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 경영] 왜(Why) 기본경영(Back to the Basic) 인가?
위기 극복 경영] 왜(Why) 기본경영(Back to the Basic) 인가? | |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기업경영자 혹은 기업구성원들은 난세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경영전략에 대해 고심하게 된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새로운 경영방법 도입도 고려할 수 있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초심(初心) 즉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경제위기의 악순환 미국 발 금융위기는 세계 실물경제의 위기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성장률 저하에 따른 실업의 증가는 신용불량자의 양산, 가계부실, 기업도산으로 연결되며 이로 인해 부동산 가격하락과 펀드 손실에 가계소득 감소, 고용불안이 겹쳐 가계소비의 격감이 예상된다. 가계소비 위축은 내수경기전망을 흐리게 하고, 이로 인한 기업의 활동 위축은 인원감축, 경비절감으로 연결된다. 결국 실업 증가와 소득 감소, 소비 감소라는 경기침체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을 탈피하고 긍정적인 미래를 위해 기업은 어떠한 경영전략을 세워야 할까? 필자는 그 답을 back to the basic, 즉 기본경영에서 찾고자 한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사인 ADL(Arthur D. Little)은 1997년부터 2007년까지 불황과 호황을 겪으면서 지속적으로 시장과 경쟁자에 비해 평균 두 배 이상의 실적을 낸 기업들을 찾아 그 비결을 연구했다. 분석 결과, 성공의 비결로 볼 수 있는 공통점은 여덟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의외로 이 여덟 가지는 기업의 입장에서 매우 상식적인 것이어서 소위 ‘기본경영(back to the basic)'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이다. 1. 지역, 상품, 고객믹스 분산 지속적인 성과를 낸 기업들은 지역과 상품, 고객 믹스를 분산해 경기 사이클의 영향을 최소화한다. D사는 필터 상품군의 매출 분배, 특정 고객의 매출 비중 3% 초과가 없을 만큼 분산을 한다. 소모성 의료 및 실험기기를 판매하는 F사는 145개국으로 지역 분산을 하고, 한 고객에 대한 매출이 5%를 넘지 않는다. M사의 경우도 한 고객의 비중이 2%를 넘는 경우가 없었다. 2. 근접상품 확대 자사의 주력 제품과 연관성이 있는 ‘근접상품군'을 확대한다. A사는 전체 매출의 75%를 접착 관련 상품군(접착식 주유소 광고판, CD나 DVD 라벨, 접착식 도로 표지판, 포도주병의 라벨, 환자들의 인식표, 기저귀의 허리 접착 부분, 우표 등의 다양한 제품군 등)으로 올리고 있다. M사의 경우 근접상품으로부터 나오는 매출을 1996년도 전체 매출의 17%에서 2007년도 23%로 증가시켰다. 3. 브랜드 강화 다양하고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불황기에도 브랜드 강화에 최선을 다한다. 선정된 여섯 개 기업 모두 브랜드 강화를 통해 상품의 출시, 시장진입, 고객접근, 품질에 대한 신뢰도 향상, 심지어 중요 인재 채용과 확보를 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한다. 4. 글로벌화 지향 고객, 상품, 제조의 글로벌화를 지향하며 사업 성장을 위해 부단히 애쓴다. 색소와 향료를 생산하는 I사는 뉴저지 R&D HQ의 지원 하에 27개국 38개의 R&D 센터가 존재한다. 정밀저울을 생산하는 M사는 세 개 생산공장의 중국 이전과 더불어 750명의 R&D 인원 중 110명을 중국에 파견했다. A사도 생산, 구매, 유통, 판매, 서비스, 온라인 시스템 등 주요 가치 사슬(value chain; 기업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산되는 과정)상의 활동을 글로벌화하였다. F사의 글로벌 구매망은 6,000개 공급사의 연결망을 갖추고 있으며 D사는 11개국에 20개 지사와 여덟 개 공장을 분산운영하고 있다. 5. 핵심사업 확장 가장 잘 아는 분야와 연관된 사업 확장만을 고수한다. M사는 1945년에 설립 이래 같은 업종을 고수하고 있으며, D사 역시 1915년부터 공업용 공기필터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N사도 전기 절연 필름사업으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회사이다. 기본경영 성공으로 선정된 모든 기업이 가장 잘 아는 분야를 핵심사업으로 선정하고 이 사업의 고집스런 한 우물파기와 연관된 근접사업의 확장으로 지속 성장을 이루어 왔다. 6. 1위 지향 확대 핵심 역량이 될 분야에서는 반드시 글로벌 1위를 지향한다. 이후 그 노하우를 다른 제품과 분야에 적용한다. M사는 상품 매출의 80%가 1위 상품에서 발생한다. 저울 사업에서 M사의 시장점유율은 2위 업체의 두 배가 넘는다. F사는 연구, 의료용 소모품 사업에서 세계 리더를 지향한다. D사는 거의 모든 제품 라인에서 세계 시장 리더라고 스스로 자부한다. 세계 17%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I사는 색소 및 향료사업에서 가장 큰 납품업체이고, N사 역시 어느 시장에서나 최소 50%의 점유율을 노리는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 7. 확실한 M&A 기존 사업과 상품, 고객 관점에서 효과가 확실한 인수합병(M&A)은 신중히 실행한다. F사는 1992년부터2002년까지 30회의 M&A를 성사시켰다. 오랫동안 가장 잘 아는 사업을 하면서 눈여겨본 기업을 정확히 꼬집어 내서 M&A의 효과를 알차게 실현한 것이고, 이를 통해 성장에 속도를 더한 것이다 8. 지속적 비용 절감 경비 지출 관리에 있어 자사가 다른 회사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도록 한다. F사는 2001년도에 16개의 운용 라인을 통합시킴으로써 전 부문에서 업계 최고의 생산성을 달성했다. A사는 6시그마(Six Sigma; 모든 공정 및 업무에 과학적 통계기법을 적용해 결함을 발생시키는 원인을 찾아 분석, 개선하는 경영혁신 기법)를 도입하여 스스로를 품질과 효율, 비용 면에서 1위 기업을 달성했다고 자부했다.
기본경영의 요인들로 이루어진 경영시스템의 취약성 여부에 따라 사업확장의 성공 여부가 달라지고 궁극적으로 사업 포지셔닝의 향방이 정해진다. 예컨대 현재 내부적으로 단단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최고경영자가 성장의 기회를 물색하여 사업 확대에 관한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이러한 기업은 성장의 기회를 상실하고 이익이 감소되어 점차 쇠퇴하기 쉽다. 또한 시스템의 부실을 안고서 사업을 확장한다면 경우에 따라서 이런 확장에서 나오는 성장력이 일시적으로 기업을 끌고 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할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기본경영의 기저가 사상누각처럼 부실하여 각종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즉, 성장의 속도와 기본경영의 요소로 구성된 내부정비의 속도를 얼마나 균형 있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되는 것이다. - 이석근 / 글로벌 컨설팅사 ADL(Arthur D. Little) 아시아지역 총괄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