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경영

우리는 지금 그린 에이지로 간다

南塘 2008. 11. 7. 08:48

[녹색성장시대가 온다 4편] 우리는 지금 그린 에이지로 간다 : 한국의 녹색경쟁력 진단 
 

세계 곳곳에서 녹색성장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녹색성장시대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환경 정책이나 규제 또는 친환경제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먼저 현재의 녹색경쟁력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녹색경쟁력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삼성경제연구소가 제안한 ‘저탄소화지수'와 ‘녹색산업화지수'의 합성지수로 산출한 우리나라의 녹색경쟁력지수는 15개국 중 11위로 나타났다. 국가 성장동력으로 녹색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국가별 녹색경쟁력 평가 지표 필요

향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녹색성장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나라의 녹색경쟁력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녹색경쟁력은 저(低)탄소화와 녹색산업화를 통해 녹색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국가경쟁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가별 녹색경쟁력 수준을 평가하고 비교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를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미 환경지속성지수(ESI: Environmental Sustainable Index)나 환경성과지수(EPI: 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와 같은 국제환경지수가 2∼3년에 한 번씩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되고 있다.

ESI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국가 역량을 계량화한 지수로, 146개국을 대상으로 환경의 질(質), 환경오염 부하량, 환경위해 취약성, 사회?제도적 대응 능력, 국제적 책임 공유 등 다섯 개 분야의 76개 변수로 구성된다. EPI는 정부정책 등에 힘입어 환경변수가 개선된 정도를 평가한 것으로 149개국을 대상으로 환경보건, 대기의 질(質), 수자원, 생물 다양성, 자연자원, 지속가능 에너지 등 여섯 개 분야 25개의 변수를 집계한다.

하지만 이러한 지수들은 주로 환경오염 수준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국가별 녹색경쟁력 수준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제안하는 ‘녹색경쟁력지수'는 ‘저탄소화지수'와 ‘녹색산업화지수'의 합성지수이다.

저탄소화지수는 경제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어느 정도 감축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이산화탄소 총배출량, 이산화탄소 원단위, 에너지 원단위,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량 등 네 개 변수로 구성된다.

이산화탄소 원단위와 에너지 원단위는 실질 GDP 1,000달러 당 각각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에너지 투입량을 의미한다. 이산화탄소 총배출량과 이산화탄소 원단위를 모두 포함시킨 것은 온실가스 의무 감축 기준을 총배출량으로 해야 한다는 EU 등의 논리와 경제 규모를 감안한 원단위로 해야 한다는 미국의 견해를 모두 반영한 것이다.

 

한편 녹색산업화지수는 녹색기술과 친환경제품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정부와 기업의 잠재적 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정책 일관성, 환경정책의 효율성, 인구 백만 명 당 지방의제(Local Agenda) 21 추진 건수, 과학기술 수준, 환경기술 혁신 정도, 에코벨류(EcoValue) 21, 실질 GDP 10억 달러 당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14001 인증 기업 수 등 일곱 개 변수를 집계한다.

‘지방의제 21'은 지방정부가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환경사업을 의미하며, ‘에코벨류 21'은 기업의 환경경영 능력, 환경산업에서의 수익 창출 역량 등을 평가한다. 또한, ISO 14001은 환경경영을 기업 경영 방침으로 설정한 후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와 수단을 정해 환경 개선을 이루어 나가는 기업에게 부여하는 국제 표준을 말한다. 환경정책 효율성과 함께 정책 일관성을 포함시킨 것은 녹색기술이 IT(Information Technology), BT(Biology Technology), NT(Nano Technology) 등 다른 기술과의 융?복합 기술로 환경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정책의 일관성에도 의존하기 때문이다.

분석 대상은 경상 GDP 5,000억 달러 이상, 무역 규모 3,000억 달러 이상으로 세계 경제에서 일정 규모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 중 해당 변수의 자료를 국제에너지기구, 세계은행 등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에서 획득 가능한 한국, 일본, EU 국가, 미국, 중국 등 15개국이다.

환경 관련 통계는 국가마다 집계 방식이 달라 개별 국가의 통계로 국가별 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비교의 일관성을 위해 국제기구에서 발표된 자료만을 활용하였다.


한국의 녹색경쟁력은 15개국 중 11위

이러한 방식으로 개발된 녹색경쟁력지수를 국가별로 비교해 본 결과 한국의 녹색경쟁력지수는 97.4로 조사대상 15개국 중 1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제외한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국가의 평균(104.3)에 미치지 못함은 물론 15개국 평균인 기준치(10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일본, 네덜란드, 독일, 영국이 각각 1, 2, 3, 4위를 차지해 예상대로 일본과 EU가 녹색강국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저탄소화 부문 : 신재생에너지 활용과 에너지 효율성이 최대 약점

한국의 저탄소화지수는 신재생에너지 활용도, 에너지 효율성 등이 매우 낮아서 88.2를 나타내면서 최하위권인 13위를 기록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량은 중국보다도 뒤진 꼴찌로 나타났다.

2005년 현재 한국의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량(수력 제외)은 4.2억 kWh로 1위를 차지한 미국(996.8억 kWh)의 0.4%에 불과하며, 심지어 14위를 기록한 중국(23.9억 kWh)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에너지 원단위의 경우도 2005년 0.34 TOE(Tonnage of Oil Equivalent)로 1위를 차지한 일본(0.11 TOE)에 비해 세 배 이상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13위를 나타냈다. TOE는 원유 1톤에서 얻을 수 있는 열량을 의미하며, 에너지 원단위는 낮을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을 나타낸다.

 


녹색산업화 부문 : 과학기술과 환경경영 분야에서 강점 보유

한편, 한국의 녹색산업화지수는 전반적인 과학기술 수준 그리고 기업의 환경경영 능력, 환경산업에서의 수익 창출 역량 등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나타나 102.3을 기록하면서 중위권인 8위를 차지했다. 과학기술수준은 4.69로 미국(6.44)과 일본(5.49)에 이어 3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 수준은 1∼7의 값을 가지며, 값이 클수록 높은 기술 수준을 의미한다.

또한, 기업의 환경경영 능력과 환경산업에서의 수익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에코벨류 21은 0.94로 4위를 차지했으며, ISO 14001 인증기업 수는 1.85개로 7위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15개국의 에코벨류 21의 범위는 -1.29∼1.55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녹색산업화지수가 중위권을 차지한 것은 한국이 녹색사업에 대한 잠재력만큼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 이지훈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