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부모의 가슴을 열어야 아이의 닫힌 마음이 열린다
[독서치료] 먼저 부모의 가슴을 열어야 아이의 닫힌 마음이 열린다 | |
아이들은 어른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이러한 상처는 이후 청소년기나 성인기의 인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린 시절 사랑받지 못했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경우 다른 사람은 물론 자기 자신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무심코 던진 말 한 마디에 아이들의 가슴은 멍든다
독서치료는 특히 마음 속에 상처가 있는 아이들을 치유하는 데 효과가 크다. 성인과 달리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이 서툴고 어려워하지만, 책을 매개로 하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문제를 발견하고 그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 아동 연구가인 김주희의 책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101가지 말과 행동〉을 보면 ‘아이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부모의 말 베스트 10'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마치 우리들의 가정을 훤히 들여다보는 것 같다. 01. 공부 좀 해라, 공부 좀!(32%) 보건복지가족부는 2006년 상반기에 ‘아동 정신건강 선별검사'를 실시했다. 전국 94개 초등학교 학생 7,700명(남자 3,969명, 여자 3,731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학생 중 25.8%가 정서와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정서 문제는 주로 불안증, 우울증, 강박증 등으로 나타났으며, 행동 문제는 주로 반항과 난폭행위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제가 있는 학생 중 33.1%는 정신적 문제가 신체적 증상으로까지 이어져서 복통이나 두통을 호소하는 정신신체화 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3%는 읽기, 쓰기, 산술 등 주요 학업 영역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습 문제가 나타났으며, 인터넷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은 학생도 26.2%나 되었다. 아이들의 환경은 열악하다. 주변에 자신에게 용기를 주는 말을 해 주는 사람도 별로 없다. 이 검사 결과는 아무래도 부모를 비롯한 주변 어른들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가와이 하야오 교수에게 배운다 일본 심리치료 분야의 대가인 가와이 하야오는 그의 책 〈어린이 책을 읽는다〉에서 놀라운 소식을 전한다. 일본 아이들의 상처와 반응에 관한 이야기이다. 일본 사회에서 부모를 때리는 아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부모 역시 아이들에게 해줄 것은 다 해주었다고 주장하며 “도대체 무엇이 아쉬우냐?”고 반문한다는 것이다. 가와이 하야오의 해석은 이렇다. 부모는 자신들의 과거에 묶여 있다.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부모의 ‘단층성' 내지 ‘상투성'이다. 부모는 으레 ‘공부-진학-취업-결혼-인생 성공'이라는 단층성의 공식을 갖고 있다. 한편 아이들은 ‘다층성'을 지향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다른 진실을 본다. 그래서 부모의 단층성 앞에서 절벽과도 같은 단절감을 느낀 아이들은 폭력을 행사하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가와이 하야오의 주장 가운데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아이들은 끊임없이 ‘영혼의 인도자'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영혼의 인도자'는 단층적인 어른은 될 수 없고 다층적인 인물이어야 한다. 가와이 하야오는 아이들이 좋아하고 신뢰하는 다층적인 인물의 전형으로 에리히 캐스트너의 〈하늘을 나는 교실〉에 나오는 괴짜 니히트라우허 아저씨와 유쾌한 유스투스 선생님을 꼽는다. 자기 중심적으로 마음이 닫혀 있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는 아무 쓸모없는 존재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가와이 하야오는 어린이들을 위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아이들은 자신들의 부모나 선생님에게 결여된 부분을 책에서 발견하고 위로와 치유의 경험을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인습과 상식에 찌들어 있는 어른들의 세계를 극복하고 ‘영혼의 인도자'를 만나 세상을 살아나가는 용기를 얻는다는 것이다. 가와이 하야오의 입장은 어린이 독서치료, 즉 ‘책읽기를 통한 마음의 치유'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독서치료란 ‘책읽기를 통한 마음의 치유'이다 오늘날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는다. 부모 간의 갈등이나 이혼, 학교 내에서의 문제 또는 성적 스트레스, 학대, 따돌림, 아이들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와 가정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다. 이러한 상처는 이후 청소년기나 성인기의 인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어린 시절 사랑받지 못했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경우 다른 사람 그리고 자기 자신도 사랑하지 못하는 성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독서치료'는 특히 이러한 아이들을 치유하는 데 효과가 크다. 아이들은 성인과 달리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서툴고 어려워하지만, 책을 매개로 하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문제를 발견하고 그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 독서치료를 너무 어렵게, 너무 신비스럽게 또는 너무 전문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론과 기술을 생각하면 독서치료에 다가가기 어려워진다. 그것은 전문가들이 담당하면 된다. 부모에게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손에 적절한 책을 들려 주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문제 상황에서 어떤 책이 적합한지에 관한 정보는 시중에 나와 있는 추천 도서 목록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책을 읽는 과정에서 심리적 문제점들이 자연스럽게 자극되어 그것을 의식 밖으로 노출하게 된다. 책을 읽는 사이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면과 만나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게 되고, 그 결과 아픔이 서서히 완화되는 변화의 과정을 체험하게 된다. 이것이 독서치료의 핵심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스스로의 문제를 극복하고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어른들은 이러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닫혀 있는 자신의 마음부터 먼저 열어야 한다. 부모의 마음이 닫혀 있으면 아이의 마음을 열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는 부모들이 먼저 위에서 제시한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101가지 말과 행동〉, 〈어린이 책을 읽는다〉, 〈하늘을 나는 교실〉과 같은 책을 먼저 읽어보기를 권한다.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 주는 독서치료는 어른들이 닫힌 가슴을 열고, 〈하늘을 나는 교실〉의 괴짜 니히트라우허 아저씨와 유쾌한 유스투스 선생님처럼 아이들이 좋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자세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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