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만남

송학반점

南塘 2021. 2. 27. 03:07

  자장면은 한국인 좋아하는 음식 TOP 10에 들어 있다. 자장면은 예나 지금이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음식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살고 있는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자장면 집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즐긴다. 그리고 이사하는 날이면 자장면을 주문해서 식사를 한다. 최근 시골 논과 밭에서도 “자장면 시키신 분” 자장면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는다. 자장면은 화교( 중국과 타이완의 국적을 가진 자로 해외에 정착하여 거주하는 중국인 및 그 후손)들에 의하여 한국에서 가장 한국화된 중국 음식이다. 화교들의 100년 세월이 담긴 음식, 자장면(炸醬麵)은 이름에 요리법이 담겨져 있다. 한자로 튀길 작(炸), 장 장(醬), 국수 면(麵). 다시 말해 야채를 기름에 볶아 춘장과 섞어 면 위에 올린 음식이라는 뜻이다. 자장면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자 화교가 전해 온 또 하나의 문화, 수타이다. 수타는 오래된 제면법 중 하나이다. (한국인의 밥상) 한국인들이 자장면을 좋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맛있고 저렴한 가격과 빠른 조리시간이다. 다른 하나의 장점은 전화한통이면 어디서나 배달이 가능하다. 한국인의 습성과 문화에 최적화된 음식이다. 
 
  대중화된 자장면은 필자에게는 먹어 보는 것만 해도 소원이던 시절이 있었다. 동네에는 친구들이 많았다. 대부분은 가사가 나쁘지 않은 가정들이었다. 친구들은 가정의 큰 행사와 생일 때는 어김없이 자장면을 먹고서 자랑질을 한다. 그것도 “송학반점”에서 먹었다고 자랑에 자랑을 더한다. 중국집은 동네에 여럿이 있다. 그러나 인구 5만명의 소도시 제천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유명한 중국집이 “송학반점”이다. 제천시민 누구나 송학반점에서 자장면을 먹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과시 한던 시절이었다. “송학반점’은 현재 제천시 명서동에서 위치변경없이 70여년 영업을 하고 있다. 필자도 어린마음에 소원이 있었다. 부모님과 형제들과 함께 “송학반점”에서 자장면 한그룻 먹는 것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식이 끝난 후에 다른친구들과 달리 곧장 집으로 달려가 부엌한편에서 식은 보리밥에 고추장을 비벼 혼 밥을 해야했던 필자이다. 어린마음에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 생각해 보면 짠한 마음을 느낀다. 자장면 한그릇이 뭐라고 소원이라 했을까? 제천중학교 재학중일 때 통학하는 길목에 “송학반점’이 있다. 당장이라도 들어가서 큰소리로 “여기 자장면 곱베기 하나” 주문해서 먹고 싶었던 날들의 기억이 있다. “송학반점”을 지나칠 때면 성공해서 꼭 이곳에 와서 으시대며 자장면을 마음컷 먹어 볼거다. 의지를 불사르면 지나 다닌 곳이다. 필자외에 혹여 친구들 가운데는 같은 생각을하면서 유아와 청소년 시절을 보낸 친구들이 있을 것이다. 혹 그런 친구 있으면 연락을 달라, 필자가 기꺼이 함께 자장면을 먹어줄 기회를 주겠다. “송학반점”은 꿈이었던 곳이다. 달리 말하면 송학반점 자장면을 먹는 것은 성공했다는 반증으로 플이 할 수가 있다. 필자는 제천에서 보낸 26년 세월 가운데 “송학반점’은 단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이후 제천을 떠나 자수성가를 했다고 하나 제천을 방문할 때면 “송학반점” 보다는 고향친구들 손에 이끌러 한식집 또는 지방에서 유명하다는 음식점만 다녔다. 
 
