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와 같이한 두타산, 거기에는 우리에 이름이 있었다.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7월7일 새벽 6시 짐을 꾸려 수원시청 앞에서 출발하는 오름산악회 버스에 올랐다. 몇 번 동행을 해서인지 제법 익숙해진 얼굴 들이다. 간단하게 목례와 눈인사를 하고 자리를 잡았다. 버스는 3시간30분을 이동해 오전10시20분경에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번천리 댓재(해발820고지)에 도착했다. 댓재는 백두대간 4구간이다. 안개비가 내리고 있어 산행에는 나쁜 조건이다. 일기로 인해 두타산 정상을 다녀올 A코스팀과 계곡을 트레킹 할 B코스로 구분되었다. 우리팀 7명에 이선생 선배 부부 그리고 Center Guest 부부를 합하여 11명이 산행에 나셨다. 출발 10시40분 초입 명주옥이에서부터 등산로는 그야말로 시냇물이다. 물과 늪을 피해 1km를 전진한다. 등골을 올라야 등선을 오를 수 있다. 약 500을 더하니 등골에 올라선다. 이제 숨을 고루고 약간에 간식을 나누고 밀려오는 안개와 믹서가 되어 등골목이(4.7km)까지 밀어 본다. 이제 내게도 사점이 오기 시작한다. 등골에 올라서서 등골목이까지 휴식을 취하지 말아야 하는 철칙을 어긴 댓가를 치루고 있다 약 1km을 완만경사인데 숨이 턱까지 차올라 온다. 민석, 재범, 광천, 명선과 내자가 골목이(해발1,000m)에 먼저 도착해서 숨을 고루고 있다. 음료도 마시면서 늦고 무거운 걸음을 독려한다. 여기에서 정상까지는 300을 더 올려야 한다. 어잡지 않은 벽 앞에서 통골로 나려가는 안내판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망설일 수도 있다. 무너진 컨디션을 끌어 오리는 방법은 꾸준하게 오르는 것 뿐이 달리 전략이 없다. 쉬는 일행을 뒤로 두고 머리를 처박고 600m를 더 전진한다. 이제 어느 정도 올랐다는 느낌이 왔을 때 정상 1km를 알리는 안내판이 보이고 넓은 공간이 있다. 곧장 따라온 내자에게 선물겸 사진 몇장을 찍어 주고 완만하고 무난한 능선길을 접어든다. 400m을 더 걸으니 중봉리(애산) 골짜기 운무에 능선은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 같다. 능선길에는 이름을 알고 있는 야생화와 이름을 모르는 야생화가 지천이다. 철쭉 군락지를 접어 드니 사열을 받는 느낌이다. 20여분을 키 작은 참나무, 전나무, 철쭉 터널을 통과했다. 오늘 오름에 끝이 보이듯 하늘도 열린다. 댓재를 떠난지 2시간10분 오후 12시50분 두타산 정상에 올랐다. 몇 개의 바위 사방이 조망이 가능한 봉오리임에도 일기로 인해 보이는 건 구름과 간간이 쪼개어 내는 바람 뿐이다. 두타산(1,353.7m), 약 20여년 만에 올랐다. 하얀 눈이 내린 두타산, 청옥산을 장비 없이 의지만 가지고 살을 에이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이하면서 무릉계 - 산성터 - 두타산 -박달재 - 청옥산 - 무릉계 무모한 산행을 한 경험도 오늘은 다소용이 없다.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서 20대 청년에서 50대 장년으로 찾은 이산은 내게 세월을 확인해 준 의미 이상은 아닐 것이다. 두타산은 인간사 모든 번뇌를 털어 없애고 물질을 탐착하지 않는 맑고 깨끗한 불도를 수행하는 불제자의 산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리하여 산을 오르면 모든 번뇌를 날려 버릴 수 있는 것이다. 비움이 우리에게 주는 수많은 즐거움 그리고 그 비움에서 우리는 또 다른 것을 채울 수 있지 않을 까 ?
