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상대방이 듣고자 하는 말을 찾아내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말한다
동료나 상사·부하 직원 등에게는 할 말을 주저하며 뒤로 빼는 것도, 적대감이 드러나도록 옳은 주장만 고집하는 것도 현명하지 못하다. 동료가 전적으로 틀리고 내가 옳다고 생각되는 일에도 직설적이거나 감정적으로 말하면 대화에 벽이 생기고 관계마저 무너진다.
동료가 내 말에 귀기울이게 하려면 상대방 마음의 파장과 주파수를 찾아내 거기에 맞추어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상대방 마음의 파장'은 눈치를 기르면 찾아낼 수 있다. 사람은 말로 7%, 몸으로 93%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한다. 즉, 말할 때 상대방의 몸짓 언어를 읽으면 마음의 파장과 주파수가 잡힌다. 그 파장을 읽으면 말하는 방법과 타이밍 선택이 쉬워진다.
상대방이 업무로 짜증이 나 있을 때는 “정말 그런 일은 짜증날 거야. 나 같아도 못 참을 거야” 등의 말로 짜증을 누그러뜨린 다음, 하고자 하는 말을 꺼내면 보다 유연한 대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둘째, 궤변은 앵무새 화법을 이용하면 물리칠 수 있다
사람들이 궤변에 속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부분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기 때문이다. 평소 이성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사람들은 궤변에 속지 않는다. 대개 감성적인 사람들이 궤변에 잘 넘어간다. 궤변가들은 대체로 뻔한 거짓말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달변가들이다. 그러나 상대의 궤변에 속지 않고 자기 의견을 관철하는 앵무새 화법을 이용하면 궤변가들이 파 놓은 함정에서 빠져 나올 수 있다.
직장 상사가 궤변을 늘어놓을 때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런 일은 맡을 수 없다”라고 직설적으로 항변할 수는 없다. 그럴 때는 “000를 말씀하시는 게 맞으신가요? 관련 부서에 가능여부를 확인해 보겠습니다”라는 말을 반복하는 것이 앵무새 화법이다. 상대로부터 “이 사람 말귀 어둡네….”, “왜 그리 답답해” 등의 말을 들어도 같은 말만 반복해 보라. 때로는 바보 취급을 당하겠지만 인간관계를 깨뜨리지 않고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 이후 적당한 기회가 있을 때 자신의 의견을 설명해도 늦지 않는다.
셋째, 조화를 깨뜨리지 않고 자기 생각을 말하려면 메아리 화법을 이용하라
안티팬이 거의 없는 개그맨 유재석 씨의 핵심 화법은 메아리 화법이다. 그는 게스트가 한 말을 따라 한 다음 끝에 가서 한 번 비트는 것으로 위트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면 연예인의 옛 친구를 찾아 주는 TV 프로그램에서 옛 친구가 “초등학교 때 욕심이 정말 많았지요”라고 말하면 “그러니까 00 씨는 어렸을 때 욕심이 많았군요”라고 따라 말한 후 “그리고 지금도 그렇고요”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낸다.
사람은 누구나 겉으로 드러내기 싫은 치부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자본금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회사 임직원들은 직원들의 사기를 위해 그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직원들도 이 런 실정을 알고 있지만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조화를 깨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직장에서도 이처럼 받아들이기 싫지만 묵인하고 받아들여야 할 말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곤란한 경우에도 메아리 화법을 적절히 이용하면 미묘한 사안을 가뿐하게 해결하고 동료와 유연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넷째, YB(Yes, But) 화법을 사용하면 노(No)라고 말하면서도 의견을 관철시킬 수 있다
직장에서는 틀린 정보를 ‘맞다'고 우기는 상사, 제 할 일은 하지 않고 남의 일에 참견하는 동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과 관계를 깨뜨리지 않고 대화하기 위해서는 ‘YB 화법'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YB 화법이란 “네 맞습니다.(Yes). 그런데 (But)”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화법이다. YB 화법은 서로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 팽팽한 관계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상사로 진급한 동료가 다른 사람이 잘못한 일을 내게 덮어씌우며 “그것도 제대로 못하느냐?”고 말하면 순간 자존심이 상한다. 이때 속으로 참으면서 그 말을 감수할 것이 아니라 일단 “제가 잘못했습니다(Yes).”라고 말하면 상대방의 전의가 사라져 분위기가 부드러워진다. 그 때 “(But) 그런데 00 씨에게 지시하신 적이 있지 않은가요?”라고 말하면 상사도 순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게 된다.
직장에서 한순간을 참지 못하고 감정을 드러내게 되면 직장생활 자체가 힘들어진다. 이 순간 YB 화법을 기억하자.
다섯째, 조삼모사(朝三暮四) 화법은 불편한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말은 원숭이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에 대한 욕구를 채워 주면 욕심을 덜 부리게 된다.
직원들의 공동 참여가 필요한 야유회나 MT 등에도 이 핑계 저 핑계로 빠져 나가고 팀의 조화를 깨거나 , 계속해서 돈을 빌려 달라고 할 때, 상대방에게 상처주지 않고 “싫다”는 말을 해야 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즉 상대방이 원하는 것에 대해 무조건 싫다고 말하기 보다는 처음에는 동조하는 분위기로 말을 꺼낸 다음 대화가 어느 정도 무르익었을 때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사를 밝힌다.
위의 다섯 가지만 잘 활용해도 동료와의 관계가 훨씬 부드러워진다. 보다 화목한 동료와의 관계를 유지한다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음은 물론 신나는 직장생활을 통해 생활의 활력까지 얻게 됨을 잊지 말자.
- 이정숙 / <성공하는 직장인은 대화법이 다르다>, <대한민국 30대를 위한 자기주장 기술>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