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경영

경영, 심리학에게 길을 묻다 / 조직관리

南塘 2008. 10. 15. 12:17

세상 속으로 나온 ‘심리학’ 3편] - 경영, 심리학에게 길을 묻다 / 조직관리 
 
 

심리학이 기업 조직관리에도 응용되고 있을까? 응용되었다면 어떠한 영역에서 어떻게 가능할까? 일단 첫 번째 물음에 대한 답은 “예”이다. 두 번째 물음에 대한 답은 인사, 배치, 평가, 교육, 작업 동기, 리더십, 업무 스트레스, 경력개발, 집단 갈등, 조직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응용이 가능하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산업 및 조직심리학'이라고 한다. 조직관리에서 응용되고 있는 심리학의 대표적 내용을 소개한다.


조직 인사관리에 광범위하게 적용

심리학은 기본적으로 개인차가 있음을 전제로 하며 이러한 개인차를 어떠한 방법으로 정확하게 측정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로 인해 다양한 영역에서 개인의 특성(성격, 태도, 가치, 욕구 등) 차이를 측정하기 위한 방법이 개발되어 왔다.

기업에서 신입 또는 경력사원을 선발할 때 인사 담당자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과연 응시자 중 누가 회사에서 중시하는 인재상에 적합하며 더 나아가 누가 직무에서 요구하는 지식, 능력, 스킬 및 성격을 갖추고 있는가이다.

따라서 인재상과 직무에서 요구하는 특성을 갖추고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심리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요즈음 회사에서 입사 시 많이 실시하고 있는 적성검사나 인성검사 또는 역량진단검사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업무 현장과 유사한 과제를 제공하는 역량평가제도

이밖에 요즘 기업에서 많이 실시하고 있는 조직원의 역량평가제도도 광범위하게 보면 이러한 범주에 속한다.

국내에서 공무원뿐 아니라 많은 기업에서 실시하고 있는 시뮬레이션을 통한 역량평가제도는 인·적성검사처럼 검사지를 이용하지 않고 업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과 유사한 과제를 제공한다. 전문 평가자들은 대상자들이 주어진 정보를 토대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관찰하고 이러한 행동에서 나타나는 역량을 평가한다.

예를 들어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하 직원에 대한 정보를 피평가자에게 제공한다. 피평가자는 이 정보를 토대로 주어진 시간 내에 관리자 역할을 하면서 부하 직원을 코치한다. 이때 전문 평가자가 부하 직원 역할을 하면서 피평가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행동에서 나타난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제 이외에도 갈등을 겪고 있는 대상자들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는 역량 평가 과제도 있으며 논쟁이 될 수 있는 주제를 주고 여러 명이 함께 모여 각자 맡은 역할을 해 나가면서 논쟁을 벌이는 집단 토의 과제도 있다.

산업 및 조직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역량 평가 과제를 개발하는 한편 평가자들의 역량을 평가하는 전문 평가자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조직원의 동기 향상을 위한 기대, 도구성, 유인가

일단 사람들이 회사에 입사하면 이들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특히 이들이 자신들의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조직원의 동기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많은 작업 동기 이론들이 제시되었는데, 이 가운데 하나를 소개한다.

심리학자 브룸에 따르면 조직원들의 동기는 ‘기대, 도구성, 유인가'의 세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기대'는 조직원들이 노력하면 수행이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 정도를 의미한다. ‘도구성'은 수행이 높아질 경우 그에 따른 보상이 있다고 믿는 정도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유인가'는 조직원에게 제공되는 보상을 좋아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조직원의 동기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요인을 높여야 하는데,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직원에 대한 상사의 긍정적 기대감이 중요하다. 긍정적 기대감을 가질 경우 이러한 기대가 조직원에게 전달되고 조직원은 상사가 자신을 인정해 준다는 고마움과 함께 자신감이 생기면서 상사의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게 된다.

이러한 효과를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한다. 이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왕이면서 조각가인 피그말리온이라는 이름에서 유래된 것으로서,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해 개인의 수행 능력이 높아진다는 이론이다.

이 과정에서 조직원의 행동에 대해 상사가 긍정적인 피드백을 함께 제공할 경우 조직원은 ‘나도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다.

도구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사가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열심히 일해서 성과가 높을 경우 보상에 대한 약속을 하는데, 이러한 약속을 지켜야만 조직원들은 수행이 높을 경우 보상이 따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회사의 제도와 관련해서 도구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성과급 제도이다. 자신이 일한 결과에 따라 보상이 제공되기 때문에 도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는 조직원의 수행에 대한 평가가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평가가 공정하지 않을 경우 이에 따른 보상도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자신이 기대했던 보상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구성에 대한 효과 역시 높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유인가를 높이기 위해서는 카페테리아 보상 정책을 사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조직원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보상을 주어야 하는데, 문제는 조직원마다 선호하는 보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카페테리아식 식당에서 자신이 원하는 음식만을 선택하듯, 다양한 보상 제도를 제공하고 이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유인가를 높일 수 있다.


‘인지적 재구조화'로 업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회사 일을 하면서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다면 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방법은 수없이 많다. 그 가운데 심리학 이론을 응용해서 개개인이 손쉽게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심리학자 엘리스는 개인이 부정적인 정서를 갖게 되는 것은 비합리적인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았다. 그는 이러한 비합리적인 믿음을 합리적인 믿음으로 바꿈으로써 부정적 정서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비합리적인 믿음은 특히 “반드시 ~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당위적 믿음에서 근거한다. 예를 들어 “회사 내 상사나 동료는 항상 나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라는 당위적 믿음을 가지고 있을 경우 상사나 동료가 조금만 섭섭하게 대해도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당위적 믿음을 “상사나 동료도 다 같은 사람인데, 항상 나한테 잘해줄 수는 없지”로 생각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인지적 재구조화'라고 하며 이러한 생각의 변화를 통해 직무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 탁진국 / 광운대학교 산업심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