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가수 장윤정과 120분
내가 좋아하는 가수 장윤정과 120분
나는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음악이 나의 일상에 미친 영향을 보면 네 가지 굴레로 볼 수 있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고졸검정고시와 사법고시를 공부한 약 5~10년은 우리가곡을 좋아 했다. 당시에는 정통적 음악에서 대중성으로 변화를 쾌한 엄정행 교수의 비목, 기다리는 마음, 그리운 금강산, 백남옥 교수가 부르는 동심초 등을 즐겨 들었다. 삼성전자 입사하여 10년 정도는 이태리 가수 Nana Mosuskouri 샹송과 팝, 클래식을 주로 감상하였고 40대 중반부터는 국악에 심취해서 춘향가, 심청가, 정선 아리랑 등을 많이많이 들었다. 50대가 되어서는 우리나라 트롯이 좋아 졌다. 장윤정과 최백호 그리고 트롯은 아니지만 신지와 아이유 등 참신하고 신선한 목소리가 좋아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즐기고 있다. 2019년6월21일 경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가수 장윤정 전국투어 수원공연을 관람했다. 지금부터 17년 전 트롯에 신개념의 장르 ‘어머나’를 선보이면 가요계에 신선한 돌풍으로 대중 속에 깊게 자리 잡은 가수다. 변화와 혁신, 개념을 뛰어 넘는 사고의 전환, 그리고 깊은 인간미와 정직성, 사회적 친근감을 통해 그녀는 한국에 등려군이 되었다.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이며 소중한 우리 대중문화 자산이다. 어버이 달과 60회 회갑을 맞이해서 딸과 아들이 공연 관람권 VIP석을 예매했다. 가장 좋아하는 가수 장윤정과 120분 공연을 기쁘고, 행복하게 보고 즐기는 시간이 되었다. 고마운 자식들이다. 관객과 하나 되는 모습, 그녀의 열정과 폭넓은 가창력에 평소 좋아 했던 노래를 직접 듣고 보고 너무나 좋았다. 기회가 된다면 나훈아 선생님 그리고 신지씨 공연도 보고 싶다.
기업에 있을 때 기업의 가치혁신과 변혁에 관한 강의를 할 때 마다 '어머나'의 성공 비결을 역설했다. 장윤정 이름만 들어도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기본기가 탄탄한, 집념이 강한, 가창력이 좋은, 순발력이 좋은, 개성 가득한, 당찬, 익살스러운, 영민한, 보고만 있어도 좋은, 웃긴, 왈가닥인, 무대매너가 좋은, 의리가 있는, 핫한, 노련한’ 등 언어가 각인된다. 그러나 장윤정의 진정한 가치는 인간미이다. 정직함이다. 톱스타임에도 대중에게 솔직하다. 그녀의 최대의 장점이다. 장윤정이 성공할 수 있었던 기준은 첫째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초기 데뷔 무대가 된 강변가요제 때의 장르는 트롯이 아니었다. 트롯의 새바람을 일으킨 원조 가수가 될 수 있던 것도 선택과 집중이다. 둘째 기존의 가치에 새로움을 더해라! '어머나'는 예술성이 뛰어난 노래가 아니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 장윤정 조차 한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유치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힘들었다.’ 말했을 정도다. 부족한 예술성이 오히려 '대박'을 부르는 방아쇠가 됐다. 비결은 모두 '따라 부르기 쉽고 친근한 멜로디'다. 초대형 히트상품이 갖고 있는 공통점이 바로 이런 단순함(simplicity)이다. 소니를 세계적 전자회사로 만든 '워크맨'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왜 쉽고 단순한 것이 시장에서 먹힐까. 기업이나 공급업자 시각에서는 별 가치 없어 보이는 이런 것들이 대중 혹은 대량 소비시장(mass market)이 원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대중들을 상대하는 오락물이나 저가 상품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그대로 적용된다. '디지털이다(Being Digital)'의 저자로 '디지털 전도사'로 불리는 니콜라스 네그로폰테미 MIT교수가 엊그제 방한해 강연하면서 설파한 디지털 시대의 성공 논리 역시 골자는 똑같다. 