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만남

고객님 세계 제일 삼성전자 텔레비전 구입해 주세요

南塘 2021. 2. 5. 06:06

한국은 몇 주후에 설 명절이다. 우리나라 2대 명절 중 하나이다. 설은 시간적으로는 한 해가 시작되는 새해 새 달의 첫 날인데, 한 해의 최초 명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설날의 풍속은 각 세시명절에 행해지는 세시풍속은 대체로 소망을 기원하는 의례적인 성격을 지닌다. 기원의 대상은 신(神)과 같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무언가 ‘초월적인 힘’이 되기도 한다. 설날 아침에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차례는 종손이 중심이 되어 지내는데 4대조까지 모시고 5대조 이상은 시제 때 산소에서 모신다. 차례를 마치고 가까운 집안끼리 모여 성묘를 하는데 근래에는 설을 전후하여 성묘를 한다. 설이 다가오니 뜨거운 기억하나가 있다.

 

오늘 스토리는 필자가 삼성전자 전사당직 사령이었던 2007년2월16일 일이다. 설은 2월18일이었다. 회사는 사람들은 고향에서 설 명절을 보내기 위해 2월16일(금)에 치열한 귀향전쟁을 시작하는 첫째 날이다. 모든 임직원이 떠난 삼성전자는 적막강산이 따로 없다. 근무인원 약3만5천명 협력사 직원까지 합하며 수원본사에 근로자는 약5만명 정도 될 것이다. 도시하나가 사흘 동안 문을 닫은 것이다. 필자는 귀향이 없다. 필자는 삼성전자 입사 이후 수출물량 선적과 고객납기를 준수하기 위해서 한 번도 추석과 설을 전후하여 쉬어 본적이 없다. 가끔은 고향이 먼 동료와 후배들의 당직 또는 타 업무를 대신 도 맡아서 했다. 모두가 떠난 사무실에서 시간을 가지고 추진해온 일들을 검토하고 계획을 수정하는 등의 일이 즐겁고 좋았다. 한편으로는 살림이 살림인지라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일이여서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삼성전자에서는 명절을 전후한 휴가기간에 근무하는 직원에게는 일급에 2.5배의 수당과 10만원에서 30만원 상당의 선물세트를 지급한다. 필자를 비롯한 모든 형제가 수원에 거주한다. 명절이며 장남인 필자의 집으로 모여 든다. 아내도 설 차례준비를 시작했다. 야간 당직사령이라 도와주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돕는 다는 것이 크게 없지만 소소한 심부름과 청소 정도이다. 그것이 나마 작은 힘이 된다. 미안한 생각이 앞선다.

 

당직실에서 회사 시스템을 열어 두고 일하고 있었다. 밤12시10분경에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를 받아 보니 사내전화가 아닌 외부에서 걸려온 전화이다. “여보세요, 삼성전자 VD 사업부 이동한 차장입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삼성전자 맞나요?” 화가 가득한 오십대 중반의 주부님이 전화를 주셨다. “예 맞습니다.” “우리 집 냉장고가 고장이야 큰일입니다. 모래가 설날 명절이라 음식도 많이 준비했는데 어떡하라고 냉장고가 고장으로 음식이 상해할 같아요.”“냉장고 구입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고장이 났습니다.” “서비스 센터 전화하니 전화를 안 받아요, ARS 음성안내 만나와요. 고객은 어떡하라고 모두 명절휴가를 갑니까? 비상근무 직원은 없어요.” “예, 예, 예” 대답만 10분 이상을 한 것 같다. 이어진 불평불만까지 30분 정도를 들은 것이다. 전화주신 고객의 마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게 듣는 것이 중요했다. 필자는 당시 VD사업부 서비스자재공급 총괄책임자로 근무하여서 고객들의 불만을 대처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이 되어 있었다. 불만이 있고 화가 난 고객대응의 가장 좋은 방법은 첫째 불만과 불평을 들어 주는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들어야 한다. 둘째 고객에게 드리는 말에는 진심이 담겨야 한다. 많은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이 어떻게 듣고 있느냐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논리와 기준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 1차는 고객이 원하는 답을 드려야 한다. 2차는 기준과 논리로 함께 이해가 될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한다. 필자의 대응은 다음과 같았다. “아! 사모님! 저희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셨는데 명절을 앞두고 참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가장 신속하게 확인 후에 늦은 밤이지만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을 30분 이내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명절 전이라 어렵지만 최선을 다해서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고객께서는 어떡하든 조치와 방법을 알려 달라는 것이다. “사모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오늘 날씨가 제법 춥습니다. 준비하신 설음식은 아파트 베란다에 두시면 어떨까요? 그러면 음식이 상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통화가 종료 되었다. 냉장고 사업부 서비스자재총괄 방00과장에게 전화를 했다. 귀향중이라는 것이다. 호남고속도로 전주를 지나고 있단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고객에서 내 이름을 걸고 약속했으니 10분 내에 대응방법을 내 놓으라고 했다. 서비스주식회사 국내총괄에게도 전화를 했다. 새벽1시가 넘은 시간이라 전화를 받지 않는다. 겨우겨우 수소문해서 귀향하지 않은 냉장고 사업부 서비스기술 직원과 연락이 되었다. 상황을 전달하고 내일(27일) 오전 중에 출장 수리 또는 제품을 교환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부탁을 하는 필자도 미안하기는 매마찬가지다. 냉장고 사업부 서비스총괄과 협의하여 당일 오전 11시까지 고객님 댁을 방문하여 처리하는 것으로 약속을 받았다. 고객께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삼성전자입니다.” 전화해 주신 고객께서 받으신다. “사모님 냉장고 수리 또는 교환을 내일(27일) 오전11시까지 방문해서 대응해 드리겠습니다.” “내일 오전11시입니다” “정말 입니까?” “예” “내일 오전에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꼭 부탁 드려요. 8시간 후에 꼭 해주세요.”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저는 삼성전자 VD사업부 CS팀에 근무하는 이동한 차장입니다. 이름을 걸고 약속드립니다.” 고객께서 고맙다 하시고 필자의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는 것이다. 전화번호를 알려 드렸다. 010-3778-8364 그렇게 밤이 지났다. 아침 당직사령 교대 전 상황일지를 작성보고하고 퇴근 했다. 아침 10시 냉장고 사업부 엔지니어에게 전화로 확인을 했다. 부품을 챙겨서 고객님 댁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처리결과를 알려 달라고 했다. 11시30분 엔지니어에게 전화가 왔다. 냉장고 고장이 아니라 고객사용오류로 센서(Sensor) 작동이 안 된다는 것이다. 해결을 해드리고 친절하게 설명 드리고 사후관리를 위해 명함을 드리고 상황을 종료 했다는 것이다. 마음이 편해진 12시경에 고객께서 전화를 주셨다. 고맙다. 미안하다. 처음으로 삼성전자 제품으로 냉장고를 구입했다고 한다. 이참에 제가 텔레비전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모님?! 삼성전자 텔레비전은 세계1위의 품질과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회가 되시면 삼성전자 텔레비전도 구입해 주세요. 만약에 문제가 있다면 서비스는 제가 책임지고 해 드리겠습니다.” 2007년 설 명절 전에 경험담을 기록해 본다.