사진 몇장을 남기고 식사를 하기로 한다. 도착하는 순서대로 헬기 착륙석에 앉아서 각자가 챙겨온 도시락에 음식을 나눈다. 뮈니뮈니 해도 먹는게 제일 인것 같다. 힘든 구석없이 즐거운 표정이니. 30여분간 식사를 마치고 정상 인증샷을 남긴다. 오름산악회 정상등정을 A코스를 오른 11명의 투사들이 대신한다. 하산길 만만치 않다. 내린 폭우에 등산로가 많이 패여 있다. 무릎 컨디션이 나쁜 나와 민석은 죽을 맛이다. 참나무 군락을 지나 1km 하산하는데 40분이상이 소요된다. 갈림길에 도착하니 산성터2까지 600m를 가리킨다. 목이 타는 것 보니 탈수 현상이 있는 것 아닌가 느낄 정도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 가려진 나무사이로 태양을 본다. 아름답고 예뿐 바위가 이제 서서히 나타난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과일 몇 조각을 잎에 넣고 오물오물 맛도 정말 꿀맛이다. 배낭을 들처 매고 예뿐 소나무 앞에서 사진도 찍어보고 미소도 지어 본다. 장군바위, 촛대 바위 앞에서 모두 기념 인증샷에 열을 올리는 시간 나는 묵행을 위한 하산은 계속된다. 40도 내리막길 끝자락에 바위에 산꾼 한분이 쉬고 있다. 그는 다리에 쥐가 나서 풀어 보고 있단다. 물 한잔 먹고 배낭을 뒤져 파스 2장을 그에게 나누어 주고 오늘의 최고봉 두타산이 정상을 보여주는 기회 사진 2장을 남긴다. 30여분을 더 내려오니 장맛비에 산성 12폭이 만들어 졌다. 갈수기에는 이끼만 남아 있는 폭포인데. 오늘 장관을 보여 주고 있다. 모두 기쁜 마음에 기념 샷에 정신이 없다. 모두가 모델이 된 기분이다. 산성터에 바라본 무릉계 건너편 관음암 앞에 폭포, 청옥산 박달폭포를 멀리 조망할 수 있다. 곧장 나타난 거북바위 나도 거북인데. 한참 경치에 취해 있는데 어린왕자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4시30분까지는 내려 오실수 있지요 ? 시각은 3시가 조금 넘은 시간, 발길을 재촉하여 무릉계곡에 도착한다. 많은 행락객들이 줄지어 오간다. 이제 속세에 들어 왔다. 무릉계 다리를 지나 알탕으로 몸과 마음을 씻어 내고 법복을 벗어 내고 속세의 옷을 입는다. 너무나 차가운 계곡물,, 관음암 장맛비로 인해 만들어진 폭포를 뒤로하고 삼화사 앞을 지난다. 아이고 20년전에는 암자 수준이던 절이 대찰이 되었네,, 이게 돈의 힘인가 아니면 불심인가 ? 무릉반석에 앉아 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재촉하니 매표소, 행전에 들려 잘 익은 노란 살구 5천원어치를 구매했다. 내자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중에 하나라 팀원들에는 약간 미안했지만 그만큼만 구입했다. 수원에서는 한 2만원은 주어야할 것 같다. 버스는 일부사람을 기다리고 있고, 4시40분 두타산 주차장을 출발하여 동해 맛집 묵호물회를 먹으려 동해시 천곡동으로 이동했다. 맛깔스런 음식이다. 다시 기회가 오면 기대해도 될 것 같다. 이제 출발 18:00시 동해고속도로 망상 휴게소에서 사진 몇장 스크럽을 한다. 버스는 영동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수원에 도착했다. 오늘 같이 산행한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우리 팀원들에게 고맙고 감사한다. 마지막에 인사까지 하라고 해 참으로 난감인데.. 장맛비와 같이한 두타산, 거기에는 우리에 이름이 있었다는 말씀을 드린다. 아무튼 너무 감사하고 이처럼 좋은 산악회에서 긴 시간 같이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 가득하다.
'12. 7.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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