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공학박사 이동한
나는 매일아침 다섯 시(時), 서재에 앉아 하루를 설계하는 시간을 가진다. 가장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다. 하루의 모든 일과를 설계하고 결정하여 실천해 나가려는 마음이다. 하루도 쉬지 않는다. 나의 지표는 성심성의(誠心誠意)하는 자세이다. 세월 참 빠르다. 병인년이 저물고 있다. 국내에는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몇 개의 사건과 사고가 있었다. 1. 부천서 성고문 사건, 2. 전국교사협의회, 3. 화성 연쇄 살인 사건. 4. 영광 원자력 1호기 준공되었다. 우리는 매년 이맘때면 지나는 한해의 생활전반에 관하여 반성하고 정리하게 된다. 그렇게 함으로서 새로운 한해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바람처럼 가는 세월을 인식할 수 없는 것일까? 내가 삼성전자에서 생활한지가 2년6개월이 되었다. 올해가 3년차에서 4년차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올 한해 회사생활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 그것은 황폐한 농토에 씨앗을 뿌리는 농부의 마음과 같기 때문이다. 회사생활을 통해 폭 넓은 인간관계 정립은 물론 조직사회에서 조직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기회가 부여 되었다. 주어진 과업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기 때문이다.
유독 1986년을 보내기 싫은 이유가 있다. 스물여덟 해를 살아오면서 일하는 기쁨을 알았다. 일은 행복과 기쁨을 누리는 체험적 교훈이 되었다. 직장에 대한 소중한 의식을 부여 받았다. 또 중요한 점은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는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평범한 인생이며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시간이 짧다. 아쉽다. 이제는 삼성전자의 성전인의 한 개체로 남은 병인년의 시간을 뜻있게 보람 가득하게 보내야 한다. 새로운 한해에도 경사가 기다리고 있다. 아이를 얻게 될 것이다. 설레는 기다리는 마음이 가득하다. 그리고 목표를 세운 분임조 활동에서 전사 최우수 분임조를 만드는 것이다. 어느덧 어둠을 벗고 새벽이 창가로 다가선다. 아침을 알리는 청소차의 요란한 경종소리가 ‘동말’ 마을 언덕을 넘는다.
(2021년5월 새벽 옛날 앨범에서 발견된 삼성전자 사내보(社內報) 글이 있다. 35년 전 그날 기억이 없다. 한 가지 명확한 기억은 사기충천한 20대 중반의 필자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1986년12월7일에 결혼하여 딸과 아들 하나하나 둘 낳아, 둘 다 최고학부의 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딸은 수석연구교원으로 아들은 미국 삼성에 입사를 앞두고 있다. 당시만 해도 어려운 가정형편 이었으나 가정을 잘 만들고 행복하게 살아 보는 날을 기약했다. 패기(霸氣) 가득한 젊은 날이 다시 오지는 않을 것이다.)
1986.11.12.
(삼성전자 사보에 실린 1986년 사원들의 한마디/송년유감의 글이 발견되어 실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