 

세상을 살면서 사람을 얻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 기업에서는 한사람의 고객을 얻는 것은 곧 72명의 고객을 얻는 것과 같다. 그러나 많은 기업의 CEO, 마케팅, 품질 서비스 담당임원과 책임자들은 고객의 특성을 망각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기업과 제품에 대한 불만고객 중에서 4%만이 불평을 표시한다. 96%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으로,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불만을 표현하지 않는 96%의 고객이다. 96%에 해당하는 고객은 소문 없이 이탈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에 중요한 것이다. 즉 기존고객의 유지가 중요한 것으로 기존고객 유지에 투입되는 비용은 신규고객 유치에 투입되는 비용보다 약 5분의1수준이다. 그만큼 기존고객 유지를 위해서 고객의 구전효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불만고객은 자신이 불편을 겪은 것에 대하여 주변인들에게 입소문을 내게 된다. 입소문을 내는 고객이 약10명~20명이 된다. 불만고객 100명이 있다면 부정적 입소문으로 연결되는 고객은 1000명~2000명이 된다는 것이다. 불만고객 1명이 10명보다 더 중요한 것이 부정적 입소문 발생으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즉 기존고객의 이탈과 잠재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 불만고객 관리는 기업경영에 있어서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불만고객의 경우, 자신의 불편함이 해결되면 긍정적 입소문을 5명에게 전달하게 된다. 이렇게 긍정적 입소문으로 연결되면 신규고객 유입효과로 발생될 수 있다. B2C 기업의 마케터는 고객관리와 관련하여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고객관리에 있어서 기존고객유지, 신규고객창출, 이탈고객복귀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은 더 중요한 항목이다. 신규고객을 유치하고 이탈고객을 복귀시키는데 투입되는 비용보다 기존고객을 유지하는데 투입되는 비용이 적게 든다. 비용대비 효율성을 고려하더라도 기존고객의 관리는 중요한 요소이며, 기업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기반확충이라는 측면에서도 기존고객 관리를 철저하게 하여야 한다. 더 확대하여 생각하면 충성고객, VIP고객 관리 및 서비스 개발까지 고민해야 한다. (불만고객관리 중요성, 고객피드백 및 구전효과)

 

만족과 불만족의 기준은 “고객의 기대”에 의하여 결정된다. 기업의 고객만족은 고객접점(MOT) 최우선을 두어야 한다. 필자는 설 명절 전에 걸려온 고객의 불가항력적인 서비스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충성고객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한 예이다. 필자는 과거나 현재나 고객중심의 품질경영에 관한 철학은 확고하다. 집토끼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고 산토끼를 집토기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고객은 새로운 확정성이며 지속성장의 표본이다. 오늘 스토리는 고객님 세계 제일의 품질과 성능을 갖춘 삼성전자 텔레비전 구입해 주세요이다.

 

2021.1.26

 

참고) 이 산문은 2007년2월17일 일기를 근거로 작성 되었다. 중간 부분의 “불만고객관리 중요성, 고객피드백 및 구전효과”는 2007년 필자의 석사논문 고객만족 측정모델 개발과 적용에 관한 연구” 준비 자료에서 발췌된 것임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