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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아프리카의 세기, 세계는 지금 아프리카로 간다!

南塘 2008. 9. 17. 17:51

아프리카의 재발견 2편] 21세기는 아프리카의 세기, 세계는 지금 아프리카로 간다! 
 

아프리카의 막대한 자원과 거대한 잠재 시장을 겨냥한 세계 각 국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일본의 후쿠다 총리는 ‘21세기는 아프리카의 세기'라며, 향후 5년 간 아프리카의 도로와 항만 등 교통망 정비에 최대 40억 달러를 쏟아 붓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지난 6년 간 이미 아프리카에 120억 달러를 투입, 고속도로와 철도를 개설하면서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아프리카 모시기'에 나선 세계 각국과 글로벌 기업의 투자 현황 및 전략을 알아보자.


세계 각국의 아프리카 구애 작전

세계가 아프리카에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막대한 자원과 거대한 잠재시장을 겨냥한 행보다.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은 물론 일본 등의 선진국들도 ‘아프리카 모시기' 행렬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아프리카 구애 작전은 정상 외교에서 뚜렷하다. 선봉에 선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덕분에 아프리카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중국의 아프리카 구애 작전을 벤치마킹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중국은 2006년을 ‘아프리카 해'로 정하고 그 해 11월, 베이징에 아프리카 48개국 정상들을 초청해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1991년부터 매년 외교부 장관의 첫 해외 순방지로 아프리카를 택하는 등 공을 들여온 중국은 아예 안방으로까지 아프리카 정상들을 초청해 선물을 듬뿍 안기는 지극 정성을 보인 것이다. 당시 중국은 109억 위안(당시 환율로 1조 3,000억 원)의 부채 탕감과 50억 달러 규모의 개발기금 설립을 약속했다.

인도는 지난 4월, 뉴델리에 아프리카 14개국 정상들을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 인도는 최근 5년 동안 지원한 20억 달러 수준의 차관 및 원조 규모를 향후 5년 내 54억 달러로 확대하고, 아프리카 34개국을 포함한 저개발도상국들이 만든 상품에 우대 관세를 적용해 우선적으로 수입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한 달 뒤인 5월에는 일본이 가세했다. 아프리카 40여 개국 정상들을 요코하마로 불러 들여 제4회 아프리카개발회의를 개최한 것. 당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는 각국 정상들과 일일이 단독 회담을 하는 열의를 보였으며, 아프리카의 교통망 정비를 위해 “향후 5년 간 최대 40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민간투자 확충을 위해 일본 국제협력은행에 ‘투자배증기금'을 신설하는 등 차관 제공과는 별도로 25억 달러 규모의 금융지원 방침을 밝혔다. 이어 △10만 명의 보건의료 분야 인재 육성 △깨끗한 식수 제공을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물 방위대' 파견 △아프리카 유학생 유치 확대 등의 구체적인 지원책도 공개했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의 선진 8개국(G8)도 아프리카 끌어안기에 나섰다. 지난 7월, 일본 홋카이도 도야 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G8 정상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알제리, 에티오피아, 가나, 나이지리아, 세네갈, 탄자니아의 7개국 정상과 아프리카 지원대책 회의를 가졌다.


각 국의 ‘아프리카 모시기', 그 이유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고공 행진은 막대한 자원을 보유한 아프리카의 가치를 새롭게 부각시켰다. 유럽연합(EU)이 지난 8월 8일 아프리카연합(AU)과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고위급 에너지 협력회의를 갖고 파트너십 실행 계획에 서명한 것은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기 위한 행보였다. 최근 그루지야 사태를 계기로 과도한 대 러시아 에너지 의존의 위험성을 실감한 EU로서는 아프리카의 자원 가치가 절실한 것이다.

물론 정치적인 이유도 있다. 특히 인도와 일본이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는 것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는 데 필요한 지지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중국과 인도의 자원외교 경쟁

아프리카 자원외교 성적표에서는 중국이 단연 돋보인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 중국 천연자원 수출 실적은 지난 2006년 220억 달러에 달했다. 2001년 30억 달러에 비해 7배가 늘어난 것.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수입한 자원의 80%는 석유였으며 철광석, 목재, 망간, 코발트, 구리, 크롬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자원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은 각종 기반시설이 부족해 수요의 10%를 간신히 충족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한 운송난과 전력 부족은 이 지역의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1% 가량 떨어뜨리고 있다. 아프리카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준 게 중국 자원외교의 성공 요인 중 하나인 셈이다.

 

중국이 휩쓸고 있는 아프리카 자원 시장에서 인도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인도는 아프리카의 석유를 얻기 위해 일부 독재정권을 비호한다고 비난을 받고 있는 중국과의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280만 명의 인도계를 내세워 형제 대륙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아프리카와의 교역은 식민지에 대한 착취보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역이 돼야 한다”는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의 가르침을 이어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억 달러를 투자해 범아프리카 e네트워크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아프리카 53개국을 위성과 광통신으로 연결, 정보화를 돕는 사업이다. 인도가 농민 지도자 500명을 케냐와 우간다에 파견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프리카에 진출한 기업에 자국 인력을 파견함으로써 현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는 중국과 대조되는 행보다. 덕분에 인도와 아프리카의 연간 교역액은 2002년 42억 달러에서 2007년 197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동통신 시장은 다국적기업들의 격전지

다국적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거대 잠재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내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 특히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외국 통신업체들이 쟁탈전을 벌이는 격전지가 됐다. 아프리카는 지난해에만 6,500만 명이 신규로 이동통신에 가입했지만 이동전화 보급률은 27%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보다폰은 최근 9억 달러에 가나텔레콤을 인수했다. 이로써 보다폰의 아프리카 진출 지역은 콩고, 케냐, 탄자니아 등에 이어 8개국으로 늘어났다. 특히 보다폰은 아프리카 2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보다콤 지분 50%도 보유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본사를 둔 MTN은 아프리카와 중동 21개국에서 6,8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보유한 중국의 차이나모바일도 아프리카 시장에 관심이 크다고 공언하고 있다.

다국적기업의 격전지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중국과 인도로 이동한 데 이어 또 다시 아프리카로 확대되고 있다.


- 오광진 /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