그는 '휴대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성'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휴대폰의 고 기능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으나 오히려 기능을 단순화해 소비자들이 기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는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가요 '어머나'가 폭발적인 인기는 전국 노래방과 가요교실 마다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가 들리지 않는 곳이 없다. 공식앨범이 나온 이후 휴대폰 벨소리와 컬러링 다운로드 순위 1위를 달리고 있고 연말에는 공중파 3사의 가요상을 모두 받았다. 2007년 모방송사 가요차트 1위까지 올랐다. 김수희의 '애모' 이후 성인가요(트로트)로는 12년만의 기록이다. ‘어머나’는 갈래 불문 히트곡 작곡가 윤명선씨 30분 만에 한곡 뚝딱! 만든 곡이다. 이 노래는 유명가수 계은숙과 당대 최고의 가수 주현미 거절한 ‘어머나’는 장윤정에게 8전9기 끝장 판으로 ‘초대박’이 된 것이다. 결론은 '어머나'의 성공에는 빠뜨릴 수 없는 비결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가치혁신(Value Innovation)'이다. 가치혁신은 관행처럼 해오던 것 가운데 필요 없는 것을 없애거나 줄이고, 기존 고객뿐 아니라 비(非)고객까지 흡수할 수 있는 가치를 더하거나 새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어머나'에는 예전 트로트의 애절함이나 '꺽는' 소리가 없다. 대신 동요같이 단순한 멜로디에다,'어머나'로 반복되는 메시지, 하이 톤으로 계속 되는 밝은 이미지가 있다. 강변가요제 대상 수상경력의 실력과 발랄한 외양을 지닌 장윤정을 통해 구현되자 아이들과 젊은 세대들까지도 거부감 없이 따라 부르게 된 것이다. 이들은 성인가요와는 담을 쌓고 살던 비 고객 집단이다. 분명한 것은 시장이 원하는 가치에 집중하면서 기존 방식을 과감히 바꿔나가면 기술 없이도, 자본 없이 늦게 출발했어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혁신상품 '어머나'가 이 어려운 시절에 주는 희망의 메시지다. (가요평론, 신문기사 일부 인용)
팔자는 연예와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은퇴 후 ‘나는 자연인 이다’, ‘인생극장’ 정도 시청한다. 하지만 장윤정 MC로 진행된 도전 1000곡 2006년4월30일~2007년9월30일, 2009년8월16일~2014년4월13일 방송은 매회 챙겨 보았다. 방송을 시청하면서 받는 긍정의 에너지가 있다. 무엇을 얻을 수 있는 또는 받을 수 있는 기대감이 있다. 필자는 그녀의 앨범 중 트롯 퀸 장윤정의 ‘3집 앨범 이따, 이따요 와 2006년, 6집 올레‘ 는 해외 출장 때마다 몇 장씩 구입하여 법인과 거래선에 선물로 건너기도 했다. 장윤정은 한국 여성트롯가수의 ’이미자‘와 ’주현미‘를 계보를 잇는 후계자이며 스타임에는 틀림이 없다. 데뷔 경력이 되는 중견가수로 성장 했지만 그동안 보여준 겸손함과 성실함 그리고 열정을 통해 긴 시간 좋은 노래 그리고 참된 가수의 활동을 기대한다. 오늘 장윤정과 120분은 인생에 더 없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기회를 준 자식들에게 고맙고 좋은 공연을 보여 준 가수 장윤정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19년6월21일
참고)등려균(鄧麗筠, 덩리쥔); 1953년 타이완의 윈린 현 바오중 향에서 4남 1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사랑 받은 1000여곡 중 우리에게 잘 알려진 甜蜜蜜 티앤미미 (첨밀밀)있다. 1995년 5월 8일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기관지 천식으로 알려져 있으나, 마약 복용설, 민주화 운동 및 반정부 운동에 관련한 중국 공산당에 의한 암살설 등 여러가지 의혹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