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의 만남
동석이의 봄
南塘
2021. 3. 9. 06:17
남산(정봉산) 비탈아래 기와집에 살던 동석이네
정월보름 동화 밤하늘 은하수 흐르는 날
속절없는 겨울을 벗어 설레는 나무는
구름나라에서 비옷 달라는 속삭임 가득한 바람
햇살 좋은 삼진 날 아침
뚜벅이 걸음으로 찾아간 화산개울
짙은 안개가 가득가득 피어나고
차가운 내(泉)물에 발을 담구고 얼굴 씻는 동석이 놈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준 경칩절기 반갑기는 한데
이슬이 머물고 간 강제리 살래 긴 밭
가슴 아픈 푸르륵 눈먼 어미 소의 몸부림
허수아비 세월에 초록 잎 부러운 동석이네 버들강아지
역전시장 좌판 콩나물 숫자보다 많은 그리움
가슴에 묻은 잊을 수 없는 그 놈들
원화산 공동묘지에는 파랑이 꽃이 필거다
사무친 선로(線路) 위에 종이배는 동석이 타고 떠날 기차
집으로 돌아가는 길가에 핀 엉겅퀴 보라 꽃
아무도 들어 주지 않는 일곱 살 첫사랑 고백
이불속에서 꿈을 꾼 계수나무 무지개 반달
이백자 원고지에 사랑해도 될까요? 동석이 봄
2021.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