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을 준비하며
글 : 공학박사 이동한
2013년에 개봉된 배우 전도연님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 그와 같이 처절하지는 않지만 2021년 1월13일 한국을 떠나 캘리포니아에서 터전을 새로이 이동 정착을 했다. 내일(5월3일)은 한국으로 출장을 떠나는 날이다. 이민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반반이다. 아들의 꿈을 위해 조금 더 부모로서 희생을 하고 있다. 약 10년부터 노후를 준비하는 전략과 방식이 달라졌다. 우리의 부모님께서는 자식들 공부시키고 안정적 사회정착까지 헌신하셨다. 그리고 노후는 우리가 책임을 졌다. 그러나 우리세대에서 자식에게 투자하여 노후를 보장 받을 수는 없다. 세월에 통해 자식에게 투자하고 돌려받을 수 있는 효도의 정비례는 어림도 없다. 반비례만 해도 다행이다. 아예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필자도 3년에서 5년 후면 경제활동이 완전하게 중단되고 현금흐름(수입 대 지출)이 없이 연금과 알량한 비축자금을 지출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아들 덕에 현금흐름을 더 이어갈 수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미국에 이민으로 사는 것은 필자가 한국에서 쌓아 놓은 수많은 혜택을 일부를 포기해야한다. 매번 고민이 되지만 답이 없어 많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약 4개월 만에 귀국이다. 귀국하면 할 일이 많다. 병원부터 가야한다. 출판사도 가야한다. 시골농장에도 가야한다. 현재 프로젝트에 관한 출장업무도 소화해야 한다. 친구도 만나고 지인들도 만나야 한다. 또 평소 떠나고 싶었던 여행도 해야 한다. 한국서 할 일을 생각하며 짐을 꾸린다.
귀국하면서 선물은 구입하지 않았다. 교포들의 귀국 선물은 대부분 비타민과 영양제이다. 최근 한국도 좋아져서 굳이 선물의 역할이 되지 않는다. 부탁 받은 품목도 없다. 가벼운 마음으로 여성용 영양크림 4개, 아스피린 1통, 타일레놀 3통과 딸이 사용할 소모품 일부를 구입하여 짐을 꾸리고 이곳에서 입던 옷들 중 일부를 포장하여 붙이는 짐에 포함 시켰다. 한국에서 운동을 해야 함으로 아내가 두고 간 클럽까지 포장했다. 집안도 대청소를 했다. 부엌도 깨끗하게 정리정돈하고 모든 쓰레기도 버렸다. 냉장고의 음식은 모두 소진하고 냉동식품과 배추김치 2통과 총각김치 1통만을 남겨 두었다. 사용했던 그릇 사용하지 않은 그릇 모두 깨끗하게 설거지하고 식기세척기로 다시 확인 세척과 드라이를 했다. 이불은 모두 햇볕에 말렸다. 건조대를 실내로 이동해서 곰팡이 방지를 위해 널어 두었다. 관리사무소 Miss Jo에게 메일을 보내고 찾아가서 특별히 부재중 관리를 부탁했다. 이제 이 밤이 지나면 준비된 아침식사를 하고 회사 출근 후, 2021년5월3일 10시 LAX로 이동하면 된다. 공항에서 필요한 코로나19 PCR 검사 Report를 챙기고 백신접종 카드도 챙겨 출발 예정이다. 이곳 캘리포니아는 예년 같지 않게 아침과 저녁 춥다. 날씨도 자주 흐리고 더위가 시작되지 않았다. 한국은 그제 강원도에 34년 만에 5월에 많은 눈이 내렸다고 한다. 한국을 떠나는 날(1월12일) 갑작스럽게 많은 눈이 내려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다음 날 출발했다. 불과 4개월전, 한국 대부분의 산과 들 그리고 강에는 초여름이 시작되었다. 더구나 계절의 여왕이 시작되는 5월이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석가탄신일까지 기념일이 빼곡하다. 들어가는 말에서도 해야 할 일들을 나열했는데 기대되고 설렌다. 시(詩 ) 한편 써 본다.
집으로 가는 길
떠나 올 때 아쉽고
돌아 갈 때 설레는 길
떠나는 날 이별
돌아가는 날 재회
매번 반복되는
떠남과 귀향 X선에 은하철도 999
무거운 발길의 출발
가벼운 마음의 귀가
아쉽고 고단했던 날 무거운 짐을 두고
꿈결에도 행복한 날 가슴으로 돌아가는 길
(2021.5.2.)
내일이며 집으로 간다. KE018편이 5월3일 14시30분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LAX에 5월3일 오전 7시에 도착할 것이다. 하늘색 날개 태극문양 고운 비행기는 필자가 평생을 이용한 항공기이다. 떠나지도 않았는데 돌아 올 날이 두렵다. 자유의 나라에서 자유가 없는 사람들 교포들이다. 대형 짐 세 개를 꾸려 집으로 가는 날 필자는 행복하다.
20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