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의 만남

제천역(堤川驛) Ⅲ

南塘 2021. 4. 24. 02:10

시(詩) 이동한


곡우 캘리포니아 아침 이슬비
밤을 놓고 날아가 기러기 떠난 공간
검은 구름 밀려오는 팔로스 언덕
하루 생은 시작된다

​강제리 뜰로 오는 오월 바람
옥녀봉 아래 과수원 댁 사과나무
세월 미명 속에 가둔 햇빛
파란 청춘의 꿈은 간곳이 없다

영천동 논길 따라
학교 가던 헤아릴 수 없는 날들
꿈이었다고 하지만
그건 전투였다

소식 잃은 벗들
노래도 잊은지 오래
이제나 저제나 소식 받을까
전화기를 처다 보는 허망한 시간이다

정(情)의 기억은 가까운 역(驛)
멀어진 나라에서 귀전을 때리는
사랑 노래 한 소절
첫사랑 제천역이다.

202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