  귀향을 꿈구면 송학면 무도리에 터전을 마련했다. 주말과 휴가 때는 틈틈히 심혈을 기율여 농장을 가꾸어 왔다. 시골농장에서 농사일을 하면서 배달음식을 자주 주문해 이용하는데 이쉽게도 “송학반점”은 거리가 멀어서 배달이 되지 않는다. 가끔 시내에 나가서 식사를 하게 되면 맛있는 “콩국수 집, 메밀국수 집”을 찾게된다. 소원이던 “송학반점”은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한 번은 마음을 먹고 “송학반점”을 들렸다. 이순평생 처음이다. 대단하게 생각했던 전통식 중국 음식점이다. 내부는 제법 큰 공간이다. 내부 환경이 별루다.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지 않아 비즈니스 전략 부족한 것이 영력하다. 장사가 잘되서 일까? 아니면 고전적 분위를 유지하는 주인의 장인정신일까? 식사도 분위기 좋아야 음식을 맛있데 음미할 수 있는 법이다. 잠시 망설이다. 자장면과 탕수육을 주문했다. 요즘은 자장면에도 종류가 많다. “삼선자장, 사천자장, 해물자장, 복음자장, 쟁반자장” 등등이 있고 업소마다 자신들의 이름을 붙인 자장면이 있다. 이곳에서는 보통자장을 선택했다. 역시 중국음식은 스피드가 뛰어 난다. 주문한지 채 10분이 되지 않아서 그렇게도 먹고싶던 소원의 자장면과 마주했다. 기대감은 반정도이다. 워낙에 유명한 중국집을 이용하 경험이 많아서 이다. 반찬으로 단무지와 양파 그리고 춘장과 김치가 잇다. 다른 중국집과 차이가 없다. 그럼 맛은 차이가 있을까? 약간 노란색을 띤 면위에 양파가 듬북섞인 자장소스가 올려져 있다. 냄새에 군침이 돈다. 적당히 섞어서 식사를 시작했다. 맛이 특색이 없다. 특별하게 나타나는 오감의 맛이 없다. 일반 음식점의 보통의 자장이다. 탕수육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본다. 탕수육은 일반적인 맛이 아니다. 단맛이 없다. 맛이 짠다. 단백함 보다는 튀 김같은 식감이다.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는데 불과 15초도 걸리지 않았다. 반평생 기대는 무너졌다. 어째겠나? 주문한 음식인데 싹삭 다 비우고  직원을 호출했다. 혹 사장님은 옛날 어르신들인가요? 대답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종업원이었던 같다. 더 이상 지체하고 싶지 않아 계산을 치르고 “송학반점”을 나선다. 꿈 많던 소년의 꿈 “송학반점 자장면”은 허무한 이야기로 기록되게 되었다. 얼마후  방송에서 “식객허영만의백반기행 제천 송학반점 돼지갈비튀김” 방연되었다. 아 세상이 변화고 세월이 흘러서 “송학반점”의 맛집에 소개되는 메뉴가 “돼지갈비튀김”이었던 사실을 뒤 늦게 확인했다. 또 한번 속아야 하나? 그러나 필자가 원하는 것은 “송학반점 자장면”이다. 
 
제천은 알게 모르게 맛집이 많이 산재해 있다. 친환경지역이라 자연친화적 농산물이 공급되는 점이 강점일 것이다. 제천에서 사랑받고 전국적으로 알려진 음식들이 있다. 제천시 의림동에 찹쌀떡, 도넛에 “덩실분식”은 찹살떡이 일품이다. 산초구이,두부찌게는 “시골 순두부”가 있는데 이곳외에 필자가 자주 가는 곳은 제천시 두학 중말에 있는 “순두부 집”이다. 허름한 시골집에 차려진 식당이다. 산초를 넣어 끓여 내오는 두부를 재료로하는 음식이 정말 정갈하다. 마늘순대, 곱창전골으로는 “대산원조마늘순대”가 있으나 필자가 추천하는 식당은 동문시장 “ 무궁화 식당”이다. 시레기국, 시레기밥은 “제천 시락국”이 있다. 숨겨진 맛집하나가 잇다. 송학면 송한 오미리에 있는 송호민박 집의 옻닭 집이다. 제천은 해발 800m ~ 1100m의 높은 산속에 있는 도시이다. 육지 속에 육지인 제천시에 40년전 한국 최대의 호수가 생겼다. “청풍호”이다. 청풍호에서는 자연산 쏘가리와 민물장어는 최고의 보양식이다. 이제는 “송학반점 자장며” 보다는 옛날 눈물로 먹던 보리밥이 더 생각나고 좋다. 찰보리쌀 푹 익혀낸 보리밥과 호박 잎 그리고 집된장을 언저 먹는 맛은 무엇에 비할까? 역사는 흐른다. 그러나 그리움과 향수는 변화하지 않는다. 
 
202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