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숨결을 찾아서

월드컵스타 人라인-1]비상하는 '블루 드레곤' 이청용의 다섯 날개

南塘 2010. 4. 7. 09:41

월드컵스타 人라인-1]비상하는 '블루 드레곤' 이청용의 다섯 날개
이청용
1988년 7월 2일 서울 출생 / 180cm / 볼턴 원더러스 / MF
바야흐로 '블루 드래곤'의 시대다. 아직 '승천'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좀 이르지만 지금까지 그의 성적표는 충분히 화려하다. 공격포인트로만 따지면 그가 우상으로 여기는 박지성을 뛰어넘는 활약이다. 이런 날이 오리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사실 지난해 여름 이청용이 한국인 7호 프리미어리거가 된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컸다. 하지만 우려를 기대로 바꾸는 데는 1년도 걸리지 않았다.

1. 영혼의 단짝, 기성용
이청용과 기성용(셀틱FC)은 '소문난 절친', 그 이상이다. '눈빛만 봐도 통한다'는 '쌍용'의 진가는 경기장에서는 물론 일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서로를 다정히 챙겨주는 모습은 웬만한 커플 부럽지 않다. 그래도 둘은 역시 잔디 위에 함께 있을 때 더 빛난다. 오랜 시간 발을 맞춰 온 둘은 변신합체 로봇처럼 함께 할 때 훨씬 막강해 진다. 실제로 둘이 함께 뛴 대표팀 경기의 성적은 9승4무로 아직 패가 없다. 최근 기성용에겐 악재가 생겼다. 출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을 끌어준 팀의 감독이 경질된 것. 이번 월드컵을 위해서라도 이청용의 어시스트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2. 되고 싶은 그분, 박지성
전문가들은 이청용의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이청용이 아직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배워야할 것이 아직 많다고 지적한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은 이청용 자신이다. 이청용은 항상 "박지성과 같은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말해 왔다. 현재 대표팀에서 같은 방을 쓴다는 사실 자체가 이청용에겐 특별한 일이다. 박지성 역시 이청용에 거는 기대가 큰 눈치다. 지난 3월 28일 둘은 잉글랜드의 한 복판에서 상대편으로 맞붙을 뻔했지만 박지성의 '전략적 결장'으로 맞대결은 무산됐다. 경기 전 박지성은 "청용이가 자살골 한 골 넣어주길 바란다."는 농을 던지기도 했다.

3. 개천에서 용 길러낸, 조광래와 귀네슈
조광래 감독(경남FC)은 아이들이 여럿이다. 조 감독이 어린 시절 프로에 입문시켜 지금은 스타가 된 정조국과 김치곤 같은 선수들을 사람들은 '조광래의 아이들'이라 부른다. 그리고 2004년 '조광래의 아이들' 목록에는 이청용이라는 15세 소년의 이름이 추가 되었다.
2007년 세뇰 귀네슈 감독은 FC서울에 부임하자마자 이청용을 1군으로 끌어 올렸다. 이청용과 기성용이 세계적인 축구스타가 될 것이라던 귀네슈의 발언은 절대 과장이 아니었다. 하지만 애제자의 프리미어리그 입성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도 "1년 정도는 분명히 고생할 것"이라던 예측은 기우였음이 명백해지고 있다.

4. 재미난 인연, 케이윌과 이경규
가수 케이윌은 이청용과 아무런 친분이 없다. 그럼에도 둘은 한 때 '연관검색어'로 묶이는 사이였다. 프리미어리그 에버튼의 케이힐 선수가 볼턴과의 경기에서 이청용을 가격하자 화가 난 네티즌들이 케이힐과 이름이 비슷한 케이윌의 미니홈피를 찾아 분풀이를 했던 것. 이에 케이윌은 한 마디를 남겼다. "전 '윌'입니다."
이경규와 윤정수는 이청용의 시즌 5호골을 함께한 방송인이다. KBS2에서 방송되는 'D-day'의 사회를 맡고 있는 이경규와 윤정수는 볼턴과 번리의 경기가 있던 지난 1월 27일 직접 영국에 있는 이청용 숙소까지 날아갔다. 이청용이 5호골을 터뜨리자 이경규도 한 마디 남겼다. "다 내 덕이다."

5. '아이들'에서 지배자로, 고명진
역시 '조광래의 아이들' 중 한 명이었던 고명진은 이청용보다 1년 먼저 프로에 입단했다. 힘든 2군 생활을 함께 하며 서로를 챙겨줬던 둘은 축구게임 '위닝일레븐'을 함께 즐기는 사이이기도 했다. 고명진은 2004년 이청용과 함께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지금은 FC서울의 광활한 중원을 지배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주전 멤버들의 해외진출로 빈 자리를 메운 것이 아니다. 고명진은 이미 2군 시절부터 기성용, 이청용과 함께 FC서울을 책임질 인재로 주목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