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경영

더 이상 매너 문제로 신경 쓰지 말자, 이렇게 실천하자!

南塘 2008. 10. 29. 23:00

[Good Manner 4] 특별한 상황편 / 더 이상 매너 문제로 신경 쓰지 말자, 이렇게 실천하자!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기 쉬운 여러 가지 상황이 있습니다. 특히 술자리에서는 상사나 동료에 대해 지켜야 할 매너가 있습니다. 인사(人事)와 관련해서도 상황에 따라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결정적 순간을 맞게 됩니다.

여러 가지 상황에서 정말로 별것 아닌 것으로 상대방의 호감을 살 수 있고 반감을 살 수도 있습니다. 순간의 처신으로 인생이 달라집니다. 주위 사람들의 좋은 매너는 적극 본받고 좋지 않은 것은 반면교사로 삼아 스스로 고쳐 나가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앞으로 매너 때문에 신경 쓸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며칠 전 신문에 재미있는 기고가 있었습니다. 퇴근 이후 저녁 시간에 먹고 마시고 2차 가고 노래방 가고 찜질방까지 가는 우리네 풍토에서 노벨상이 나오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녁 6시 이후가 선진화 되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죠.

아닌 게 아니라 우리의 술 문화는 너무 지나치다 싶습니다. 적당히 마시고 그치는 게 아니라 만취해서 더 이상 마실 수 없는 지경이 돼야 자리를 털고 일어섭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술 때문에 망신살 뻗친 사례가 하나 둘이 아닙니다.

모 고위층 인사는 직장 야유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부하 여직원에게 지나친 친밀감(?)을 과시하다가 30여 년의 직장생활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술로 망하지 않으려면

술자리에서 매너는 정말 중요합니다. 깨끗한 술자리 매너를 보여 주려면 평소에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님처럼 ‘1병 이내, 1시간 이내, 1차 이내'로 술자리를 끝내는 ‘술 3불 정책'을 기준으로 삼는 것도 좋을 듯하군요. 특히 본인 스스로 생각해서 술을 마신 다음날 후회하는 일이 잦은 사람은 반드시 ‘술조심'을 해야 합니다. 술로 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술자리에서 별것 아닌 일로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 경우는 많습니다. 우리의 술문화는 반배(返杯: 받은 술을 마시고 다시 채워서 되돌려 줌), 즉 술잔을 돌리는 문화입니다. 그러므로 반배의 매너가 잘못되면 예상치 못한 황당한 일을 당할 수 있습니다.

상사들 중에는 자신이 준 술잔이 다시 돌아오는지, 또는 순서를 무시하고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는지 꼼꼼히 따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는 그게 참 싫었습니다. ‘술자리에서는 그런 순서까지 기억하며 마셔야 하냐'고 항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제가 상사가 되어 보니 제가 돌린 술잔이 다시 제게로 돌아오는지 여부를 은근히 체크하게 되더군요. 그 ‘질서'가 헝클어지면 상대가 부하인 경우에는 왠지 다듬어지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고, 상대가 상사일 때는 ‘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가' 신경이 쓰였습니다. 역시 입장이 바뀌어 봐야 세상살이의 원리가 좀 더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P부장은 잔을 돌릴 때, 물컵을 앞에 놓고 그 물에 소주잔을 휘휘 저어서 상대방에게 권하곤 합니다. 양주를 마실 때도 그런 식이죠. 이쯤 되면 엽기적이라 할 수 있는데 의외로 그렇게 술을 주고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좌중의 모든 사람에게 세균을 골고루 분배하는 꼴이 됩니다.

사람들 중에는 음식점에서 제공되는 물수건에 잔을 닦아서 권하는 이도 있습니다. 이것 역시 엽기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술 매너는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깨끗하게 마시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음식물 자국이 남았다고 생각되면 깨끗한 종이(내프킨이라고 하죠)로 닦아서 권하는 게 맞습니다.


당신 버전의 건배사를 준비하세요

술자리에서 건배를 할 때도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건배 제의를 하게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런 상황에 대비하여 멋진 내용의 스피치를 평소에 준비해 두는 게 매너 있는 직장생활입니다. 그런 때의 스피치는 ‘3사'를 기준으로 하면 무난합니다.

즉, ‘인사(자기소개 등) + 감사(고마움의 표시 등) + 찬사(칭찬 거리 등)'로 내용을 채우고 마지막에 건배 구호를 외치면 됩니다. 이때 센스 있는 사람은 진부하지 않은 최신의 멋진 건배 구호를 제시함으로써 좌중의 분위기를 한층 즐겁게 하고 사람들로부터 인기도 얻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재미있는 건배 구호가 많습니다. 그것을 그대로 쓰지 말고 변형해서 당신의 버전으로 바꾸어 사용해야 듣는 이들의 예상을 뒤엎는 탁월한 건배사가 될 수 있습니다.

