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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언어 ‘회계’ 5편] 숫자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알아내자

南塘 2008. 9. 15. 10:45

[비즈니스 언어 ‘회계’ 5편] 숫자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알아내자 
  

재무제표는 기업의 재산 상황이나 경영 성과를 숫자로 보여 주는 도구이다. 기업의 재무 상태나 경영 성과, 앞으로의 미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무제표를 검토해야 한다. 그렇다면 재무제표에 나타난 숫자에는 기업의 모든 정보가 담겨 있을까? 재무제표에는 몇 가지 한계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숫자 이면에 숨겨져 있는 의미를 알아내야 한다.


재무제표에 나타나 있는 매출이나 이익이 회사 경영의 전부는 아니다. 즉 회계 자료를 액면 그대로 보고 의사 결정을 할 경우 때로는 함정에 빠지기도 한다. 왜냐하면 회계 자료가 회사의 실제 가치가 아닌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재무제표를 보고 거래를 하면 손해를 보는 이유는?

우선 부동산의 가치이다. 10억 원의 부동산을 구입하여 50억 원이 되었다면 재산은 얼마인가? 당연히 50억 원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재무제표는 10억 원으로 기록하고 있다. 실질적인 부동산 가치를 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2011년에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시가로 바뀐다).

또한 무형자산의 가치는 이보다 더 심각하다. 연구개발비로 100억 원을 사용했다면 이 가치를 어느 정도로 볼 것인가? 브랜드 가치는 재무제표에 표시될까? 회사의 탄탄한 조직문화는 재무제표에 어떻게 반영될까? 기업의 성장률이나 독점력 등은 재산으로 보고 있을까?

회계는 아직까지 보수적인 성향이 짙어 이러한 장미빛 가치들을 제로로 기록한다. 주가와 기업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부분의 사항들이 재산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재무제표를 있는 그대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원 수가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직원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돈을 번 회사는 어디일까. 정답은 대한해운이다. 직원 한 사람당 1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2위 고려아연(5억 8,678만 원)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회사를 경영하는 CEO나 임원들을 만나면 항상 먼저 묻는 말이 직원의 수이다.

“직원은 몇 명이나 되나요?”

지금까지 회사의 규모를 알기 위해서 직원 수를 물었다면 지금부터는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즉 직원 수가 많은, 규모가 큰 회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직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직원 수와 이익이 많아도 직원 1인당 이익이 적다면 그것은 개인에게 돌아가는 몫 역시 적다는 뜻이다. 대기업 임직원보다 일반 중소기업 사장이 돈을 훨씬 더 많이 버는 것과 같은 이치다.

1인 기업가로 유명한 공병호 박사의 경우는 임직원이 1명인 1인 기업이지만, 웬만한 중소기업 만큼의 이익을 벌어들인다. 매출이 거의 이익이기 때문에 매출 규모로 보면 아주 적지만 1인당 순이익을 따진다면 대기업보다 더 낫다.

이처럼 재무제표에서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것은 바로 주당순이익이다. 즉 1주당 이익을 얼마나 벌었는가가 중요하다. 직원이나 자본의 규모가 큰 것도 중요하지만,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얼마나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일했는가가 더 중요해 지고 있다. 이와 같이 회계에서는 덧셈이나 뺄셈보다 나눗셈이 더욱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구조조정을 당하지 않으려면 어떤 부서가 좋을까?

맥도널드의 사업부 중 가장 수익성이 좋은 사업부는 콜라사업부라고 한다. 만약 맥도널드가 구조조정을 한다면 햄버거사업부일까? 콜라사업부일까? 당연히 콜라사업부이다. 맥도널드의 핵심은 햄버거이기 때문이다.

과거 회사의 사례를 보더라도 대부분 구조조정을 당한 곳은 이익을 많이 내는 부서였다. 이같은 부서가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요즘 회사들은 핵심 사업에서 이익을 내지 않는다. 핵심 사업은 중요한 비즈니스를 펼치고 돈은 핵심 사업과 인접된 사업으로 버는 것이다. 회계 수치만 믿고 이익이 많이 나는 부서에 올인 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회계는 곧 경영을 공부하는 것이다

회계는 경영의 흐름을 숫자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그러므로 회계는 경영 그 이상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때로는 회계 실무자들이 회계를 경영보다 우선시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중요하지도 않은 회계 자료를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정작 경영에 필요한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는 회계 정보는 만들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은 경영을 이해하려는 노력보다는 책상에 앉아서 눈앞에 있는 회계 처리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경영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회계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 경영을 잘 아는데도 회계에 자신이 없다면 회계실무자 관점에서 회계를 접근하기 때문이다. 회계실무자 외에는 세세하게 회계 처리를 공부할 필요는 없다. 단지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경영의 흐름이 어떻게 숫자로 바뀌어서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 지를 찾아내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회계를 잘하려면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경영을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것이 진정으로 살아 있는 회계 지식이기 때문이다.


- 손봉석 / 공인회계사, 세무사, <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 저자