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경영

북서부아프리카의 경제발전소, 마그레브가 뜬다!

南塘 2008. 9. 17. 17:50

아프리카의 재발견 1편] 북서부아프리카의 경제발전소, 마그레브가 뜬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륙, 끝없는 내전, 이데올로기의 각축장…. 아프리카 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러나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아프리카를 보는 전 세계의 시선이 달라졌다. 특히 북서부아프리카의 마그레브 지역이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무한한 기회의 땅이자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전 세계가 아프리카에서 재발견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아프리카의 치솟는 몸값에서 세계가 움직이는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천연자원의 보고(寶庫), 달라지는 아프리카의 위상

전 세계 인구의 약 7분의 1인 9억 명이 살고 있으며, 육지 면적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아직도 대륙 곳곳에는 내전과 가난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지만 세계 3위의 석유 매장량, 세계 4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천연자원의 보고(寶庫)이며, 세계 광물자원 또한 3분의 1이 매장되어 있는 곳이다.

최근 수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국제 유가ㆍ원자재가 상승은 이처럼 막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가치를 새롭게 부각시키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외국 자본이 유입되는가 하면 미국ㆍEUㆍ중국ㆍ러시아 등의 슈퍼 파워 간 자원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사하라 사막 남쪽에 위치한 저소득 자원부국을 중심으로 강대국 간 원조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 중 기니만 연안의 서부아프리카 및 지중해 연안의 북부아프리카에 위치한 국가들은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앙골라는 오프쇼어 심해 유전의 개발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에서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북부아프리카의 국가들과 나이지리아는 천연가스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데, 주로 LNG 형태로 서유럽 시장에 공급하고 있어 EU의 주요 에너지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

눈부신 속도로 경제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은 안정적인 에너지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외채 탕감 및 개발기금을 지원하면서 자원 패권주의가 덜한 신흥 산유국으로의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미국은 사하라사막 남쪽 지역을 글로벌 전략의 일부로 삼고, 에너지 수입원을 아프리카 지역으로 다변화시키는 정책을 실행 중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아프리카산 원유 의존도는 2008년 16%에서 향후 2년 내에 25%로 높아질 전망이다.

EU도 뒤질세라 아프리카와의 파트너십을 재정립하여 아프리카를 ‘없어서는 안 될 동맹'으로 새롭게 부각시키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국경 간 전력화사업과 재생에너지사업, 유럽과 아프리카의 상호 연계화 프로젝트 등에 약 6억 유로를 배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제정세 변화를 이용하여 나이지리아ㆍ리비아ㆍ알제리 등은 자국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외국 기업들과 재협상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달라진 아프리카의 위상을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아프리카의 신성장동력은 통신산업, 그리고 규제완화

아프리카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천연자원 때문만이 아니다. 국제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l)의 조사에 따르면, 2008년 고속 성장이 전망되는 전 세계 상위 15개 국가 중 7개국이 아프리카 국가로 나타났다.

아프리카의 경제는 2007년 연평균 5% 이상 성장함으로써 지난 8년 사이에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했으며, 2008년에는 이보다 높은 6%대 성장이 전망된다. 자원개발시장으로서의 매력 외에도 소비시장으로서의 아프리카의 매력에도 주목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세계은행이 2008년 발표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 조사에서 가나와 케냐가 전 세계 상위 10개국에 포함될 만큼 규제를 완화하고 있으며, 실제로 인도양의 섬나라인 마다가스카르와 모리셔스는 새로 창업한 기업체 수의 증가율이 각각 26%, 52%에 달했다.

포화상태에 달한 선진국들의 통신시장과 달리 아프리카는 2000년 대비 인터넷 이용자 수가 약 10배 증가할 만큼 휴대폰과 인터넷 이용자 수 증가율에서도 세계 어느 대륙보다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조사기관인 BMI의 2008년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인구는 전 세계의 7분의 1을 차지하지만, 인터넷 이용자 수는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 30명당 1명 정도에 불과하다.

2007년 10월 아프리카 각국의 정상들은 르완다의 키갈리에서 만나 2012년까지 아프리카 주요 도시와 전 세계 주요 도시를 광대역(브로드밴드) 인프라로 연결하고, 2015년까지는 시골 지역까지 연결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통신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및 기본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2020년까지는 아프리카 인구의 50% 이상인 약 7억 명이 인터넷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그레브 4개국,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

알제리ㆍ모로코ㆍ튀니지ㆍ리비아 등 아프리카 북서부 일대를 뜻하는 마그레브 지역은 석유ㆍ천연가스ㆍ광물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아랍권의 일부면서도 유럽과의 거리가 지브롤터해협에서는 불과 13km, 시칠리아해협에서는 138km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문화적으로는 1,000년 이상 유럽과 교류해 왔다. 이런 이유로 아프리카를 지배했던 서유럽과 마그레브가 향후 융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그레브 4개국의 인구는 약 8,400만 명이며, 경제 규모는 3,000억 달러를 약간 상회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정세가 안정됨에 따라 시장개방 정책을 펴고 있으며, 풍부한 인적자원과 저렴한 노동력, 원유 등의 풍부한 지하자원, EU와의 지리적 인접성, 내수시장 확대 등을 바탕으로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찍이 프랑스 기업 등의 콜센터로 각광을 받은 바 있으며, 최근에는 EU 가입으로 인건비가 대폭 상승한 동유럽 국가의 노동력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에어버스 항공기ㆍ르노자동차의 부품, 일본의 전기 및 전자 기업의 생산기지로 낙점되었으며,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과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해 연결되고 있다.

북서부아프리카의 경제발전소로 불릴 만큼 이 지역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마그레브 국가들은 최근 인프라 현대화 및 자원개발, 대규모 신도시 건설 및 관광 리조트 개발, 석유화학단지 건설 등을 진행하고 있다.

알제리는 5개년 철도계획(2005~2010년)에 180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며, 모로코는 발전소 및 관광 리조트 건설, 탕헤르 신항만 건설과 배후 공업단지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공교육에 과감한 투자를 실시해 아프리카 최고의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튀니지는 전기전자ㆍ통신ㆍ자동차 부품 등의 제조업 투자유치를 추진 중이며, 리비아는 2012년까지 주택ㆍ항만ㆍ도로ㆍ석유화학 등의 인프라 확충에 1,2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사하라 사막 남쪽 지역은 1970년대 4%에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2%대로 추락한 경제성장률에서 알 수 있듯이, 백인이 오랫동안 지배해 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에 속했다. 그러나 최근 수년 사이에 정치적 안정을 찾은데다 국가 경영이 투명해지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6%대의 높은 실질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있으며, 2008년에는 6.5%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급성장의 배경에는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오일머니의 유입,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아프리카 진출 경쟁에 따른 반사이익도 포함되어 있다.


아프리카 진출에 대처하는 우리 기업의 자세

새로운 기회의 땅을 찾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아프리카는 분명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지역이다. 자원개발 분야는 물론 성장 잠재력이 큰 소비시장에서도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부정적인 시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아프리카에는 아직도 관료주의, 공공 부문의 비효율성, 부정부패 등 리스크가 존재하므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그러나 리스크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매력적인 시장이므로 긍정적인 시각과 인내심을 갖고 진출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 최동석 / KOTRA 중아CIS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