술자리 매너를 길게 이야기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고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순간의 몸가짐이 운명을 바꿉니다

얼마전 어느 회사의 야유회에서의 목격한 일입니다. 가족들까지 함께한 자리였는데 저는 우연한 일로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곳저곳에 부서별로 천막을 쳐 놓고 고기를 굽고 술자리가 벌어졌습니다.

분위기가 고조될 때쯤 사장님의 순회가 시작됐습니다. 사장이 천막마다 돌면서 사원들을 격려하고 술을 권했습니다. 사장이 오면 그 부서 사람들은 박수와 환호로 반갑게 맞이합니다. 그리고 단체로 기념촬영도 하더군요.

바로 그때입니다. 20여 명의 A부서 사원들이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게 됐는데 얼굴이 벌겋게 취한 한 사원이 사장의 어깨에 손을 얹었습니다. 친밀감의 표시라고 생각했겠죠. 나는 그 순간 사장의 얼굴에 싸늘함이 스치는 것을 봤습니다. 그리고 슬쩍 어깨를 흔들어 그 사원의 팔을 털어 내려는 모습을 봤습니다. 눈치코치 없는 그 친구는 그대로 사진을 찍었죠. 그러나 저는 압니다. 사진을 찍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찍혔다는 것을.

직장인으로서의 몸가짐이니 에티켓이니 매너니 하는 것이 왜 중요하고 강조되는 지 충분히 이해됩니까? 정말로 별것 아닌 것으로 상대방의 호감을 살 수 있고 반감을 살 수도 있습니다. 순간의 처신으로 인생이 달라집니다.


인사(人事)는 자기가 합니다

이제 [Good Manner] 연재를 마무리하면서 한 가지만 더 짚어 보겠습니다. 다름 아니라 직장인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인사(人事)와 관련한 것입니다.

인사는 그 단어의 의미가 참 절묘합니다. 한문으로 ‘人事'라고 표기하는데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라는 뜻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의미도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그만큼 변수가 많습니다. 컴퓨터에 자료를 입력해서 인사를 한다면 그건 ‘人事'가 아닙니다. 그러기에 기계적이지 않고 때로는 불공평하거나 불합리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이점을 이해하고 직장생활에 임해야 합니다.

매너와 관련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당신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거나 제대로 대접을 못 받고 있다고 생각될 때입니다. 이때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결정적 순간을 맞게 됩니다.

가해자는 언제나 피해자의 눈치를 살피게 되어 있습니다. 인사권자는 알게 모르게 피인사권자의 눈치를 살핍니다. 승진을 시켜 주지 못한 상사의 속마음도 편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인사가 불만족스럽다고 인상을 쓰고 불평을 한다? 이것만큼 매너 없는 짓이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내심 미안해하던 인사권자의 마음이 돌변합니다. 그야말로 괘씸죄에 걸려서 영원히 인사의 소외권으로 밀려날 수 있습니다.

농협중앙회의 인사담당 임원을 지낸 저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인사는 결국 자기가 하는 겁니다. 우대를 받던 불이익을 받던 자기 능력과 실적의 총체적 평가가 바로 인사입니다. 그러므로 인사가 불만족스럽다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해야 합니다. 승진에서 누락된 사원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 때문에 심려를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고 말하던 그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물론 그는 지금 직장에서 잘 나가고 있습니다. 잠시 죽는 것 같지만 ‘영원히 사는 길'을 택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제 실천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 외에도 매너와 관련하여 유의할 것은 많고도 많습니다. 저는 다만 자극을 좀 드린 것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작은 자극을 크게 받아들여 이제부터 매너와 관련된 잘못된 습관과 태도를 일거에 고치는 일입니다.

상사나 동료가 보여 주는 좋은 매너는 적극 본받고 좋지 않은 것은 반면교사로 삼아 스스로 고쳐 나가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앞으로 매너 때문에 신경 쓸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그렇잖아도 신경 쓸 일이 많은 직장인인데 말입니다.

‘Good Manner'로 성공하는 직장인이 되시기를 빕니다.


- 조관일 /
경제학 박사로 농협중앙회 상무, 강원대학교 겸임교수, 강원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다. <서비스에 승부를 걸어라>, <인테크-창조적 인간관계의 기술>, <황당매너 51>, <비서처럼 하라> 등 20여 권의 책을 집필하였으며 현재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