한다
소비자의 참여와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마일리지, 경품, 이벤트 등을 활용하는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자칫 이러한 행동은 이벤트 헌터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거나 의견 선도력이 없는 집단에게 무상 선물만을 제공할 수 있다.

아이팟 성공의 사례를 보라. 애플은 아무 것도 제공하지 않았다. 오로지 애플다움을 기기 자체에서부터 애플 스토어, 아이튠까지 녹여 내는 데에만 전력을 다했다.

넷째, 오픈 마인드가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그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추가적인 정보를 추구하고, 문제점을 토로하고, 기업과의 상호 작용을 원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업은 자신이 원하는 메시지만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의 부정적 반응에는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한다. 자신과 대화하지 않는 상대를 위해 긍정적인 입소문을 내는 사람은 없다.

다섯째, 대중매체를 통한 광고, PR 등과 협업할수록 유리하다
대중매체는 메시지 전파 범위가 넓고 소비자의 확신을 강화시킨다. 그러나 많은 경우 마케터들은 구전 마케팅을 대안적 활동이나 보완적인 범위로만 제한한다. 결국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는 시간은 길어질 것이고 그 기간 동안 입소문은 사멸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위의 다섯 가지는 티핑 포인트 마케팅의 성공이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하나의 트렌드를 창조한다는 것은 사회적 가치의 일부를 변화시킨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돈 안 드는 마케팅'과 같은 안이한 생각에서 출발한다면 소비자의 외면 밖에는 기대할 게 없다. 또한 정교하고 진실하지 않은 캠페인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구전을 이용한 마케팅 기법들의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기획되지 않으면 구전은 항상 긍정적인 방향보다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경향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티핑 포인트를 이끄는 소수자는 때로는 브랜드 대사가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강력한 비판자로서 온·오프라인을 누빌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핑 포인트 마케팅은 누구나 시도해 볼 만큼 매력적이다. 트렌드를 선점한다는 것은 바로 블루오션의 지배자가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 서헌주 /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